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과장 대본교체? 검찰·동아 수준 드러내"
    2009년 04월 02일 04: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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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제작진이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하기 위해 방송대본을 원래 내용에서 수정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PD수첩>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형태 변호사가 2일 "고 아레사빈슨 어머니가 말한 것의 취지에 가깝게 한 것이기에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를 명예훼손으로 연결짓는 것은 정치공세"라며 "이미 지난해에 다 나왔던 주장으로 검찰과 동아일보의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 김형태 변호사 (사진=미디어오늘)

김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검찰이 제작진 e메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방송대본 원본과 실제 방송내용과 비교한 결과,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으로 숨진 아레사 빈슨 어머니가 딸의 사인에 대해 CJD라고 두 차례 걸쳐 말한 부분의 자막이 vCJD(인간광우병)으로 바뀌었고, 이는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 오역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는 동아일보 2일자 1면 보도(<"PD수첩 대본 의도적 수정 인간광우병 위험성 과장">)에 대해 "지난해 검찰 등이 수차례 주장했던 내용으로 이미 여러 차례 해명했던 것인데 아직도 여기에 매달려 흠집을 내려하는 건 검찰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아레사 빈슨 어머니가 CJD라고 말한 것을 자막에 vCJD로 내보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 어머니가 당시 딸의 사인과 관련해 ‘CJD’와 ‘vCJD’를 혼용해 사용했으며,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vCJD가 의심된다’는 것이었다. 전체 맥락에서 어머니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를 반영해 제작진 판단으로 vCJD로 자막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어머니가 인터뷰에서 vCJD라는 말을 한 마디도 안했거나 그런 의심을 갖지 않고 있었다면 우리가 vCJD라고 자막을 낸 게 의도적 왜곡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진실에 가깝게 표현하려고 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삼을 수 없는 것"이라며 "어머니가 MBC에 허위방송을 했다고 했다면 몰라도 전혀 문제제기하지 않았고, 방송 이후 만났을때도 맞게 방송했다고 했다. 그런데 왜 검찰과 동아가 나서서 왜곡이라고 하는가. 정권과 조중동이 광우병 정국에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기 위한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미 지난해 수차례 해명…빈슨 어머니 발언 맥락 ‘vCJD’로 판단해 자막처리한 것"

   
  ▲ 동아일보 4월2일자 1면

어머니가 ‘내 딸이 걸렸을지도 모르는'(could possibly have)이라고 말한 대목이 대본 수정과정에서 ‘내 딸이 걸렸던’이라는 단정적 표현으로 번역된 것에 대해 김 변호사는 "이것은 실수였고, 잘못했다고 인정한 부분"이라며 "하지만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인간광우병에 걸렸을 것같다고 계속 걱정하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데 의미 전달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현지 대부분의 언론이 빈슨 양의 사인을 ‘CJD’ 또는 ‘위절제술’로 보도했음에도 <PD수첩> 제작진이 ‘vCJD라고 의심된다’고 보도한 특정 매체의 기사만 인용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김 변호사는 "특정 매체라고 하지만 vCJD라고 의심된다는 보도량이 매우 많았으며, 방송이라는 건 의심의 1%만 있어도 그 위험성을 알려야 하는 것"이라며 "기획의도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것인데 선거방송처럼 모든 언론보도를 다 소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병두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최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에도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 두고 보면 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김 변호사는 "이춘근 PD 조사 과정에서도 이미 지난해에 제기된 내용 외엔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며 "아무리 검찰이 주장해도 PD수첩 방영분은 명예훼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언론자유·알권리’ 헌법적 가치 때문에 조사받고 싶어도 못받아"

제작진의 소환조사에 응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김 변호사는 분명한 입장을 설명했다.

"사인(私人)이나 공직자 개인의 비리 등 명예훼손으로 고소가 된다면 제작진이 조사를 받는 게 맞다. 지난해 <PD수첩>의 광우병 의혹 편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정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먹을거리의 위험성을 예방하고 비판한 것인데 이런 보도 때문에 제작진이 정책담당자에 의해 고소되고,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은 언론 표현의 자유와 국민 알 권리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우리도 나가서 조사를 받고 싶은데 이런 가치 때문에 나갈 수 없다. 적어도 공익적 관심사에 대해 보도한 언론인은 (비판할) 특권이 있다. 이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가 훼손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검찰이 언론을 문제삼으려면 언론보도가 믿을 수 없다는 것을 검찰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이는 사법연수원 교재에도 나오는 얘기다. 또한 우리가 나가는 순간 취재원과 제보자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김보슬 PD야말로 4000만 국민에 대한 가해자이며, PD수첩은 보도 보다 선동에 가깝고, 같은 직업인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검찰이 수사절차를 무리하게 진행했다간 순교자 전략에 놀아날 뿐’이라고 <PD수첩> 제작진을 비난하고, 검찰을 충고한 박정훈 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의 2일자 칼럼에 대해 김 변호사는 "과거 자신들이 미국산 쇠고의 위험성에 대해 <PD수첩> 보다 한 술 더 떠 비판했던 기록을 다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동아 주장은 정치적 공세일 뿐…조선·동아에 언론자유 가치는?"

김 변호사는 "언론사가 진보와 보수의 세계관이 다를 수는 있지만 ‘언론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절차적 적법성을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은 모든 언론이 추구하는 공통의 가치"라며 "미국에선 과거 흑인 민권운동을 탄압한다는 광고를 게재한 뉴욕타임스에 대해 경찰이 고소했을 때 경쟁지인 워싱턴포스트는 뉴욕타임스를 적극 지지했다. 우리의 언론현실은 이념이 다르면 ‘언론자유’라는 가치중립적 가치도 뛰어넘는 일이 횡행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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