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수사, 해도 너무한 짜맞추기”
        2009년 02월 13일 09: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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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요즘 무척 바쁜 사람이다. 그리고 바쁜 만큼 미움도 많이 사고 있을 것이다. 오창익은 검찰과 경찰에 맞서 용산철거민들을 옹호하고, 민주노총 성폭행 피해자의 대리인을 맡아 거대조직의 어두운 곳을 파헤치고 있다.

       
      ▲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사진=레디앙)

    10일 <레디앙>과 만난 오창익 사무국장은 그 전날 있었던 검찰의 용산 수사발표를 “엉터리 왜곡과 조작, 해도 너무 한 짜맞추기”라고 혹평하며 비판했다.

    오창익 국장은 “경찰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검찰 수사 결과와는 다른 내용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라고 지적하며, 경찰 동영상의 공개를 촉구했다.

    오창익 국장은 일제시대 당시의 예를 들며 “대한민국 경찰이 일본 경찰보다 덜 관용적이고, 더 가혹하다”고 말하고, 용산 참사를 “전형적인 반인권 국가범죄”로 규정했다.

    경찰 동영상 숨기는 것 의심스러워

    한편 오창익 국장은, 민주노총 성폭행 사건에 관련해 “운동사회가 인권 피해자를 만나는 방식에 대한 기본교육이 너무 안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운동권은 각성되고 자율적인 개인을 양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오창익 국장은 “지금 같은 상황일수록 운동이 중요한데, 환경연합 사태나 민주노총 사건을 보면 운동가가 희망이 되기는커녕 운동가들 스스로 자기 희망도 못 찾는 것 같다”며 “지금 시대의 희망은 운동가의 자기 성찰과 각성이고, 운동의 활성화”라고 제언했다.

                                                               * * *

    – 요즘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 99년 인권실천시민연대를 창립할 때부터 경찰․검찰․감옥․군대 등을 감시하고, 피해자를 돕고, 개혁대안을 내놓고, 인권교육을 해왔다. 개인 활동도 거기 맞춰져 있고, 그 일의 반복이다.

    – 주로 ‘자유권적 시민권’을 다루는 것인가?

    = 저희는 ‘자유권’과 ‘사회권’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는다. ‘빵’과 ‘장미’를 꼭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구분에 반대한다.

    –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발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검찰수사 엉터리 짜맞추기, 노골적 충성 과시

    = 반박할 게 없을 정도로 엉터리 왜곡과 조작이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4년이나 남아서 검찰이 자유롭지 못할 수는 있지만, 해도 너무 한 짜맞추기다. 국민과 유족을 너무 낮춰 본 수사결과다.

    김석기 청장이 무전기 꺼놨다는 부분도 서면답변 외에는 아무 조사를 안했다. 작전 중 지휘관이 무전기 꺼놨다는 것도 문제고, 설사 꺼놨다 해도 핸드폰도 있고 일반전화도 있고 경비전화도 있잖은가. 김석기는 책임 없다는, 말도 안 되는 결론으로 짜맞추기를 한 거다.

    충성을 하려면 이렇게 노골적으로 해야 하는 거구나, 알게 됐다. 결국 이런 엉터리가 검찰조직에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 검찰이 법원 재판은 생각 안하는 걸까?

    = 철거민 피의자들에게 여러 죄목이 씌워져 있다. 화염병 처벌은 인정될 가능성이 크고, 치사상 부분은 쟁점이 되겠지만 일부 인정받을 수 있어 기소 자체에 문제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명박 시대의 법원이 독립된 사법부냐가 의문시되는 상황이니, 법원 재판에도 부담이 없었을 것이다.

    – 진상조사위에서는 철거민들이 부은 액체가 시너인지, 물인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액체가 흘러간 아래층에 있던 경찰들 옷에서 시너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위는 어떤 조사를 한 것인가?

    = 실제 조사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경찰 한 중대만 동원돼도 채증요원이 몇 사람이나 된다. 그렇다면 1800명이 동원된 상황에서는 채증요원이 엄청났을 텐데, 철거민이 화염병을 던진다든지 경찰 측에 유리한 동영상만 일부 공개되고 나머지는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칼라티비>는 원거리에서 찍었지만, 경찰 것은 바로 충돌 현장에 있었으니 거의 대부분의 정황이 잡혔을 것이다. 경찰 동영상이 공개되면 상당한 증거가 나올 텐데, 왜 풀버전을 공개하지 않는가? 경찰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검찰 수사 결과와는 다른 내용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 용산참사를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

    가난한 북한에서도 이렇게 안 한다

    = 가장 전형적인 반인권 국가범죄다. 지난 주에 탈북자들과 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어, 북한에서는 어떤가를 물었다. 북한에서는 아파트나 살림집이 낡으면 그 옆에 새 집을 다 지어놓고 이주를 완료한 후에 철거한다고 하더라. 세계 최빈국이라는 북한도 그런 재개발 기본을 지키는데, 어마어마한 경제력의 한국은 비인간적이고 반인권적인 마구잡이 재건축을 하고 있다.

    철거용역깡패와 경찰이 갈등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용역깡패들이 불 질렀을 때 경찰이 어떻게 했나. 하지 말라고 전화했다더라. 그렇다면 철거민들에게도 화염병 던지지 말라고 전화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나라는 돈을 기준으로 국민과 비국민을 가르고 삼성물산 같이 돈 많은 ‘국민’은 보호해주고, 돈 없는 서민 ‘비국민’은 적대하고 탄압한다. 일제시대 암태도 소작쟁의 때는 소작민들이 목포경찰서 마당을 점거해서 솥단지 걸어놓고 밥 해먹으면서 농성을 했다. 지금 그럴 수 있는가? 한 민족이라는 대한민국 경찰이 일본 경찰보다 덜 관용적이고, 더 가혹하다.

    – 우익언론들이 사건 본질을 호도하기 위해서 전철연의 ‘폭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철연의 활동방식에 대해서는 진보사회운동 내부에서도 비판이 있지 않았는가?

       
      ▲ 사진=레디앙

    = 그 분들이 감옥에 가시는 일이 있기 때문에 친분이 좀 있다. 전철연의 활동방식이 지나치게 관성적이라는 비판을 하려면, 용역과 경찰의 철거 진압 방식도 살펴야 한다.

    이번에 돌아가신 노인분은 며느리 앞에서 따귀를 맞았다고 한다. 그럴 경우 본인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겠나. 예전보다 더 악랄해진 것이다.

    그런 조건들이 그대로 있는데, 전철연더러만 운동방식을 바꾸라고 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그리고 화염병 시위 자체가 3~4년 만에 등장한 것만 보더라도 전철연이 언제나 폭력적이라는 이미지가 상당 부분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 어쨌든 철거민들이 법을 어기지 않았느냐는 이야기, 경찰로서는 법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도 적지 않다. 이른바 ‘법질서’라는 것에 대해 말해 달라.

    ‘법질서’는 국가폭력 통제하기 위한 것

    = 예전에 자전거 훔쳐 타고 도망가는 중학생에게 경찰이 총 쐈던 적이 있다. 법을 지키거나 단속을 하더라도 그 위반의 정도에 비례해 해야 하는 것이다. 30명 망루 올라갔다고, 몇 시간만에 특공대 투입하는 게 합리적이고 적절한 것인가?

    ‘법질서’는 월등한 힘과 물리력을 가진 국가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걸 언제부턴가 국민 일반, 돈 없는 서민들이 지켜야 하는 것으로 둔갑시켰다.

    – 민주노총 성폭행 피해자의 대리인이다. 이석행 위원장과 이용식 사무총장은 ‘사건 유출자를 찾아내겠다’라거나 ‘신문 보도가 없었다면 대리인들의 기자회견도 없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발언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내가 ‘한 마디로 웃기는 소리죠’라고 말한다면 마치 피해자의 입장인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건의 사실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말할 수가 없다.

    다만, 운동사회가 인권 피해자를 만나는 방식에 대한 기본교육이 너무 안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파를 떠나 자질이 너무 부족하다. 노조 간부들이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 것 같다. 아니, 책 한 권도 읽지 않아야 노조 위원장이 되는 것 같다. 정파 구조 안에 들어가야 간부 되고 출세한다.

    운동권은 각성되고 자율적인 개인을 양성하는 데 실패했다. 대부분의 단체에 회의실은 있지만, 교육장은 없더라. 관찰, 각성, 성찰, 실천이 반복돼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거의 없다.

    – 인권 문제에서는 시민운동이나 진보정당운동보다 노동운동이 더 낙후돼 있는 것 같다. 민주노조운동의 인권의식, 양성평등 문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공부 않고 정파에만 빠진 운동권

    = 시민운동은 세련된 말이라도 있고, 세상 사람들 눈길도 있고 하니 훨씬 낫다. 진보정당운동도 표 벌이를 해야 하고, 세상 공부도 해야 하기 때문에 덜 추하다. 그런데 노동운동은 표가 내부에서 나온다는 식으로, 내부 정파만 챙긴다. 절치부심 정파만 키운다.

    지난 총선 피우진씨가 출마했을 때 <민중의 소리>가, 피 후보의 공수부대 경력을 들며 마치 5.18 학살자인 것처럼 여겨지게 하는 기사를 썼다. 그렇게까지 유치하게 해야 하는 것인가?

    –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돼가고 있다. 이전 정권들과 비교해 우리 사회의 인권 수준은 어떠한가?

    = 이명박 정권의 인권을 말하기 민망하다. 노무현 2기, 훨씬 노골적인 2기 같다. 노무현 정권과 엄청 다른 정권 아님을 확인하고 싶다. 노무현 정권은 FTA반대 집회를 모두 불법 통고했었다. 당시에 유일하게 허가된 것은 탄핵반대 집회뿐이었다. 마스크금지법도 17대 때 민주당이 발의했던 것이다.

       
      ▲ 사진=레디앙

    차이가 있다면 노 정권은 농민 2명을 죽였고, 이 정권은 철거민 5명을 죽였다는 차이다. 이명박 정권 아래의 인권이 더 엉망이다. 우리만 잘하면 진보진영에 대한 지지가 크게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MB는 더 엉망인 노무현 2기

    이 정권을 규탄하는 것 이전에 우리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1700개 단체의 보조금을 깎는다는데, 그런 것에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 FTA 반대한 단체들에게 노무현 정권도 똑같이 반응했었다.

    우리 단체들이 자주적 경제력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욕하는 건 우습다. 상대방이 엉망이라는 사실은 다 아는 것 아니냐. 상대방의 나쁜 실수에 기대어 운동하지 말고, 우리 프로그램을 가지고 운동해야 한다.

    – 남은 이명박 시대 동안 어떤 인권문제가 중요할까?

    = 과제가 너무 많다. 그런 과제들을 해결하는 운동을 촉진, 활성화해야 한다. 유럽 나라들은 의료 수준이 높다거나 공교육이 잘돼 있다거나 여러 문제를 조금씩 해결해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어떤가? 자살률 세계 1위, 출산율 꼴찌, 노동시간 1위 … 결국 이런 걸 해결하는 운동이다.

    – 중요한 인권 과제 몇 가지를 이야기 해달라.

    = 인권을 분문운동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옳지 않다. 노동이든 여성이든 인권에 속한 인권의 부분집합이다. 이에 비해 인권은 수단이며 동시에 지향해야 할 가치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넓고 깊은 인권의식을 가지길 바란다.

    진보신당의 정책자료집을 보니 190쪽에 ‘인권’이라는 단어가 두 번 나오더라. 북한 인권 문제로만. 인권에 대한 국제적 조류와 담론, 질서를 못 쫓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스탈린 시대에서 뚝 떨어진 것 같더라.

    인권, 평화, 사랑 … 이런 말은 많이, 자주 써야 한다. ‘인권’이라는 말 쓰면, 쓰는 쪽이 일단 이기고 들어간다. 의식적으로 많이 쓰자. 그러다 보면 인권 문제로 조직도 점검하게 되고 한다.

    운동권 마초들은 만나면 꼭 몇 학번이냐고 물어본다. 이 꼴통들을 어찌 하냐? 이런 꼴통적 사고는 인권에 어둡고 멀어서 벌어지는 문제다.

    꼭 학번 묻는 운동권 꼴통 마초들

    – ‘운동 혁신’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 <레디앙>하고 인터뷰하는 것이라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고 나서 계획을 세우려니 ‘견적’이 안 나오더라. 그래서 ‘내가 법무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이 되면 어떤 정책을 펼치겠다’는 리스트를 만들어 보고 있는데, 정리하다 보니 좀 공허하더라.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김석기가 도덕적 책임은커녕, 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둔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아전인수 상황일수록 그런 것을 바로잡을 운동이 중요하다. 그리고 운동은 운동가들의 문제다. 그런데 환경연합 사태나 민주노총 사건을 보면 운동가가 희망이 되기는커녕 운동가들 스스로 자기 희망도 못 찾는 것 같다.

    지금 시대의 희망은 운동가의 자기 성찰과 각성이고, 운동의 활성화다. 안 그러면 진짜로 나라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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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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