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추기경 '명동기적', 지면도 열기
    2009년 02월 19일 09: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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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 관련된 소식은 여전히 주요 기사로 다뤄지고 있다. 이틀 사이에 23만여 명이 조문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19일자 주요 신문들은 앞 다퉈 이런 추모 열기를 묘사하는 동시에 그 배경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서울의 봄’ 시절 자사가 운영했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 추기경의 육성 대담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16일 발표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초등학생 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던 전북 임실 지역의 성적이 일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의 ‘부실 행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학업성취도 평가 자체의 근본적 문제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 나라들의 무더기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탓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악재가 겹쳐, 원-달러 환율은 이레째(거래일 기준) 상승세를 이어가며 두 달 반 만의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한겨레). 대부분 신문들이 이에 대한 우려를 주요하게 전했다.

다음은 19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전북 임실 기초학력 1위 ‘조작’>
국민일보 <‘잉여인간’ 쓴 손창섭 일(日)에 생존>
동아일보 <“권력에 신음하는 국민 보며/ 종교가 입을 닫을 수는 없어”>
서울신문 <이틀만에 금간 학력평가 신뢰도>
세계일보 <중위권 이상 학력격차/ 기초학력보다 더 심각>
조선일보 <“4명에 수억 줬다”>
중앙일보 <명동기적>
한겨레 <‘깜짝학력’ 임실 성적조작 의혹>
한국일보 <훈련기간 두배로 늘린다>

신문들은 김 추기경에 대한 추모 열기의 배경과 그의 선종이 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면서 독자들의 이목을 이 ‘안타까우면서도 훈훈한’ 소식에 잡아놓고 있다.

동아일보는 1면 <‘사랑합시다’의 힘!>에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에 세대와 지역과 이념과 종교를 초월한 추모 인파가 몰리면서 ‘국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모 열기는 사랑을 실천해 온 추기경이 영원히 떠남으로써 우리 사회가 어른을 잃어버린 상실감을 겪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조문 행렬과 장기기증자의 증가 등에 대해 ‘긍정의 군중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가족, 나아가 집단적으로 ‘삶의 교과서’였던 추기경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려는 집단 학습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과)의 말도 인용했다.

조선일보는 첫 머리가 “명동성당에서 줄의 맨 끝까지 걸어가는 데만 30분이 걸렸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1면 르포 기사 <갈라졌던 우리, 다시 하나 되기를>을 통해 추모 행렬이 이념과 계층, 종교를 초월하고 있다면서 ‘김 추기경 신드롬’이라고까지 표현했다.

   
  ▲ 중앙일보 2월19일자 1면.  
 

중앙일보는 파격적 편집을 선보였다. 1면을 비롯해 2·3·4·5·6·8·10·11면까지 9개 면 상단에 추도객들의 기나긴 행렬을 찍은 사진을 배치했다.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명동기적>이다.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긴 행렬 사이사이 사람들의 사연들을 전하는 르포 기사다.

서울신문은 1면 상자기사 <세대초월 ‘웰다잉’ 바람>에서 “김 추기경의 선종(善終)이 ‘웰다잉(well-dying)’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하며 “아름답게 생을 마무리한 추기경의 모습에서 ‘웰빙(well-being)’만 좇던 우리시대 사람들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유서쓰기, 입관체험, 자서전 집필, 나눔알기 등 웰다잉을 체험하는 기관들에는 문의 전화가 급증했고 시립노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죽음준비학교’는 3월 중순 개강이지만 벌써 20명 모집인원 중 절반이나 찼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도 1면 상자기사 <무소유와 사랑 ‘소중한 선물’ 남겨>를 통해 “김 추기경은 세상을 떠나면서 모든 것을 주고 갔다. 꼬깃꼬깃 모은 1000만 원도 신학대와 후배 사제들을 위해 써 달라고 유언했다. 그리고 크나큰 사랑도 보여줬다. 각막을 내줘 두 명에게 빛을 줬다”면서 “김 추기경의 모습을 보고 많은 시민이 장기기증에 동참하고 있다. ‘바보’가 퍼뜨린 ‘희망 바이러스’”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김 추기경이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동아방송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야기한 내용을 1면 머리기사에서 소개했다. 이어 A5면에서 이를 더 상세히 보도했다. 방송을 소유했던 시절을 추억하며 ‘배타적’ 콘텐츠를 십분 활용한 셈이다. 동아방송은 1980년 12월 전두환 정부의 언론기관 통폐합 조치에 따라 한국방송공사(KBS)에 흡수됐다.

   
  ▲ 동아일보 2월19일자 1면.  
 

김 추기경은 1980년 4월1일부터 23일까지 동아방송의 ‘DBS초대석’에 출연해 낙태 반대부터 근로자 권익 보호, 남북의 평화적인 교류까지, 지금까지도 큰 가르침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펼쳤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 명사들이 출연했던 화제의 프로그램으로, 대담자는 당시 동아일보 논설주간이었던 권오기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3∼4시간 떨며 기다려 김 추기경 조문하는 마음>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서도 “김 추기경은 1980년 4월1일 동아방송 ‘DBS 초대석’에 출연해 ‘꽃샘추위가 올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 결국 민주주의가 찾아올 것입니다’라고 말했다”며 “서울의 봄이 짧게 끝나고 혹독한 꽃샘추위가 왔지만 추기경의 예언대로 대한민국은 마침내 민주화를 이루었다. 비단 정치뿐이 아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쳐 우리 모두 춥고 힘들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지역 학업성취도 결과는 어떨까

동아일보는 A10면 머리기사 <‘학교단위 채점’ 첫 단추부터 잘못>에서 “전북 임실의 학업성취도 채점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16일 공개된 2008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전반의 신뢰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비난 여론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며 “교육과학기술부는 임실의 경우 매우 예외적인 ‘사고’이며 다른 지역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우리 교육 사상 처음으로 전국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평가에서 기초적인 채점 및 성적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온 학업성취도 평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 서울신문 2월19일자 1면.  
 

서울신문은 1면 머리기사에서 “오류 가능성 등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나온 첫 사례인 데다 초등학교 6학년생의 기초 학력 미달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아 공교육 혁신사례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지역이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교육당국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통한 학력격차 실상을 토대로 공교육을 살리려는 취지는 크게 퇴색됐다는 지적”이라며 “충분한 준비 없이 일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전형적인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빚은 결과’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등 전북지역 교육운동 단체들은 임실교육청이 관내 학교 교사들에게 채점 결과와 상관없이 기초학력 미달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보고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면서 “전북지역에서 광범위한 성적 조작 증거가 발견됐다. 구체적인 자료 등은 19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것”이란 전교조 전북지부 관계자 말을 인용했다. 이 관계자는 “시험 점수로 전국 차원의 경쟁이 붙는 순간, 교육 여건이 떨어지는 지역은 부도덕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덧붙여 전했다.

조선 "학력평가 하위수준 학교, 전교조 교사 비율 높았다" 

학력 평가 결과 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학교 관련 소식에 대한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접근 태도는 사뭇 다르다. 조선일보는 사람(교사)에 책임 묻는 반면 한겨레는 구조를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조선일보의 시각은 다소 악의적이지만 한겨레의 입장은 온정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은 보이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A8면 <학력 평가 하위권 서울 학교/ 전교조 교사 비율 높았다>에서 “서울시내 초·중·고교 가운데 최하위권 성적을 기록한 학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가입한 교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사의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게 부담스러웠는지 “그러나 학생들의 학력에는 가정환경과 사(私)교육, 교장과 교사들의 열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교조 가입률만으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한겨레 4면 머리기사 <“열악한 교육환경엔 눈감고 교사 열의부족 탓만 해서야…”>에서 “지난 16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공개된 뒤, 시·도교육청들은 학생 성적을 교장·교원 인사에 반영하는 등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을 높이겠다는 대책을 일제히 쏟아냈지만 전문가들은 각 지역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살피지 않은 채 일률적인 대책을 강요하는 것은 ‘암에 걸린 사람에게 감기약을 처방하는 꼴’이라며 각 지역과 학교의 특성에 맞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면서 “경제력이 떨어지고 교육 환경이 열악한 점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교장이나 교사의 열의 부족 탓으로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2월19일자 1면.  
 

탈세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연차(64) 태광실업 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L씨, 정계 원로인 P씨와 K씨, 박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기업인 C씨 등 4명에게 수억 원의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1면 머리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검찰은 지난달 대검중수부 수사팀을 대폭 개편해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는 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하는 대가로 농협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법정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이어 A10면 <박연차, YS·DJ·노(盧)정권 핵심 1명씩 거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L·P·K씨 등 일부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입을 열기 시작함에 따라, 박 회장의 정치권 커넥션인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박 회장이 돈을 줬다고 진술한 사람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인물 각 1명씩과 현 정권의 실세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인 1명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는 데다 검찰의 정치권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 국민일보 2월19일자 1면.  
 

한국 현대문학의 커다란 공백으로 남아 있던 도일(渡日) 은둔 작가 손창섭(87)씨의 행적이 30여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고 국민일보가 1면 머리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신문은 이 소식을 전날 오후 인터넷판을 통해 처음 전했고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등도 이를 받아 19일자 지면에 실었다.

1950∼60년대에 걸쳐 ‘잉여인간’, ‘신의 희작’ 등 주옥 같은 단편소설로 한국 문단에 충격을 던지며 당시 사상계 주관의 동인문학상(1959)을 수상했던 손씨는 ‘가장 뛰어난 전후세대 작가’로 평가받던 73년 12월 말 돌연 일본으로 건너간 이래 지금까지 생사마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국민일보는 “이런 손씨가 도쿄 근교 한 노인전문병원 6인실 병실에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본보가 지난 15일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6면 기사 <“한국도 세계적 미디어그룹 나와야”>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미디어그룹이 나와야 된다”고 말한 뒤 “현재 GDP의 0.8%인 미디어시장을 1.4%인 미국 수준으로 성장시키면 추가로 4조원 규모의 시장이 커진다”며 언론 관련 법안의 처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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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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