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치킨게임 멈추라
    2009년 04월 06일 09: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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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광명성 2호 발사, 성공이냐, 실패냐?

북한은 4월 5일 오전 11시 30분 15초(정부발표, 북한은 11시 20분으로 발표) 무수단리 로켓 발사장에서 광명성 2호 위성을 은하2호 로켓에 탑재, 발사했다. 98년이나 2006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북한의 사전 예고 때문에 남한,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위성발사를 기다리고, 사실상 생중계하는 ‘기현상’까지도 벌어졌다. 세계적인 관심사를 만들고 싶었던 북한으로서는 이미 대성공을 한 셈이다.

   
  ▲ 윤영상 미래상상연구소 부소장

북한은 발사 뒤 9분만에 광명성 2호가 궤도에 진입해서 지구로부터 제일 가까운 거리 490㎞, 제일 먼거리 1천426㎞인 타원 궤도를 104분 12초 주기로 돌고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AADC)와 미군 북부사령부(USNC)는 “북한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면서, 태평양상에 떨어진 탑재체들을 모두 추적 조사하고 있고, 며칠내로 그 결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도 애초에는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궤도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중심으로 예측하다가, 미군 당국의 발표 뒤 “궤도진입 실패”로 선회하고 있으며, 미군당국과 판단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 미, 일 3국의 발표를 종합해 보면 1단계 로켓 추진체는 동해상 500㎞ 지점(북한은 650㎞ 지점을 예고)에 떨어졌고, 2단계 로켓 추진체는 3100㎞(3600㎞ 예고)지점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3단계 로켓 추진체는 위성 탑재물들과 함께 태평양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위성은 발사되었고, 1, 2단계 로켓추진체는 정상적으로 작동되었으며, 3단계 로켓추진체는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실패했으나 정황상 5000㎞ 내외의 사거리 능력을 갖고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어쨌든 북한 <중앙통신>은 98년 그랬듯이 “지금 위성에서는 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 선율과 측정자료들이 470㎒로 지구상에 전송되고 있으며, 위성을 리용하여 UHF 주파수 대역에서 중계통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근거들은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위성 발사,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어쨌거나,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북한은 상당한 내외적 효과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정일 정권 3기 출범을 자축하고, 소위 ‘강성대국’ 이미지를 내외적으로 과시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북한 핵’을 둘러 싼 국제적 협상과 논란을 위성과 미사일 문제까지 포함한 새로운 쟁점으로 이전시키는 데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6자회담은 존립위기에 직면해 있고, 6자회담의 의제가 확대되든지, 아니면 북미간 새로운 대화가 시작되어야 하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위성발사는 그것이 성공했든, 실패했든 간에 단순히 ‘위성발사’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요소가 있다. 위성발사로켓이 장거리 미사일로 전용될 수 있고, 또 북한이 핵무기를 이미 개발,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와 일본열도는 물론이고, 미국 본토까지도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로켓’이 발사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직접적으로 장거리미사일 발사실험을 한 것이 아니더라도 한반도와 주변국들을 위협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북한은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나 남한, 그리고 일본 당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지 북한만의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개발, 그리고 위성발사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대치상황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고, 또 그 속에서 일본, 남한 등의 군비증강이나 위성발사 경험 및 계획 등과도 복잡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만이 ‘악’이라는 식의 접근보다는 모두가 갖고 있고,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종류의 ‘악’을 제거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핵, 미사일, 위성 등등 사안별 개별논의만으로는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고, 해결할 수 없다. 포괄적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6자회담을 비롯 기존 논의들이 ‘포괄적 논의’, ‘포괄적 타결’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의 위성발사’는 등장한 것이다.

그것은 문제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하는 북한의 ‘치킨게임’이며,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이든, 추가 핵실험이든, 서해상의 교전이든, 아니면 또 다른 어떤 것으로든 계속될 수 있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대응이 예고되고 있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자 미국, 일본, 남한 등은 즉각적으로 1718호 결의위반으로 규정하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안보리를 통해 북한의 행위를 문제삼고, 북한을 제재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오늘 새벽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 놓고 있다.

북한은 이미 북한의 위성발사 문제를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것은 ‘주권침해’이며, 만약 안보리가 이를 무시하고 논의에 들어가는 순간 6자회담은 ‘파탄’날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

강경대응에는 강경대응으로 맞서겠다는 전통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치킨게임 국면이 전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치킨게임 국면이 문제되는 것은 어느 일방의 작은 대응도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는 심각한 긴장과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그것은 곧 국지전이거나 전면전일 수밖에 없다. 7,000만 민중을 볼모로 한 위험한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북한과 미국, 일본, 남한의 강경책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도 바로 이와 같은 현실 때문이다.

이미 위성은 발사되었고, 상호간의 강경대응은 예고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 중국과 남한이 더 이상의 사태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들이 필요한 때이다.

유엔 안보리 논의 불가피, 그러나 제재는 불가

북한은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것조차 반대하고, 만약 안보리 차원에서 논의되는 순간 6자회담에 참여치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행위가 2006년 안보리 결의 1718호 결의를 위반했느냐,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현실에서 안보리 차원의 논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차원의 논의와 안보리 제재 결의는 다르다.

물론 안보리가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입장을 대변해 왔고, 그래서 많은 한계를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권위를 갖고 있는 논의의 장이다. 따라서 북한 역시도 자신들의 행위가 국제적 논란이 된다면 그 논란 자체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논란과정에 개입해서,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하면서 새로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4월 6일 새벽에 안보리가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사국이 아니지만 미국, 일본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일본, 미국 등이 소집한 안보리 회의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보고, 북한을 제재하는 새로운 결의를 둘러 싼 공방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1718결의는 북한의 ‘위성발사’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일방적으로 적용하고 관철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 러시아가 미국, 일본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일종의 ‘시위효과’를 노리거나, ‘의장성명’이나 ‘공지’ 수준에서 봉합될 수도 있다.

따라서 관련국들의 협의를 통해 안보리 논의가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로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지점이다. 일방적인 규탄과 제재가 아니라 북한 핵문제와 미사일 문제, 그리고 위성 문제까지 포함해 실질적인 대화를 가능케 해야 한다는 것이다.

6자회담과 북미, 남북간의 직접대화가 가능해지도록 분위기를 정돈하는 방식이 된다면 최상의 상황이 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의 협력이 중요해지는 순간이며, 북한과 남한은 이를 위해 새로운 노력을 해야 한다. 새로운 상황은 새로운 관계를 요구한다.

북미, 남북 직접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이미 클린턴 행정부 당시 미사일문제를 둘러 싼 북미직접대화의 경험이 있고, 북한의 위성발사문제까지도 거론, 협의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북한도 위성발사체 개발, 발사시설준비, 위성활용에 관한 경제적 비용(년간 10억 불)까지도 거론했고, 미국과 주변국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위성을 대신 발사해 준다면 장거리 미사일만이 아니라 위성발사체 개발을 중지할 수 있다는 미사일 모라토리엄에 합의한 바도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의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마치 북한의 위성발사가 곧 전쟁도발이나 한 것처럼 과장하거나 호들갑스럽게 강경제재 등을 거론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영화 <이유없는 반항>의 한 장면. 1950년대 미국에서는 좁은 다리나 외길에서 상대방의 차량으로 돌진하는 배짱 겨루기 게임이 유행했다. 치킨게임은 정면 충돌을 겁내 먼저 핸들을 꺾는 쪽이 치킨(겁쟁이, 비겁자의 의미)이 됨에서 유래.

그럼 2009년, 2011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한국의 위성발사도 국제적 제재를 받아야 하는가? 그렇다면 일본의 과거 위성발사만이 아니라 이후 위성발사계획도 제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태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군사적 대응이나, 안보리 제재, PSI활동 전면 참여 등으로 이어져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북미 양자간에 직접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관련의제를 잡아나갈 수만 있다면 북한의 위성발사를 둘러 싼 긴장은 새로운 대화재개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를 의미할 수 도 있다. 물론 그것은 그렇게 만드는 당사자들의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사실상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강경입장을 선호해왔던 이명박 정부가 최근 발표한 ‘특사파견 용의’발언이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면, 북한의 위성발사를 둘러 싼 현재의 상황을 그 동안의 남북간의 단절국면을 반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북한이 신뢰할 수 있고, 북한과의 실질적 대화를 가능케 하는 그런 인물을 대북특사로 임명하고, 파견해야 한다. 임동원 전통일원 장관 같은 사람이 가장 적절할 것이나, 상황에 따라서는 김대중 전대통령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남한이 구경꾼이 아니라 실질적인 논의의 주체, 조정자로서 역할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사태악화를 막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 남한, 미국 등이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태의 추가적인 악화를 막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 있는 고리를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위성발사’가 ‘위성’이라는 점에서 주권적 영역으로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위성발사체가 장거리미사일로 변형될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시에 일본이나 남한 역시도 독자적 위성발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비판과 규탄이 불가피하더라도 그것이 대화자체를 부정하는 방식, 일방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제재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핵개발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이 위성발사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사이에서 대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북한과도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아소 정권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대북강경논의를 주도하는 것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미국과 한국이 중국, 러시아등과 함께 합리적이면서 현실적인 대화의 길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남과 북 사이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막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미 남북간에는 우발적 충돌이 심각한 군사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따라서 제3차 서해교전과 같은 일이 지금 발생해서는 안된다. 남한과 북한의 각별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남과 북 사이의 대화가 재개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태도 변화가 아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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