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당사자 운동, 안녕합니다"
    2009년 02월 12일 09: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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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08년 한 해 동안 ‘20대 데뷔 네트워킹센터’ 희망청에서 6명의 20대 동료들과 활동하면서 20대 당사자 운동을 해왔다. 지난 한해 활동을 평가하고 2009년 희망청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근래에, 지인들에게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박권일씨가 <레디앙>에 쓴 ‘88세대론 <조선> 독우물에 빠지다‘라는 칼럼에서 희망청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글을 확인하여 보니, 우석훈씨가 20대 창업운동의 한 방향으로써 변희재씨의 실크로드 CEO포럼에 대해 어떤 맥락에서 일부 긍정한 글에 대한 비판이 글의 주요한 요지였다.

"박권일씨는 너무 걱정 마시라"

논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희망청의 활동과 20대 당사자 운동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요지는 악전 고투 끝에 지리멸렬하게 흩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대 당사자 운동의 현장에서 88만원 세대의 움직임을 지켜볼 때, 각종 시민단체 안에서 20대를 특화시킨 포럼이나 활동들이 늘어났고, 대표적인 20대 당사자 조직이라 할 수 있는 대학 학생운동의 ‘등록금’ 의제가 주요한 문제로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등, 지난해 20대 당사자 운동의 전반적인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 사진=희망청

그리고 박권일씨가 언급한 ‘희망청’에 대해서 대답을 하자면, 애정을 가지고 걱정을 해준 점에 대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너무 걱정마시라."고 해야겠다. 지난해 희망청은 20대를 위한 정책 제안을 제시하는 퍼포먼스를 전개하였고, 사회적 기업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20대 당사자 운동을 펼침으로써 분주하게 활동하였다.

전례가 없었던 사회운동을 백지에서 시작했던 만큼 어려움도 많았고,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은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벤트 회사’를 운운한 이야기는 희망청이 겪은 어려움과도 무관하며 희망청 멤버들이 희망청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과 너무 다르다.

게다가 이렇게 공식적인 지면을 통해서 희망청이라는 20대 당사자 운동의 신생 조직에 대해 위기 운운하며 과장하는 것은 박권일씨가 바라는 논쟁 구도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지난해 희망청 멤버들이 한 명 빼고 모두가 그만두었다는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

희망청은 현재 2008년 활동의 계승을 위해 2008년 멤버 2명에 새로운 멤버 2명, 총 4명의 상근 인원과 함께 2009년 새로운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간 희망청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함께 일하는 재단>과 <사회적기업 노리단>에서 팀장급 2명이 합류해 20대의 사회적 데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보다 탄탄하게 운영할 예정이다.

2008년 함께 했던 6명의 20대 상근자 중에서 1명은 20대 창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3명은 희망청에서 했던 많은 활동 경험을 공부와 다른 사회 현장 경험으로 소화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아울러 이들 모두 2009 희망청 활동의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20대 운동 비정규직 운동 수렴 주장 동의 어려워

박권일 씨가 ’88세대론 <조선> 독우물에 빠지다’에서 지적한 "88세대 운동이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계급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수긍할 대목이 많다. 하지만 20대 세대운동이 종국에 비정규직 운동으로 수렴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동의하기가 어렵다.

지금 20대가 처한 사회적 신분은 비단 ‘비정규직’이란 이름 하나로 모두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량진과 취업뽀개기의 수백만 취업 준비생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다. 니트족이나, 지방대 등 20대는 다양한 형태의 계급적 소외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당사자 조직 또한 다양한 형태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이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이들의 유연한 연대체를 구상함에 있어 ‘88만원 세대’라는 프레임은 여전히 유효하다.

2008년에 88만원 세대 당사자 운동이 시작되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였다면, 2009년은 그 실험이 뿌리를 내려 이 사회에서 잘 성장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 이에 『88만원 세대』의 두 저자는 20대 당사자인 우리들 그리고 또 다른 20대들과 함께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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