• 노회찬 "위장결혼 말고 살 붙이기 경쟁하자"
    By 내막
        2009년 05월 08일 02: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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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100분 토론> 연속기획 ‘한국사회의 진단과 미래논쟁’의 두 번째 순서로 ‘진보가 보는 한국 진보의 미래’가 7일 밤 12시 10분부터 120여 분간 방송됐다.

    이날 토론에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 최재천 전 민주당 국회의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 연구원장,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등 진보진영의 대표격 6명이 참가해 격론을 벌였지만 한국의 현실 진보정치세력에 가장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과 민노당의 직접적인 목소리가 배제된 부분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토론은 △’한국 진보의 위기’ 진단에 대한 평가와 원인 분석 △대북 정책과 종북주의 문제 △’촛불’에 대한 평가와 진보정치에 갖는 의미 △보수진영이 주장하는 ‘진보의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 △연대의 틀과 방식을 중심으로 본 진보진영의 나아갈 길 등 크게 5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진보, 위기인가?

    6명의 토론자들은 ‘한국 진보가 위기인가’라는 주제에서부터 6명이 각각 서로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노회찬·최재천·김호기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의 시간동안 양극화가 더 심화된 것이 ‘진보의 위기’에 가장 큰 원인이라는 큰 틀에서 인식을 같이 했다.

    반면 박석운·손석춘·홍종학은 김대중·노무현의 10년은 진보의 집권이 아닌 온건보수의 집권에 불과하다며 "진보의 칼은 아직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위기라기보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기회"(홍종학)라는 견해를 밝혔다.

    ‘대안의 부재’라는 인식에 대해 노회찬은 "대안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대안이 대안으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라며, 여기에는 ‘민주vs반민주’라는 구도에 안주해 ‘진보는 낡은 것’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준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석운은 "강경보수는 1년 만에 스스로 무너져 내리고 있고, 온건보수는 지난 10년 동안 스스로 무너져 내리면서 진보가 대안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왔지만 진보 스스로 분열하면서 자기 발등을 찍었다"며 "자기발등을 찍은 것을 반성하는 데에서 새로운 진보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대북문제 우리 생각은 없나"

    박석운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친북좌파’ 혹은 ‘종북주의’ 논란에 대한 토론에서 노회찬을 제외한 나머지 토론자들 모두가 이러한 문제제기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밝혀 이 문제가 여전히 진보진영 내에 ‘뜨거운 감자’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친북vs반북’이라는 프레임이 보수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진보세력이 이 프레임과 레드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데에는 모든 토론자가 동의했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노회찬을 제외한 다른 패널들의 공통된 주장을 요약하면 남북과 북미가 처하고 있는 특수한 현실에 대한 인정을 바탕으로 남한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반면 노회찬은 2006년 북한의 핵실험 당시 방북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핵실험에 대해 비판했다가 평양 순안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할 뻔했던 사례를 소개하면서 "그러나 거기에서 일관되게 이야기했고 ‘남쪽이 그런 입장을 갖는 것에 대해 이해한다’는 발언까지 끌어냈다"고 밝히고, "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은 없고 남의 생각만 가지고 선택해야 되나"라고 반문했다.

    시민논객인 송영덕 법무사는 손석춘에게 "민노당이 비상식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소수의 종북주의자(일심회 관련자)들을 스스로 걸러내지 못하면서 마치 민노당 전체가 종북주의당이고 나아가 진보세력 전체가 친북좌파세력으로 매도당하는 계기를 자초했다"는 점을 질문했다.

    이에 대해 손석춘은 "민노당에 대해 종북주의를 말하는 것은 그 안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동문서답을 하더니, 추가반론이 제기되자 "그 문제를 처음 거론하고 당을 나갔던 사람(조승수)이 이번에 울산북구에서 민노당과 손을 잡고 당선됐다"며, "그 문제를 고집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단일화를 할 수가 없는 것인데 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최대다수정치연합’ vs ‘진보내 경쟁’

    대안의 부재를 극복하고 단결과 연대를 이뤄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토론자들 각각의 해법은 조금씩 엇갈렸다.

    김호기는 신자유주의에 동의하지 않는 세력들이 모두 동참하는 ‘비신자유주의 최대다수 정치연합’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최근의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훌륭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석춘은 범진보진영이 신자유주의를 넘어서서 뭉치자는 제안에 동의할 수 있듯이 남북문제도 ‘남북의 균형발전’에 동의한다면 그 이상의 차이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는 연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종학은 진보들이 경쟁을 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지금은 연대를 모색하기보다 진보들이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남은 임기 1년 2개월동안 보여주는 것들이 진보진영에 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회찬은 "분열이 진보의 전매특허인 것처럼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의 친이와 친박은 사랑없이 위장결혼을 한 상태이고, 이들처럼 위장결혼 상태를 유지할 것이 아니라 결별해서 쿨하게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노회찬은 "오히려 지금까지 진보진영의 문제는 뼈만 있고 살이 없었다는 것, 물고기는 있는데 물은 저 멀리 있었던 것이 진보진영의 문제"라며, "서로 죽이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살을 붙이기 위한 경쟁, 그리고 물고기가 물고기끼리 모여있다고 자족할 것이 아니라 물속으로 찾아들어가는 그런 경쟁속에서 더 큰 하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진영의 연대방식에 대해 노회찬과 박석운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 동맹’이 아니라 서민중심의 복지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서민복지동맹’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고, 특히 노회찬은 "이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면 통합까지 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실사구시"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정통성은 보수가 부정했다

    보수세력이 진보세력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우리 역사를 실패로 본다’고 비난하는 문제에 대해서 토론자들은 "대한민국 헌법이 내재하고 있는 평화, 인권,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긍정하는 것이 진보세력이고 오히려 보수세력은 헌법 파괴의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최재천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인데 보수가 추구했던 가치는 독재·군사 같은 것이고, 냉전과 대결적 대북관이 보수의 이론이라면 우리는 남북화해와 협력을 통한 평화프로세스 구축을 통한 통일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인권과 시장경제를 이야기하지만 보수의 시장경제는 관치 경제, 독과점 경제이다. 보수의 역사관이 주로 왜곡된 친일과 사대적 역사관이라면 우리의 역사관은 자주독립노선이다"라고 지적했다.

    촛불 개입한 유일한 조직은 경찰조직

    ‘촛불’에 대한 평가에서도 토론자들은 광우병대책위의 신중한 접근으로 대중의 자발성이 훼손되지 않고 더 많은 힘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데 동의하면서, 촛불이 기존 사회·정치운동 세력 내에 존재했던 일종의 엘리트주의를 반성하는 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조직이 개입되면서 일반대중과 촛불이 분리되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노회찬은 "촛불집회에 개입된 유일한 조직은 경찰조직이었다"며, "경찰조직의 과도한 개입으로 일반시민들이 분리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때에만 타당한 지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노무현, 민노당엔 소연정도 제안 안해"

    한편 시민논객인 이오주은 프리랜서 기자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민노당은 ‘한나라당도 잘못했고, 열린우리당도 아니다. 우리가 대안’이라는 식이었고, 마치 자유선진당이 요즘 너도 너도 잘못됐고 내가 제일 낫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미지"라고 지적했다.

    이오주은은 "오죽하면 일각에서는 참여정부를 압박한 것은 한나라당보다 민노당이 더했다는 의견도 있다"며, "열린우리당의 몰락으로 야기된 진보의 후퇴에 사실상 민노당이 큰 기여를 했던 것은 아니냐"고 노회찬 대표에게 물었다.

    노회찬은 참여정부가 추진한 이라크파병과 FTA 추진, 비정규직 악법에 반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며, "무엇을 반대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무엇’은 생략하고 ‘반대했다’만 가지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노회찬은 "우리는 입법취지나 정책의 방향이 같을 때에는 한나라당과도 손을 잡은 적이 있고, 열린우리당과는 더 자주 손을 잡았다"며, "오히려 참여정부가 한나라당에 대해서 대연정을 제안하면서 민노당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소연정이나마 제안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그냥 비슷한 동네의 작은 집이니까 뻑소리 말고 밤낮 따라오기만 해라는 오만과 독선 때문에 참여정부가 망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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