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모든 교통이 정지됐다
그러나 프랑스 전체가 움직였다
    2009년 01월 30일 02: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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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9일. 프랑스의 모든 교통이 멈췄다. 시스템도 멈췄다. 하지만 이날 프랑스 전체가 움직였다. 거리에서 거리로. 도시에서 도시로. 노동자 학생에서 연구자까지. 그들이 프랑스를 움직였다. 문자 그대로의 ‘총’파업이었다. 

   
  ▲ 수많은 인파와 깃발이 거리를 가득 메운 29일 프랑스 거리 (사진=박지연 파리통신원)

이날의 격렬한 현장 소식을 전하기 전에 잠깐 두 달 전 방문했던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사무실 풍경을 소개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를 프랑스 노동자들은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CGT측에 부탁하여 각 부문의 노동자들을 CGT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규직까지 고용 불안

제일 심각한 자동차, 건설업계는 다른 분야보다도 먼저 위기를 체감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아직은 견딜만하다"고 말했다. 르노자동차, 푸조자동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지난 연초부터 시작된 순환휴직 상태로 한 주 쉬고 한 주 일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근무시간이 단축돼 월 수입이 줄어들어서, 새 학기가 시작됐는데도 아이들의 새 옷과 운동화를 못 사주는 것 말고는 그래도 큰 기업에 다니는 걸로 만족한다"고 대답했었다.

스무 살 적부터 건설 공사판에서 평생을 보낸 리베로씨-그는 지금 48세다-는 자신은 건설노조에 가입되어 있어서 회사 측이 마음대로 해고는 할 수 없지만, 자신의 비정규직인 동료들은 더 이상 회사에서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 측이 지불해야 하는 실업 수당이 끝나는 두 달 뒤에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로부터 두어 달이 지났고, 이날 29일 모든 노동자, 실업자, 학생, 연구자들이 총파업으로 일어났다. 리베로씨가 걱정하던 비정규직의 해고뿐만 아니라 정규직도 순환휴직, 해고 등 위협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사르코지 정권이 경제 위기를 전면적으로 노동자 계급에게 전가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총파업의 깃발을 들고 2백50만명이 거리를 메웠다. 기차도 전철도 버스도 멈췄다. 에어프랑스 노조원들도 공항으로 가는 대신 거리로 모였다. 병원은 비상 체제만 돌아갈 수 있도록 했으며, 하얀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도 행진에 동참했다. 

이번 총파업은 총체적으로 사르코지 정부가 행해온 모든 ‘사회 재정비’ 사업, 이를테면 교원 감축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교육법, 권력의 방송 장악과 대기업에 방송을 넘겨주는 방송법, 공기업의 사유화(민영화) 등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르코지에게 정책 실패를 인정하라는 프랑스 시민의 의지와 경제 위기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겹쳐진 결과였으며, 사르코지 정권의 신주유주의 정책의 물꼬를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사르코지 정책 방향 바꾸겠다

29일 대규모 총파업 시위에서 등장한 ‘사르코지 퇴진’ 이라는 구호는 현재의 프랑스 상황을 함축하고 있다. 거부와 비판에서 퇴진까지 구호는 ‘진화’되고 있는 중이다. 

프랑스 혁명의 상징인 바스티유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29일 오후 2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선두에 서서 출발했다. 사회당, 공산당, 반자본주의신당, 노동자투쟁당 등 정당이 그 뒤를 호위하며 리퍼블릭 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하였으며, 고등학생이 그 뒤를 바짝 따라 걸었다.

연이어 언론노조, 국가 연구단체, 과학자들, 배우협회, 법복을 입은 법관들도 오늘은 파업을 선언하며 거리에서 함께 하였다. Sud, CFDT, 노동자의 힘 등의 각 노동조합 전국조직들이 대열을 이어갔으며 그 사이 사이에는 가족끼리, 친구끼리, 심지어 예닐곱 살 먹은 초등학생 반 친구 5명이 교육법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큰 시위 물결 사이에 끼어 있었다.

   
  ▲ 비정규직 노동자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박지연 파리통신원)

그 뒤로는 예술가협회, 아나키스트 조직, 동성애 단체들이 화려함과 예술행위를 가미한 행진을 시작하였다. 또 그 뒤에는 프랑스 최대의 노동조합 조직인 CGT가 행진을 시작했다. 금속, 전기, 건축, 의료보험, 우체국등 각 산별 노조의 노동자들이 너무 많아 그들이 출발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기 시작했다.

맨 마지막으로 대학의 교수들과 학생들이 어깨를 걸고 바스티유 광장에서 집결지를 향해 행진의 걸음을 뗐을 때는 이미 어둠이 깔린 저녁 7시가 넘어서고 있었으며, 선두는 이미 리퍼블릭 광장에 모여 집회를 하고 있었다.

   
  ▲ 사진=박지연 파리통신원

이처럼 총파업 참여 세력이 다양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의 경제 위기의 칼날이 모두들에게 위협으로 되돌아 왔기 때문이다. 우체국, 철도청 등의 민영화 계획과 같은 사르코지 정부의 계속되는 정책 실패는 사회보장 제도를 더 취약하게 만들면서, 특히 고용 불안정을 더 가속화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날 총파업과 관련하여 프랑스 공산당, 반자본주의신당, 좌파당 등 프랑스 내 10개의 좌파당이 연합으로 성명서를 채택하였다. 

10개 좌파 정당 공동성명서

“이 위기는 민중계급을 강타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커져가는데, 정치권력은 특권층의 혜택만을 위해 복무한다.”고 시작되는 이 성명서에서 이들 10개 좌파 정당은 이제 반격의 시각이 왔음을 선포하며 모든 노동자 계급과 민중들은 29일 총파업 투쟁을 계기로 일어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성명서에 따르면 두 달 만에 실업자의 수가 10만 명 이상 증가했으며 해고와 실업이 만연하고 있으며, 가장 먼저 임시직과 비정규직이 이 위기에 전면적으로 노출돼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이는 공공 부문 고용 감축을 감행한 사기업화와 자유화의 변형에 따른 다양한 계획 때문이라고 이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또 “저항은 존재한다. 임금노동자들은 해고에 대항하여 준비하고 민중들과 함께 시위를 준비한다. 교육자들, 특히 고등학생들과 교사들, 불법체류 노동자들, 온전한 주거 환경을 갖추지 못한 가족들, 이 모두들은 우리와 함께 투쟁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현재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의 정치"가 필요하며 그것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자본의 임금 노동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다시 제기하며 특혜와 금융 투기를 해결해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좌파 정당들은 “사회적 권리와 임금 노동자들이 우선적으로 배려되어야 하며, 지금의 특권층과 투기자들을 위한 세금 제도가 아니라, 좀 더 많은 이들이 좀 더 잘살기 위해 사회적 약자들에게 경제 이익과 분담금에 관한 임무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고용과 사회 주택, 공공서비스 그리고 환경 위기와 같이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 공공적 예산이 강화된 재정 정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당원 등 ‘용산 참사’ 고발

한편 이날 시위는 파리에 거주하는 진보신당 당원과 한인 유학생들도 같이 했다. 이들은 용산 참사를 프랑스 사회에 적극 알리고 한국 정부에 대한 항의운동을 조직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용산의 참담했던 사진이 실린 플래카드와 전단지를 나누며 행진을 했다.

   
  ▲ ‘용산참사’와 관련된 현수막을 펼쳐든 프랑스내 진보신당 당원들 (사진=박지연 파리통신원)

이미 프랑스내 군소 정치 소그룹의 사이트들은 ‘반테러 작전에나 내보는 특공대를 도시 재정비에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투입하였으며, 이는 울트라 자유주의의 숨겨진 이면일 뿐만 아니라, 결국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살인마가 됐다는 걸 말한다. 폭력과 살인 행각을 결코 용서 할 수 없다’는 글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이런 글들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때문인지 용산참사에 대하여 한국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을 때 많은 이들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기도 했다. 한국측 시위 참가자들은 이명박 정부 또한 사르코지와 다르지 않는 초강력 신자유주의의 울타리에 함께 있으며 용산 참사 또한 이런 틀 속에서 발생된 만행임을 계속 알려 나갔다.

진보신당 유럽모임과 진보유로넷은 이번 사건을 각국의 언어로 번역하여 현지 언론사에 제보하고 각각의 지역에 용산 참사에 대한 진상을 알리고 연대 투쟁을 조직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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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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