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2009년 02월 11일 11:56 오전

    Print Friendly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화해를 넘어 협력까지 예고하면서 적대 국가들과의 관계개선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취임 뒤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국가안보팀이 대이란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고, 건설적 대화를 나누며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을 찾고 있다"며 관개개선에 적극적 의지를 드러냈다. 이란에 경제봉쇄와 군사적 압력 등 적대적 공세를 취해왔던 이전 부시 행정부와는 180도 달라진 자세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지역의 안정과 마약거래 차단을 위해 이란에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성공한다면 오바마는 상대를 적으로 돌려세우는 대신 끌어안는 포용의 정치로 국익을 챙기게 될 것이다. 공통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적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실리이고 외교다. 그리고 그 도구는 대화와 설득이다.

    반면, 국내 정치상황은 암담하기만 하다. 사회갈등이 이곳저곳에서 불거져 나오는데도 대화와 타협은 없이 ‘불도저식 밀어붙이기’만 난무한다.

    용산재개발 현장에서 경찰 수뇌부의 성급하고 강경한 진압작전 지시로 철거민과 경찰 모두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벌어졌는데도 검찰은 철거민만 처벌하고, 경찰 수뇌부에는 면죄부를 줬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떼법 청산’을 거듭 강조하고, 경찰은 10년 만에 최루탄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원세훈 국정원장 후보자는 10일 청문회에서 "정치정보 수집은 불가피하다"고 밝혀 ‘과거 안기부의 정치사찰 재현’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와중에 남북 대화단절로 서해안에서는 무력충돌 긴장이 고조되는 등 남북관계마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여론이 심상치 않으면 대화와 타협으로 설득을 이끌어 내는 것이 순리인데 정부는 더 강한 공권력으로 누르려고만 한다. 이것이 과연 오바마와 닮았다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실이 이러니 곳곳에서 이런 소리마저 들린다. ‘청와대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다음은 11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70·80년대 ‘정치검찰’로 회귀>
    국민일보 <솔직해진 정부>
    동아일보 <강남3구 투기지역 20일께 푼다>
    서울신문 <강력한 경기부양책 펼친다>
    세계일보 <‘노·노가정’ 복지사각서 신음>
    조선일보 <교사 1명의 ‘방과후 수업 혁명’ 미술반 18명 중 17명 대학 합격>
    중앙일보 <존엄사 가이드라인 나왔다>
    한겨레 <"국정원, 정치정보 수집 불가피">
    한국일보 <성장률 3→-2%로 하향 일자리 20만개 감소 예상>

    경향 "70·80년대 ‘정치검찰’로 회귀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11일자 1면 머리기사 <70·80년대 ‘정치검찰’로 회귀>에서 ‘정치 검찰로의 회귀’를 키워드로 잡았다. 최근 검찰의 행보를 보면 "1970∼80년대 정권의 정치적 도구였던 ‘정치 검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경향신문 2월11일자 1면  
     

    경향신문은 "용산참사에 대해 경찰 책임을 무혐의 처분한 데 맞춰 김경한 법무장관은 ‘떼법 청산’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검찰 공안부는 용산 시위의 배후세력을 색출하는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침에 검찰이 적극 호응하는 기류"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검찰의 용산 참사 후속 수사는 공안 검사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검찰은 전철연 남경남 의장의 체포시기를 조율하고 있으며 전철연이 개입한 다른 모든 농성 지역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어서 강도 높은 수사가 예고 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설 <‘공안 참사’를 공안통치 강화로 풀겠다니>에서도 "누차 강조했듯이 이번 참사의 근인은 밀어붙이기식 공안통치와 서민의 설자리가 없는 MB식 재개발 정책의 폐단이다. 절박한 생존권 요구를 공권력이 짓밞음으로써 빚어진 ‘공안 참사’인 것"이라며 "하지만 정권은 또 역주행을 하고 있다. 공안 참사를 공안 통치화로 풀겠다니 참사의 근원적 수습은 요원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겨레, "공안통치 강화…최루탄 시위진압 검토"

    한겨레도 ‘공안 통치 강화’에 주목했다. 한겨레는 1면 <경찰수장은 ‘사퇴’ 공안통치는 ‘강화’> 기사에서 "정부는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사퇴시켰으나 사태의 근본 원인인 공안적 통치기조는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청와대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를 거부했으며, 경찰은 10년 만에 최루탄 재사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2월11일자 1면  
     

    한겨레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10일 국무회의에서 불법·폭력집회로 경찰의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앞으로도 국민의 집단적 의사표현에 대해 공권력을 앞세운 공안통치 기조로 대응할 방침임을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청은 이에 앞서 9일 한나라당 소속 행정안전위원들과의 실무당정협의에서 "일반 국민의 피해가 없는 경우에는 최루탄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1998년 이후 중단됐던 최루탄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원세훈 국정원장 후보자 "정치정보 수집 불가피"…정치사찰 망령 되살아나나

    ‘공안정국으로의 회귀’ 논란에는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도 있었다. 원 후보자는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정보 수집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또 국정원법 개정과 테러방지법 제정 의지도 밝혀, 국정원의 정치사찰 및 직무범위 확대를 둘러싼 논란을 증폭시켰다.

       
      ▲ 조선일보 2월11일자 5면  
     

    원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국가의 주요한 결정은 정치가 하는데, 우리나라의 체제 전복세력에는 정치권이 침투 대상이 된다"며 "정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정보 수집을 할 수 없도록 한 국정원의 직무수행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이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원 후보자가 국정원 수장으로서 본격적인 정치사찰에 나서 결국 국정원을 과거 정보기관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정원이 대통령이나 특정 정권의 권력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다.

    한겨레는 이 내용을 3면과 4면에 걸쳐 크게 실었다. 한겨레는 3면 <국정원 ‘정권 친위부대’로…정치사찰 부활 가능성>과 4면 <야당 ‘중정 시절로 돌아가나’ 맹공> 기사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부시장이었던 원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내정한 것은 ‘정권 보위기구화’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도 날선 비판은 하지 않았지만 원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아슬아슬하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5면 <"정치행보 수집" 행정전문가의 아슬아슬 ‘정보 시운전’> 기사에서 "원 후보자의 ‘정치 정보 수집’ 발언은 큰 논란을 야기했다"며 "정치인들에게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중앙정보부) 울렁증’이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땅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원 후보자의 부인 이모씨와 누나 원모씨가 1999년 포천시의 논밭 2필지를 8600만원에 매입했는데 등기부상에선 이씨의 이름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원 후보자는 이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한나라 "쟁점법안 단독상정과 심의도 불사"…2월 국회 파국 예고

    한나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법안의 단독 상정과 심의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동아일보 6면 <"상임위 단독 상정-심의 불사" / 여, 쟁점법안 처리 총력태세> 기사에 따르면 홍준표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이 독려해서 모든 법안을 상정해 달라"며 "야당과 협의가 안 되면 단독으로라도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한나라당이 ‘단독 상임위 강행’ 의지를 내비친 것은 민주당이 정무위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등 상당수 쟁점 상임위에서 법안의 상정 내지 심의 자체를 거부하며 ‘시간 끌기’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미디어 관련법 등 주요 쟁점법안을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할 경우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법안 통과를 놓고 충돌이 예상된다.

    최시중 위원장 ‘미디어 산업구조 개편’ 발언에 시각차

    프랑스와 영국을 방문 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동행한 기자들을 상대로 정부의 미디어법안 홍보에 앞장서면서 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최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 융합과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미디어 산업구조 개편이 세계적 추세임을 확인했다"며 신문방송 겸영 추진 의사를 밝히고 "KBS의 위상을 변화시키는 공영방송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동아일보는 8면 <"신속한 신방겸영 논의로 미디어산업 동력 찾아야"> 기사를, 중앙일보는 8면에 <"매체 간 칸막이 치는 건 현실 퇴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신방겸영과 관련한 논란을 의식한 듯 "방송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만 되면 여론 독과점 방지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발언에 초점을 맞췄다.

       
      ▲ 경향신문 2월11일자 23면  
     

    반면, 경향신문은 23면 <최시중의 ‘미디어법안 홍보 외유’> 기사에서 최 위원장이 해외에 나가 일방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합의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장이 방통위법에 규정된 정치적 독립성과 직무의 중립성 준수 의무를 위반하고, 혈세를 들여 해외에서 특정 정당의 논리를 일방적으로 전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무현-정세균 봉하마을서 비공개 회동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지난 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비공개 회동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 국민일보 2월11일자 1면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은 "정 대표가 7일 부산 울산 경남 ‘MB악법 결의대회’에 참석한 뒤 다음날 대구로 가기 직전 신년인사차 들러 한 시간 정도 만나 덕담을 나눴다"며 "정치적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월 재보선 출마 움직임에 부정적인 정 대표와의 만남이어서 언론들은 이 자리에서 정 전 장관의 출마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도 논의됐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