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고사, 경기도에서 없어질까?
    By mywank
        2009년 04월 09일 02:36 오후

    Print Friendly

    8일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김상곤 후보(한신대 교수)가 당선됨에 따라, ‘경기 초중등 교육’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가 ‘MB 교육정책’에 대한 심판을 강조해온 만큼, 향후 정부 방침에 맞서 자신의 입장을 얼마나 도교육청 운영 반영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김상곤 당선, 경기 교육은?

    우선, 김 당선자는 그동안 일제고사 방식으로 치러지는 ‘학업성취도평가’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김 당선인은 지난 1일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이미 일제고사에 부작용이 많이 발생했고, 학업 부진 학생들의 보충교육을 위해 실시돼야 할 본래의 목적을 크게 벗어났다”며 “표집방식으로도 학교별,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3일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치러지는 국가수준 기초학력진단평가(초3),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초6, 중3, 고1)와 12월 23일 각 시․도 교육청 주관으로 이뤄지는 전국연합 학업성취도평가(중1~중2)를 앞두고, 김 당선자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선거 유세 도중 ‘V자’를 하고 있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 (사진=손기영 기자) 

    하지만 김 당선자는 9일 오전 <YTN FM>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부가 학업성취도평가를 강행할 시, 경기교육청은 다른 입장을 내놓을 수 있냐’는 질문에 “상위 기관이라고 해서 강제적으로 명령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교육 자치라는 이름으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며 “정부도 원칙적으로는 교육 자치를 존중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즉답을 피했다.

    일제고사-자사고 특목고 STOP 

    김 당선자는 또 이명박 정부의 핵심 공약인 ‘고교 다양화 300’ 정책에 따라 추진되는 자율형 사립고 설립(상반기 중 선정)과 특목고 확충 등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이들 학교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4.15 학교자율화’ 조치에 따라, 특목고․자사고 설립 및 전환을 위해서는 각 시․도 교육감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대신 김 당선자는 경기도 지역 내 과밀 학급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혁신 학교’ 설립에 도교육청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 학교는 학급당 인원이 25명, 학년 당 5개반 정도의 중․소규모의 학교로써, 농촌지역 및 도시주변의 소규모 공립학교들이 우선 지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교 비평준화 지역인 경기도 안산 광명․의정부 지역에서 평준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당선자는 지난 3일 안산을 찾아, “‘평준화가 학력을 저하시킨다’는 주장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안산은 평준화를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고 주민들의 열망도 높은 곳이기 때문에, 평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학생들 ‘밥상’ 달라진다

    학생들의 ‘밥상’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자는 안전한 급식을 위해 학교급식의 100% 직영화, 권역별로 국내산 친환경 급식센터 설치, 소외계층 자녀를 위한 ‘세끼 무상급식’ 제공과 아침급식 시행 등을 이번 선거의 공약으로 제시했다.

       
      ▲유세차량에 부착된 김상곤 당선자의 사진 뒤로,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인 김진춘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김 당선자가 앞으로 연 8조 7천억 원 규모의 경기도 교육청 예산을 어떻게 집행할지도 관심이다. 그는 정책 자료집에서 지난 2004~2008년까지 명지외고(72억 4752만원)와 지역 내 한 공립고(12억 7801만원)에 지원되는 도교육청의 예산을 비교하며, 교육여건 낙후지역을 ‘교육복지 투자지역’으로 지정해, 예산을 우선 배정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정부 정책에 대립 각을 세워 온 김상곤 당선자가 경기도 교육감에 취임하면, 중앙정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하재근 전 ‘학벌 없는 사회’ 사무처장은 “김상곤 후보의 당선은 경기도에서 일제고사 등 ‘MB식 교육’의 속도를 더디게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하지만 지금 ‘이명박식 교육을 막겠다’고 밝히고 있는 김상곤 후보의 당선에, 진보진영이 박수만 치고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마찰, "분권화 가속" vs "중앙집권화 가능"

    이어 “당장 정부와 마찰이 일어날 것이 뻔하고,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와 경기교육청의 싸움을 지켜보는데 바쁜 사이에 우리나라 교육의 분권화는 가속되고 교육은 퇴보할 것”이라며 “교육정책은 국가단위에서 결정해서 전 국민에게 평등하게 제공되어야 하는데, 지역단위에서 각자 책임지는 방식은 결국 교육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국가공공성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분권화보다 오히려 중앙집권화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송경원 진보신당 교육담당 정책연구위원은 “김상곤 후보가 그동안 ‘일제고사 방식을 폐지하겠다’는 말을 많이 해온 것 같은데, 아무래도 올해 10월 학업성취도평가 때 정부와 경기교육청 간에 마찰이 발생될 것으로 본다”며 “교과부에서 일제고사 추진을 반대하는 교육감에 대해, 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역교육청 간에 마찰이 생기면 정치의 논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교육의 분권화보다는 ‘교육의 중앙집권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영국의 경우처럼 중앙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지역단위의 교육권한을 빼앗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