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판 고려장을 조장하는 나라
        2009년 04월 17일 10: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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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노인 치매 유병율 조사에 따르면, 2008년 65세 이상 노인 501.6만 명 중 치매 환자는 8.4%로 4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치매 환자는 아니더라도 조만간 치매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경도의 인지장애를 보이는 노인은 65세 이상 인구의 25%나 되었다.

    노인인구의 급증과 더불어 치매 환자도 늘어나 2020년이 되면 770만 명의 노인 중 9.7%인 75만 명, 2027년에는 100만 명이 치매 환자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등 매 20년 마다 치매 노인의 숫자는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노인 관련 사회서비스는 극히 부족하여,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혜택을 일부라도 보는 대상자는 60만 명이 넘는 중증재가와상 노인들 중 30% 수준인 21.4만 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40만 명의 중증재가와상 노인들에 대한 간병과 돌봄의 책무는 대부분 가족들의 부담으로 맡겨져 있는 상태이다.

    중증 노인 수발 75%, 국가 도움 없어

    노인을 돌보고 있는 수발자들의 연령 구성을 보면, 본인이 수발을 받아야 할 60대 이상의 노인이 수발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58.4%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 중 배우자 수발자가 48%나 되어, 한국 가족의 구조적․정서적 핵가족화 경향에 따라 이미 부모를 돌보는 역할이 자녀 중심에서 배우자 중심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대 생활과학대 조사, 2008).

       
      ▲ CBS <이제는 노인복지시대>의 한 장면

    치매를 포함한 중증 노인들에 대한 수발기간도 평균 7년이고, 8년 이상인 경우도 33.2%나 되는데, 이는 수발대상 노인들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들 수발자의 75.3%가 국가의 도움이 없어 수발 상황에 부담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수발자의 48%가 3개월 전과 비교하여 자신의 건강이 나빠졌다고 보고하는 등 노인 돌봄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나 사회서비스가 부실하여 건강한 노인들까지도 수발로 인해 질병에 이환되거나 건강이 악화되는 등 우리나라의 고령화로 인한 문제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시행으로 아직은 초기단계이기는 하나 장기요양 시설 투자에 따른 지역의 경기 활성화,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창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고령 친화적 복지용구의 생산 등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는 약 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올해 요양급여 서비스 총수요액 1조 5천 억 원이 집행될 경우 약 2조 5천 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나타나고, 약 1조 2천억 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09).

    그러나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지난 30여 년간 교육과 의료 분야의 투자를 정부가 방기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공공 서비스 공급기관의 육성이 미흡하고 대부분의 서비스 공급을 민간이 맡게 되면서, 이미 지난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9천 4백 개의 요양시설이 급격하게 신설되어 올해에는 문을 닫는 기관이 속출하는 등 과잉공급과 난립의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사회서비스 부분의 공공성을 방기하여 생기는 시행착오를 더 이상 되풀이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열악하고, 우리 국민의 처지가 심각하다.

    지금대로라면 현대판 고려장 급증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아니더라도, 출산과 보육, 교육, 의료와 주택, 노인부양에 이르기까지 평생에 걸쳐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사회서비스를 본인과 가족이 직접 부담해야 하므로, 우리 국민은 이미 충분히 살기 어렵고 불안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미 실업자 수는 100만 명을 넘었으며, 지난 3월의 신규 취업자 숫자는 전년에 비해 19.5만 명이나 감소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별 가계가 알아서 어르신들을 제대로 잘 모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낙관적이다. 오히려 현대판 고려장으로 부모를 돌보지 않거나 모실 수 없게 되는 가정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 더 합당할 것이다.

    현대판 고려장 등 앞으로 노인을 돌보지 못하여 생기는 사회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부산하게 지면의 첫머리를 장식하며 세태를 원망하고, 인륜의 상실을 걱정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는 이미 여러 통계를 통해 예견되어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최근의 경제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오히려 산업구조의 개편과 국가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주장이나,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 자체를 이번 기회에 내수와 균형을 이루는 지속가능 형태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모 경제부처 장관의 말대로, “9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추경예산을 투입해서 간신히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2% 수준으로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취업자 숫자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이들 예산을 사회서비스 확충으로 돌리는 것이 옳다.

    누가 ‘경제성장 주역’ 돌볼 것인가

    이제 누가 노인들을 돌볼 것인가? 지난 30년 간, 이촌향도 정책에 따라 고향을 떠나와 도시의 고단한 노동자 생활을 하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성장시켰던 주역인 어르신들은 이제 경제성장을 위해 국가와 자녀들로부터 버림받을 위기에 처해있다.

    명백하게도 이제는 국가가 어르신들을 돌봐야하는 바, 이러한 노인 돌봄 사회서비스의 제도적 확충이 당면 경제난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구조를 튼튼히 해주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는 없는 것이다.

    우리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사회서비스에 대한 국가의 재정적 역할을 강화하여 서민 가계의 과중한 생활비 부담을 경감시켜 주며, 동시에 민생과 밀접한 각종 사회보장정책과 적극적 복지정책을 통해 개별 가계의 이전소득과 가처분소득의 증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통한 구매력의 증대와 내수시장의 활성화가 우리나라 경제구조를 정상화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확실하고, 국민의 삶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각종 사회서비스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2009년 4월 16일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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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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