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 하는' 노(盧)와 '생각대로' MB
        2009년 04월 10일 09: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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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 청와대 안에서 ‘검은돈’ 100만 달러 받아. 도덕성만큼은 꿀릴 게 없다더니…."

    10일자 조선일보는 1면 고정 코너 ‘팔면봉’에서 이렇게 촌평했다.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100만 달러를 건네받았다는 검찰의 파악 내용을 놓고서다. 이 신문은 1면 머리기사와 A3면 만평, A4~5면 관련 기사, 사설 등을 동원해 노 전 대통령에 맹공을 가했다.

    중앙일보는 노건평씨의 사위 연철호씨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아 설립한 투자회사의 대주주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검찰이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재임 중 박 회장에게서 600만 달러를 받은 혐의(포괄적 뇌물수수)로 형사 처벌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이 신문들뿐 아니다. 도덕성만큼은 꿀릴 게 없다고 큰소리치던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고 뒤늦게 시인하자 진보 진영에서도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할 지경이다(국민일보 사설). 이런 와중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준 이른바 ‘노빠’들이 빈축을 사기도 했다.

    KTF를 합병할 예정인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업계 양강이 광고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의 ‘조선만평’은 KTF의 이동통신 브랜드인 ‘쇼’의 방송광고에 빗대 노 전 대통령의 위선을 꼬집었다. "박(연차) 회장, 아무 것도 필요 없다"는 노 전 대통령 내외의 말은 ‘쇼’였다는 것이다.

    한겨레의 ‘한겨레 그림판’엔 SK텔레콤의 브랜드 ‘T’ 광고의 ‘비비디 바비디부(생각대로 된다는 뜻)’란 주문이 등장한다. 현재 MBC와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PD 수사,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및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미화씨 교체 등이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에서 비롯된 것이란 의미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김상곤 한신대 교수가 당선된 것과 관련, 조선일보 등 보수신문들과 한겨레 등 진보신문들의 뚜렷한 시각 차도 이날 논평에서 볼 수 있었다. 조선일보 등은 폄훼하거나 수도권 교육정책의 충돌을 우려했고 한겨레 등은 기대를 전했다.

    다음은 10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의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노(盧)측, 청와대서 13억 받았다">
    국민일보 <"노(盧)측, 청와대서 100만달러 받았다">
    동아일보 <검(檢) "노(盧) 600만달러 뇌물수수혐의 형사처벌">
    서울신문 <"노(盧) 청와대서 100만달러 받았다">
    세계일보 <"노(盧) 요청으로 100만불(弗) 청와대서 전달">
    조선일보 <"노(盧) 전(前) 대통령 몫으로 100만불 돈가방 줬다">
    중앙일보 <"노건호, 500만 달러로 세운 회사의 대주주">
    한겨레 <박연차 "청와대서 100달러 전달">
    한국일보 <노(盧), 청와대서 100만불(弗) 가방 받았다">

    주요 아침신문들은 모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먼저 돈을 요구해 100만 달러를 가방에 담아 한 번에 전달했다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이 이를 청와대 자신의 집무실에서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는 소식을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일보의 1면 머리기사가 도드라진다. 이 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36)씨가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검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이 회사는 노건평씨의 사위 연철호(36)씨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아 설립한 투자회사다.

    이 신문은 "검찰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는 이를 입증하는 태광실업 측 문건을 입수했다"면서 "500만 달러 문제가 불거진 뒤 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비서관은 ‘이 돈과 노 전 대통령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돈 거래 이유와 성격 등은 연씨 측이 해명할 사안’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4면 통단기사 <노건호 미국 유학중 월세 3600달러 고급주택가서 살아>에서 노건호씨의 미국 스탠퍼드대 유학 자금 출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로 형사 처벌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겨레는 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이와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박연차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받는 천신일(66) 세중나모 회장의 출국을 금지했다는 소식도 1면 머리기사에서 함께 전했다.

    동아·조선·중앙일보는 일제히 사설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게 맹비난을 퍼부었다. 동아일보는 ‘노무현식 돈거래’가 법망을 피하려는 냄새가 짙다고 비판했고, 조선일보는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이 알아듣게 설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중앙일보는 사설 <노 전 대통령 언제까지 구차한 변명만 할 텐가>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받아야 할 것은 법적 평가가 아니라 책임이나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겨냥했다. 이 신문은 사설 <‘형님’의 의혹들, 실체가 궁금하다>에서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이름이 다시 지면에 오르내리고 있다. 추부길 전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구명 로비에 연루됐다거나 2007년 대선 직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만나 검찰의 BBK 수사와 노 대통령의 ‘패밀리’ 보호를 맞바꾸려 했다는 등의 의혹들이 잇따라 불거진 탓"이라며 "이 의원은 ‘형님’을 넘어 권력인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억울해 할 일이 아니다. 진정 억울하다면 검찰이 비켜가려 해도 수사를 자청하는 게 옳다"고 주문했다.

    세계일보도 사설 <대통령 친구·형 등 살아 있는 권력은 눈감나>에서 검찰 수사의 균형을 요구했다.

    MBC 기자들이 9일 회사 쪽에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의 교체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갔으며 이 회사 라디오 PD들도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인 개그맨 김미화씨의 교체를 반대하며 이틀째 집단 연차투쟁을 벌였다고 경향신문이 2면 기사 <MBC 기자··라디오PD "제작거부">에서 3단 크기로 보도했다.

    한겨레도 이 소식을 전한 6면의 3단 크기 기사 <신경민·김미화 교체방침 반발 확산>에서 "문화방송(MBC) 안에선 이번 내부 갈등이 8월로 예정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개편 등을 겨냥한 이명박 정부의 문화방송 압박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많다"며 "정권은 ‘피디(PD)수첩’ 압박을 통한 ‘문화방송 흠집내기’로 방문진 개편에 최대한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 하고, 문화방송 경영진들은 방문진 개편 이후 지위 보장을 위해 ‘민감한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교체하려 한다는 시각"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사설 <문화방송은 권력에 대한 굴종을 선택하려는가>에서도 현 상황과 관련, "지난 1년 동안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분투해온 내부 구성원을 등지고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권력에 굴종한다면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미래는 없다"며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판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는 A14면 하단에 2단 크기로 <MBC기자 제작거부…’뉴스데스크’ 단축>을 실었지만 이 신문과 유사한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 소식 관련 기사를 싣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대신 A11면 2단 크기 기사 <뉴스 생방송 중 거울 들여다본 MBC아나운서>를 통해 MBC TV가 방송 사고를 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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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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