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부 근성 드러낸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2009년 05월 06일 03: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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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에너지정치센터(http://www.enerpol.net)가 발행하는 격주간 이메일 뉴스레터인 <에너진>에 함께 게재되며, 에너지정치센터의 내부 필진과 비정기적으로 초청되는 외부 필진에 의해서 쓰여집니다. <편집자 주>

이명박 정부의 에너지정책의 키워드는 ‘원자력’과 ‘해외 자원개발’이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원전을 11기 추가 건설해 전력의 60%를 충당하겠다는 것이나, 에너지 재벌에 대한 지원강화를 통해 제 3세계의 환경과 인권을 파괴하는 해외자원개발에 주력하면서, 뻔뻔스럽게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포장한다. 이는 정치적 차원은 물론이고, 인간적 상도의를 넘어선 대국민 사기극에 가깝다.

   
  ▲ 필자

이명박 정부는 고유가와 에너지 위기에 대한 한국정부의 전략적 승부수는 해외자원개발에 있다고 역설한다. 정부는 이를 자주개발이라는 그럴싸한 명목으로 포장해 국민들을 현혹시킨다.

자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한국으로서는 제3세계의 석유나 가스를 개발해 에너지위기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면 그럴 듯해 보이는 ‘자주개발’의 이면에는 원주민의 착취와 환경파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버마의 대우 유전

예를 들어, 대우인터내셔널은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융자를 받아 버마 인근 바다에 위치한 A-1광구와 A-3광구에서 가스를 개발하면서 국제적 지탄을 받기 시작했다. 군부독재 하에 억압받는 미얀마 사람들이 가스개발로 인한 혜택을 받기는커녕, 가스파이프라인 공사로 환경이 파괴되고, 원주민들이 강제로 이주를 당하거나, 군인에 의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아동 노동이나 성추행 등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한,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팜플렌테이션 진출은 전통적으로 숲에 의존해 살고 있던 원주민의 생존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나아가 MB정부는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외교, 즉 자원외교를 핵심적인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고, 정상외교의 중심축이 자원 확보에 있음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자원외교와 함께 자원 ODA에 대한 논의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정부는 기여외교의 핵심적 수단으로 공적개발원조(ODA)와 평화유지활동(PKO)을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더불어 자원외교, 국익과 실용외교 등을 공공연히 표방함으로써, ‘우리는 너희들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ODA를 주겠다’는 속셈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셈이다. 한 국가의 외교의 수준이 어쩜 이리도 한심하단 말인가.

2007년 한국의 무상원조 규모는 2,511억 원 규모이다. 이는 유상원조, 즉 EDCF를 제외한 것이다. 한국 ODA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 기업이나 제품을 통해서만 지원하는 구속성 원조(tied aid)와 경제력에 비해 낮은 원조 규모, 그리고 사후관리시스템 등 원조정책의 후진성이다.

일례로 필리핀에 직업훈련원을 건설하는데, 한국 기업이 한국의 설계 도면대로 건설해, 계절적 요인을 무시한 채 햇볕이 잘 드는 남향으로 만들어 교육센터가 아니라 찜질방을 만드는 촌극을 빚은 일도 있다.

필리핀에 찜질방?

한국의 ODA는 일본과 유사한 이유, 즉 자국의 경제적 실리 중심의 ODA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 등 제 3세계의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ODA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새천년선언(MFGs)의 정신을 무색케 하는 것이다.

지구촌 빈곤의 절반을 감축하겠다는 구상과 제 3세계 개발을 위해 지원하는 ODA를 무기로 에너지를 확보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한국에 대해 국제사회가 던질 시선은 뻔하다. 땅 팔아 벼락부자가 된 졸부와 무엇이 다른가? 더구나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ODA를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란 점에서 참으로 낮 뜨거운 상황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중점 및 일반 협력국가를 59개 선정하였는데, 이들 국가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평균 0.52toe로, 한국의 1/9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최빈국가들에 대해서는 풍력이나 바이오 열병합발전소 같은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지원을 통해 마을 단위 에너지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와 달리 송배전망 등 기본적인 에너지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에서, 대형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더욱 효율적인 방안이다.

또한 GDP 당 에너지 소비가 한국의 4배에 이르는 점을 주목해 보면, 에너지 효율화를 지원하는 방안도 중요하게 검토해 봄직하다.

   
  ▲ 중점 및 일반협력국가 중 아시아 최빈국가의 에너지소비 실태

자원외교 목표는 제3세계 에너지 자립이 되어야

자원외교, 혹은 자원 ODA는 제 3세계 원주민의 에너지 자립을 지원하는 전략으로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지난 5월 2일 에정센터는 한국에 있는 라오스 사람들과 교류의 시간을 진행하면서, 전기가 전혀 없는 라오스 산간 벽지의 에너지 자립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전거 발전기와 소형 풍력을 중심으로 설비 지원과 에너지 DIY 교육을 병행할 예정이다. 가칭 ‘정의로운 에너지기금(Just Energy Fund)’을 조성하여, 제 3세계 원주민의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스스로의 힘으로 확보하는 프로젝트이다. 자본의 무한 이윤 추구의 도구로 전락한 국가정책에 대한 실천적 저항을 조직하고, 시작할 때이다.

   
  ▲ 지난 5월 2일 라오스 사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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