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는 몇 명? 선출은 어떻게?
    2009년 02월 13일 01: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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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의 ‘당헌당규제개정안’은 진작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13차 확대운영위원회에서 ‘2009년 대의원대회를 위한 선거규정’을 제정한 이후 지난달 19일, 몇몇 당원들이 “선출규정이 부적합하고, 중요한 선거규정을 제정함에 있어 평당원들과 소통이 되지 않았다”며 중앙당사를 찾아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2일 저녁 7시 30분부터 서울여성프라자 아트컬리지에서 진행된 ‘당헌당규제개정안 쟁점사항’ 토론은 이처럼 늦은 감이 있었다. 비록 지난해부터 당헌당규에 대한 지역순회토론회를 열기도 했지만, 명확한 당헌당규안이 나온 뒤, 이를 확정해야 할 확대운영위원회를 불과 5일여 남겨두고서야 쟁점사항을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처음 마련된 것이다.

이날 저녁은 60여 명의 당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당헌당규 중 가장 뜨거운 쟁점인 △지도체제 및 대표단 선출에 대한 규정 △지역당원협의회에 대한 규정 △전국위원회의 구성과 선출방식 △추첨제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다. 많이 참아온 만큼, 당원들은 많이 뜨거웠다. 이날 토론회는 <칼라TV>에 의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쟁점1. 대표는 몇 명? 선출은 어떻게?

진보신당이 지난 1년 동안 유지해왔던 집단지도체제가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은 공통적이었다. 책임소재를 보다 분명히 가져갈 수 있는 단일성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이 많은 가운데, 몇몇 참석자들은 당 대표 출마를 둘러싼 노회찬-심상정 경쟁구도에 대한 진보신당의 전력누수를 우려하기도 했다.

패널로 참석한 김종철 당헌당규소위 위원은 통합지도체제를 주장하며 “단일명부로 공동대표단을 뽑고 그 중 다득표자를 상임대표로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은 “상임대표 명부를 따로 둘 경우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선거가 되어 당 대표 선거가 과열될 우려가 있으며 높은 지지를 받은 인사도 대표선거에서 낙선하면 그 지도력을 당이 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다른 당에서도 단일지도체제가 아닌 집단 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또한 1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주어지는 형태의 1인 대표 체제가 아니라 상임대표를 정점으로 공동대표들이 당의 일상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 모습(사진=정상근 기자)

반면 토론회에 참석한 한 당원은 “진보신당 내 경쟁과 낙선한 후보의 지도력 손실을 지적했지만 우리는 정치조직이며, 국회의원이든 당 대표든 낙선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낙선하면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전력누수를 걱정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원은 “우리 당에 노-심 밖에 없나?”라며 “당에 새로운 지도력이 있는 인사를 발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다른 패널이었던 김학규 동작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최고위원제”를 주장하면서도 “‘1+1투표제’로 최고위원 후보로 등록한 단일명부 후보들에게 당원들이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에 찍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쟁점2. 당의 기초조직은 어디까지 둘 것인가?

이 문제는 각 광역시도당 상황에 따라 뜨거운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큰 논쟁 없이 넘어갔다. 정호진 서울시당 공동대표가 발제에 나섰지만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광역시도당의 토론자가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진보신당은 광역시도당을 가장 기초 조직으로 두고 광역시도당 산하에서 자율적으로 지역위원회를 구성토록 했다. 이는 신생정당으로 취약한 인프라를 지닌 진보신당의 상황과 이중에서도 각 광역시도당 별로 조건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지만 지역 당원협의회 구성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지역활동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호진 서울시당 위원장은 “진보신당이 대중정당을 표방한 이상 권력을 잡는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며 “진보신당은 지역에서 뿌리를 내려야 하며, 지역권력을 잡고 생활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안정적인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의 기본조직을 지역당원협의회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한편 이에 대해 김학서 당원은 “그동안 지역 당원협의회는 당원 관리조직 그 이상이 아니었다”며 “그걸 뛰어넘는 지역정치 활동을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데 당헌당규제개정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활동을 잘하는 당원협의회도 있지만 그것도 일부분이고, 사실 각 지역별로 가면 시민단체조차 형성이 안된 곳도 있다”며 “그러한 지역에서 시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은 지역 당협만 건설해서 될 문제는 아니며, 부문 당협은 그러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쟁점3. 전국위원회는 직선? 간선?

전국위원회 관련 논쟁은 전국위원을 당원 직선으로 뽑을 것인지, 대의원에게 후보자격과 투표권을 부여하는 간선으로 뽑을 것인지의 문제였다. 간선을 주장하는 측은 “전국위원과 대의원을 상호연관된 선출구조로 가져가고, 대의원 중에서 전국위원을 선출함으로서 활동에 대한 공동책임과 견제, 감시까지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패널로 참석한 권병덕 당원은 “전국위원은 당 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단위로 이러한 중요한 직책에 간선과 직선이 논쟁된다는 것 자체가 비극적”이라며 “당원들은 이번 선거를 당 대의원을 뽑으려 하는 것이지, 중앙위원 후보를 뽑으려 하는 것이 아닌데 합의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대의원이 전국위원이 된다면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서울시당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당헌당규상 당 대표의 권한이 굉장히 강하고, 정책당대회가 2년에 1번 열리는 상황에서 일상적으로 막강한 당 대표의 권한에 견제역할을 하기 위해 대의원대회의 일부를 위임받아 전국위원을 선출하자는 것”이라며 “전국위원의 의장은 당 대표가 아닌 선출된 자가 맡는 등 당대표 권력의 견제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쟁점4. 추첨제 도입하나?

추첨제는 그야말로 “유래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날 토론회에서도 뜨거운 쟁점이 되었다. 권병덕 당원은 대의원과 전국위원의 일부분을 추첨으로 선출하자는 당헌당규제개정안에 대해 “당은 숙고와 고민이 필요하지, 실험이 필요하지 않다”며 일축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유래가 없고 그 사례가 빈곤하며, 정치학에서는 이론적 논의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추첨된 대의원은 당원의 의사를 반영하지도 않고 오로지 개인의 의사를 반영하게 되는 것으며 따라서 당원들의 통제와 제어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민우 당원은 “진보신당은 한국사회를 변혁시키는 실험 중”이라며 “실험이 필요없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의 완벽한 체제는 있을 수 없고 대의민주주의 역시 똑같다”며 “추첨제는 대의체제에 문제의식을 갖고 대안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정진 당헌당규소위 위원도 “당의 추첨제 대의원이 만약 정파갈등이 빚어졌을 때 안전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파가 생겨나다 보면 어떤 안건들은 민감하고 편향된 안건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안건의 경우 추첨제 대의원이나 전국위원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날 토론회 결과가 실질적으로 얼만큼 반영될 수 있는지 따져묻는 당원들도 많았다. 이에 대해 김형탁 당헌당규소위 위원장은 “당헌당규 소위 회의를 거쳐, 오늘 토론회를 통해 나온 근거 있는 의견들을 반영해 확대운영위원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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