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았던, 신경림 시인과의 만남
    2009년 04월 15일 10: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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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7일 지역의 마들연구소가 진행해 온 명사초청 특강이 이번에는 신경림 시인의 강연이라고 하여 노원역 근처 북부고용지원센타 10층 대강당을 찾았습니다. ‘시를 읽는 즐거움’이란 주제로 시는 진실과 가장 가까이 있을 때 울림이 크고 빛이 난다는 내용으로 멋진 강연을 해주시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넘 좋았습니다^^

‘농무’, ‘가난한 사랑 노래’ 등의 시로 우리에게 친숙한 민중시인 신경림…. 이날 300여 명이 강연을 들으러 모였고 시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날 신경림 시인은 “시를 읽으면 세상사는 재미를 하나 더 아는 것”이라며 강연을 시작하셨고, “시를 분석해서 읽으려고 하면 지루하고 따분해질 수 있고 재미가 반감된다”며 읽으면서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시부터 읽으라고 권하기도 하였습니다.

신경림 시인의 인생을 문학과 연관시켜 많이 이야기를 하셨으며 ‘가난한 사랑노래’에 관한 사연을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가난한 사랑 노래’를 “자신이 자주 가던 술집 주인의 딸에게 수배 중인 정혼자가 있었는데 두 정혼자의 애절한 사랑을 시에 담은 것이다”고 소개하였습니다. “가난하게 살지만 진실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좋아 시로 옮겼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이럴 때 시인으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려 시를 쓰다 보니 어느 순간 시인이 돼있었다”라고 하시며 쓰고 싶을 때, 생각날 때 시를 쓸 것을 당부하기도^^

문학을 하는 입장에서 공감하는 이야기를 하였으며 다소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순조로운 강연이었습니다.

잔잔한 음성으로 당신의 시 <갈대>를 시인이 직접 낭송을 하신 것도 듣기가 참 좋았어요. 마들연구소가 나눠준 작은 포스터에도 이 시가 적혀 있네요. 누군가 선견지명이 있으신가^^

갈대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사실 저는 이 시도 좋지만 요게 더 끌리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신경림 시인의 시를 한 번 읊자면^^

가난한 사랑 노래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이날 마들연구소 박규님 실장님이 노원문인협회에 연락을 주셔서 문인 두 분과 참석하였고 역사학자 두 분도 같이 참여를 하여 1차 강연을 듣고 2차 뒤풀이시간도 같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복지관 그룹홈 친구들 3명도 동석하여 신경림 시인과 노회찬 전 의원과의 첫 만남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문학과 정치…. 심오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오고가는 말씀 속에 서로를 알고 서로를 응원하는 좋은 기회가 된듯합니다. 마들연구소의 월례특강, 늘 관심이 많았었는데 직접 가보니 좋더라구요.

많은 분들 참여하고 같이 공감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이날 많은 분들 만나뵐 수 있어 넘 좋았구요. 순수한 열정을 보여주신 마들연구소의 모습도 좋았습니다. 응원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지속적인 좋은 명사초청 강의,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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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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