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이 집단사망 원인"
By 나난
    2009년 03월 24일 02: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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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이 “집단뇌심혈관계 질환”에 따른 “직업적 상황에 따라 발생했다”는 견해가 나왔다. 지난 2월 20일 산업보건연구원이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사건의 원인을 ‘고열과 과로’로 결론 내린 역학조사를 뒤집는 발표다.

   
  ▲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이 ‘집단뇌심혈관계 질환에 따른 직업적 상황’에 의한 것이라며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의문사 대책위원회’가 24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24일 오전 10시 30분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의문사 대책위원회’는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와 임종한 인하대 산업의학과 교수 등 산업의학계 학자들의 심층 토론 결과, 유해인자(카본블렉, 유기용제, 초미세분진)에 의한 뇌심혈관계 질환이 일어났다는 일치된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유해인자에 의해 질환 일어났다"

24일 현재 한국타이어 집단사망자는 총 116명, 질환자는 64명으로 노동부 대전 노동청 보건 특별감독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576명의 질환유소견자가 있으며, 노동청의 전문의 사무관에 의해 추적 관리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2008년 6월 김현기씨가 특발성폐섬유증으로, 11월 김인수씨가 폐질환, 12월에는 조홍선씨가 비인두암과 방사선치료 후유증에 의한 혈관파열로 사망했다. 또 임경수씨가 지난 2월 뇌종양으로 사망,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죽음의 릴레이’가 현재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한국타이어 사망자 21명의 수진내역에 나타난 질환 내역과 2007년 국정조사 보고서에 기록된 건강보험공단 제출자료(의료보험 자격유지자 2,236명)의 진료내역, 그리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금산공장·중앙연구소 노동자들의 특수건강검진 결과에 나타난 질환유소견이 이날 공개된 3명의 최종진단서 발부자의 상병과 동일하게 나타나 그동안 풀리지 않은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과 질환자 문제에 해답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한국타이어 노동자 3명의 최종진단서 확인 결과, 81년 입사 후 정련과에서 카본블렉 작업을 한 안대수(76)씨는 유기용제, 분진(카본블렉), 가소제 등 여러 화합물질에 의한 협심증·본태성원발성고혈압·말초신경병증 최종진단을 받았다.

안대수씨는 “뇌심혈관계 질환은 고엽제와도 같다. 월남전에서 우리가 모르고 고엽제에 노출되어 20년이 지난 후에 피해자가 속출했다. 한국타이어도 직장에 다닐 때는 모르다. 병이 쌓이고 쌓이다 말기에 증상이 나온다”며 “아파도 무슨 병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나도 같이 죽겠다"

한국타이어 영등포공장 가류과에 근무한 윤영만(69)씨는 27년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며 분진, 가소제에 의한 뇌내출혈·본태성원발성고혈압 최종진단을 받았다. 거동이 힘든 윤 씨를 대신해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부인 이순분씨는 “정년퇴직을 2년 앞두고 검은 가래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다리에 힘이 빠지고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며 “현재 혼자 할 수 있는 건 숨 쉬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남편 윤 씨가 “뼈 속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다. 빨리 죽는 약 좀 사달라”고 한다며 “우리 때문에 힘든 인생을 살았으니 남편이 죽으면 약 사다놨다가 나도 같이 죽겠다”고 말했다.

89년 입사해 99년 퇴사한 박수남 (70)씨는 유기용제 및 분진, 가소제 등에 의한 독성간염, 폐렴 및 흉수 최종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4,500여 명 대부분이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라는 점이다. 박응용 대책위원장은 “한국타이어 노동자 전원이 직업병 유소견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평균 10년의 잠복기간을 볼 때 지금부터 죽어나간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뇌심혈관계 질환자 3명에 대한 최종진단서가 발부됨에 따라 그 상관관계 규명을 위해 산업재해 신청 및 카본블렉, 초미세먼지, 유기용제, 가소제 등에 대한 공정한 역학조사 실시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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