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원내경쟁 체제를 축하함
    2009년 04월 30일 07:17 오전

Print Friendly

“축하, 축하!” “방가, 방가!”

4.29 재보궐선거 울산북구에서 진보신당의 조승수 후보가 압승했다. 이번 승리는 한국 노동자들의 메카에서 노동자들이 소수 특권층의 정부인 MB정권을 심판했다는 의미를 넘어서 조승수 후보, 노회찬, 심상정 전 의원 등이 종북주의와 패권주의 논쟁으로 민주노동당을 탈당해(그것도 굴러온 돌에게 밀려) 만든 진보신당이 숙원인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필자.

조승수 당선의 의미

다시 말해, 이번 승리로 ‘21세기형 진보정당’을 추구하는 진보신당과 기본적으로 1930~40년대 식민지반봉건사회에 뿌리를 둔 ‘민족주의적 좌파세력’이 중심이 된 민주노동당이라는 복수의 진보정당이 원내에서 경쟁하는 ‘복수 진보정당 원내경쟁체제’가 막을 올린 것이다.

특히 진보신당은 창당 직후 치러진 지난 해 총선에서 비례대표의석 할당 하한선인 3%에 못 미치는 2.97% 득표에 그쳐 간발의 차이로 원내진출에 실패하고 촛불시위이후 정치의 관심이 원내로 집중되면서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왔다는 점에서 재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조승수 당선인은 민주노동당 시절 권영길 의원과 함께 유일하게 지역구에서 당선됐으나, 주민들의 초대를 받고 이들을 방문해 질문에 답했다는 이유로 사전선거운동으로 고발을 당했다. 그리고 법원은 거대 여야 보수정당의 위반자들의 경우 조 의원보다 훨씬 죄질이 나쁜 데도 불구하고 모두 무죄 내지 경미한 판결을 내리고도 유독 조의원에게만 중형을 때려 의원직을 박탈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당선은 보수와 기득권의 ‘최후의 보루’로 기능하고 있는 사법부에 대해 대중이 민심의 판결을 통해 불신임 투표를 하고 정의를 실현해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검찰 등이 민심 대신 정치를 좌우하는 ‘또 다른 수단의 정치’라는 ‘반정치의 정치’에 제동을 걸어준 것이다.

축하만 하기엔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축하만 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조 당선인과 진보신당은 일필단마로 거대 보수정당들, 그리고 그래도 조건이 훨씬 나은 민주노동당과, 원내에서 경쟁해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대중에서 알리고 자기 역할을 해야 하는 지난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비하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차라리 ‘쉬운 장난’ 같은 일이었다.

사실 그동안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과 달리 ‘친북적’이지 않다는 것(그것도 아는 사람만 알고 있다) 이외에 민주노동당과 차별화하는데 실패해 왔다. 구체적으로 진보신당이 강조하고 있는 복지와 사회경제적 문제에 있어서도 고유한 자신의 정체성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데 실패한 바, 앞으로 원내정당으로 이를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이루어나갈 것인가가 큰 숙제이다.

두 번째, 민주노동당과의 관계이다. 물론 민주노동당과의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과연 선거결과가 어찌 되었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우회곡절(迂回曲折) 끝에 이루어진 후보단일화가 승리의 중요한 동력이 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조승수로 단일화된 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이 이를 승복할 수 없다며 당직을 사퇴하는 촌극을 벌렸다. 그의 신념은 존중해줄 수 있다. 그러나 조승수 같은 정치인과의 단일화에 반대하다면 여론조사로 단일화한다고 결정했을 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사퇴를 할 것이지, 왜 조승수로 단일화된 뒤에야 반발하며 사표를 내나? 아예, 생쇼를 해라!)

진보 양당 재통합 압력 생겨날 것

따라서 앞으로 진보진영으로부터 재통합의 압력이 생겨날 것이고 민주노동당과 어떠한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는 중요한 숙제로 남는다. MB심판이 중요하고 원내 진입이 중요하지만 분당의 원인이었던 종북주의와 패권주의는 변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후보단일화는 그 자체가 혼란스러운 결정이었다.

종북주의와 패권주의가 같이 당은 할 수 없는 이유는 되지만 선거연합을 가로막을 장애는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인가?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과 어떠한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결정을 올바르게 내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당,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준비모임 등 진보진영의 ‘좌파세력’과의 연대 방안 등 진보진영의 통합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마디 더 하면, 민중단체,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선거제도를 득표율과 의석수가 거의 정확히 일치해 사표를 최소화하는 독일식(현재의 일본식의 병립제가 아닌 비례대표 병용제)으로 바꾸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럴 경우 지난 총선에서 진보신당은 9석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참고적으로 한나라당은 개헌을 준비하면서 국회도 상하원으로 바꾸되 미국식으로 비례대표는 없애버리는 개악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그럴 경우 민노당도 의석이 한 석으로 준다). 어쨌든 이는 차후의 일이고 오늘 만큼은 “축하, 축하!”, “방가, 방가!”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