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미포 노조, 활동가 잇따라 징계
    By 나난
        2009년 04월 13일 09: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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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청업체 해직자들의 정규직 복직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현대미포조선 사태가 정규직 현장 활동가에 대한 노조와 사측의 잇따른 징계로 논란을 빚고 있다. 징계를 받은 이들은 현대미포조선의 실질적 소유주인 정몽준 국회의원에게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지난달 3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현대미포조선 사내 하청업체 용인기업 비정규 해직자와 연대 투쟁한 정규직 현장 활동가 3명에 대해 조합원 권리를 일시 정지하는 유기정권 결정을 내렸다.

    회사와 노조가 징계 한통속

    노조는 "용인기업에 대한 복직 투쟁을 중단하라"는 대의원대회 결의 사항을 위반했다며 김석진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에 5년, 현장조직건설준비모임 소속 활동가 주모씨와 김모씨에 대해 유기정권 1년과 6월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달 6일 현대미포조선도 인사위원회를 열고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용인기업 해직자 복직, 현장 조직원 투신사고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현장 조직활동가 15명에 중징계와 경징계를 내렸다.

       
      ▲ 김석진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

    현대미포조선은 김석진 의장 등 6명에 대해 정직 2개월~1주의 중징계를, 1명에 대해 출근 정지 5일, 5명 감봉, 3명 견책을 내렸다. 노조로부터 유기정권이 확정된 3명의 현장 활동가는 사측 징계 대상에도 포함되며 이중 징계를 받은 상태다.

    징계를 받은 이들은 지난해 7월 대법원이 “2003년 폐업한 현대미포조선의 사내 하청업체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원청인 현대미포조선 소속”이라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냄에 따라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정규직 즉각 채용을 요구하며 중식 선동과 유인물 배포 투쟁을 벌인 바 있다.

    김석진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은 "대법원의 ‘정규직 노동자 인정’ 판결 이후 4개월간의 정규직·비정규직 연대투쟁 결과로 마침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민주노총 울산본부 간 합의서·협약서가 맺어졌다"며 "이 합의서에 의거해 용인기업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복직했고, 협약서에 따라 정규직 현장 활동가에 대한 중징계는 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합의서 4항 : 회사는 용인기업 노동자들을 회사 종업원(정규직)으로 우선 복직시키고, 임금 기타 나머지 문제는 재판(조정 또는 합의 포함) 결과에 따르며, 회사는 재판지연에 영향을 미치는 일체의 행위(추가자료 제출, 증인 신청 등)를 하지 않는다.

    협약서 1항 : 금번사건과 관련한 조합원 징계 시 인원을 최소화하고 중징계(감봉, 정직, 강격, 해고)하지 않도록 한다.

    활동가 감시, 활동 방해, 그리고 왕따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이 작성한 협약서는 모르는 일”이라며 사측과 현대중공업,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간의 합의서·협약서를 부인하며, 현장 활동가에게 중징계를 가하고 정상적인 현장노조활동까지 방해하고 있다.

    김 의장은 “사측은 단체협약과 규약에 의거해 발행한 선전물의 배포를 막는가 하면, 활동가에 대한 감시, 미행은 물론 심지어 현장 활동가가 출근하는 사무실 입구에 ‘회사를 망하게 하려는 자와는 함께 근무할 수 없다’는 현수막까지 부착하는 야만적인 인권유린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장혁 민주노총 울산본부 수석부본부장은 합의서 위반 행위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현장 활동가에 대한 미포조선의 징계행위를 제외한 다른 합의 사항에 대해서는 ‘이행하자’는 입장"이라며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차후 ‘합의서 위반사항 준수’ 입장을 발표하고 추수 논의를 통해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현대미포조선 노조에도 징계철회 공고안을 결의해 전달한 상태다. 하지만 노조는 "내정간섭하지 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현장 사무실 입구에 걸린 현수막 (사진=현장투)

    한편 지난 1월 17일 현대중공업 경비대원 5~60명이 소각장 굴뚝 위 농성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진보신당 단식농성장을 침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당시 현장에 있던 현장대책위 소집권자인 김석진 의장에게 소화기를 분사하고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폭행을 가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 "내정 간섭 말라"

    김 의장은 "이는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를 벌인 현장 활동가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며, 현장투쟁을 뿌리 뽑으려는 행태"라 규탄하며 "사측의 보복성 탄압과 부도덕함에 대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최대 주주이자 실질적 권한을 가진 정몽준 국회의원이 사태를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소속 활동가들은 정몽준 의원에게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간 맺은 합의서·협약서를 성실히 이행할 것, 현대중공업 경비대가 저지른 심야 테러 사태에 하루빨리 책임질 것, 야만적 노무관리를 자행하는 미포조선 경영진을 엄중 문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석진 의장은 현재 현장 활동가에 대한 노조와 사측의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울산 아산로와 문현삼거리에서 출퇴근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97년 노조활동을 이유로 명령불복종·하극상·명예훼손 혐의로 현대미포조선에서 해고돼 8년 만인 2005년 대법원으로부터 복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03년 해고된 현대미포조선 사내 하청업체 용인기업 노동자 30명은 5년 6개월간의 끈질긴 복직투쟁 끝에 지난해 7월 "현대미포조선의 종업원 지위를 확인한다"는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이 이들의 복직과 밀린 임금 지급을 미뤘고, 현장노동조직 현장의소리 이홍우 조합원의 투신사고와 이영도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 수석부본부장과 김순진 현대미포조선 현장의소리 의장의 31일간의 고공농성으로, 지난 1월 23일 ‘용인기업 노동자 전원 정규직 복직’이 이뤄지며 사태는 일단락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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