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파척결대회’를 왜 기자회견실에서?
        2009년 04월 27일 06: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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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에 기자들에게 보낸 한나라당 울산북구 재선거 박대동 후보 측의 첫 문자 소식에는 ‘좌파척결대회’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막상 4시에 ‘척결대회’가 열린 곳은 울산시의회 기자회견실이었고, ‘척결대회’는 ‘나라와 북구 발전을 위한 선언’으로 바뀌었다.

    한나라 "가짜 진보 척결"

    비록 기자회견 제목이 다소 부드러운 ‘나라와 북구 발전을 위한 선언’이었지만 내용은 ‘좌파척결대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박 후보와 울산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은 “백척간두의 국가 위기에 갈등과 분열만 조장하는 가짜 진보의 척결”을 주장했다.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가운데)와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이들은 “국가경제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하고 실업대란이 눈앞에 다가왔다”며 “도약이냐 퇴보냐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이번 4.29 재선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10~20년 전 용도 폐기된 낡은 이념으로 무장한 투쟁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고 상생과 화합, 희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온 국민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대화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열고 있는 이때, 소위 ‘진보’로 치장한 낡은 이념세력은 투쟁과 혼란,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며 북구를 또다시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며 “박대동은 우리 북구가 더 이상 진보를 가장한 투쟁만 있고 정책은 없는 사회혼란 세력들에게 넘어가선 안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세력의 신물 나는 정치놀음은 이제 끝장내야 한다”며 “우리 북구가 절망의 땅이 되는 것만은 막고 더 이상은 낡은 이념의 망령들이 북구를 돌아다니지 않도록 단호히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들 "색깔 공세야말로 구시대 정치 아닌가"

    그러나 당장 이 사실을 보도해야 하는 기자들 반응부터 마뜩치 않았다. 첫 질문부터 “왜 ‘좌파척결대회’란 제목이 바뀌고, 기자회견실에서 하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박대동 후보는 “한나라당은 공당이기 때문에 점잖은 방식으로(하기로 했다)”라며 말을 흐렸다.

    두 번째 질문은 “낡은 이념의 정치라고 하는데, 색깔공세가 그야말로 구시대 정치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박대동 후보는 “(색깔공세가 구시대 정치라는 것에)동의하지만, 경제위기 상황에서 미래에 도약을 위해서라도 화해와 협력, 상생으로 뭉쳐야 한다”며 “온나라가 처절한 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구라고 다를 수 있겠나”고 답했다.

    마지막 “점점 이념논쟁으로 붉어지고 있는데, 유권자들은 박대동 후보의 참신한 소신을 바라고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박 후보는 “가야 할 길이 먼데 현실을 보면 과거 회귀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앞의 대답과 기자회견문과 큰 차이가 없는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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