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추위 속 시민 3천여명 집회 행진
    “학살만행 저지른 이명박 퇴진하라”
    By mywank
        2009년 01월 24일 12: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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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많이 춥죠? 그래도 이 자리를 지키실 거죠?”
    “투쟁~ 투쟁~ 투쟁”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몰아친 23일 저녁. 3,000여명의 시민들이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추모대회’에 참석해 분노와 저항의 집회를 열었다.  

       

      ▲ 23일 저녁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추모대회’ 참석자들이 집회 시작 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저녁 7시 서울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학살 만행, 이명박 퇴진’, ‘김석기, 원세훈 구속수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경찰의 강제진압을 규탄하는 한편,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김석기, 원세훈 구속수사

    ‘용산 5적을 공개 수배합니다.’

    한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박장규 용산구청장 등을 ‘용산 5적’으로 규정해, 공개수배를 요청하는 피켓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다른 시민도 ‘용산 5적 똥덩어리’라는 피켓 들고 이들을 규탄했다.

    집회장 한편에서는 일부 네티즌들이 설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는 시민들을 향해, “명박퇴진, 독재타도”를 연호했으며, 문화예술인들은 사전행사로 ‘용산 참사’의 참혹함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추모대회가 시작되자, 박래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 공동 집행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용산 참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것이 학살이다’ (사진=손기영 기자) 

    “4일 전 그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살인 특공대가 철거민들을 공격했고, 사망자들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채, 강제로 부검까지 했습니다. 또 ‘화염병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마녀사냥을 하고 있습니다. 저 짐승들 때문에 유가족들이 울고 있으며, 죽은 사람이 두 번 죽고 있습니다.

    우리는 저들을 절대 용서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불법행위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이 나라는 ‘겨울 공화국’입니다. 겨울공화국에서 벗어나 민주공화국에서 살기 위해, 우리는 고향에 가서 지금 용산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전하고 같이 토론해야 합니다.”

    짐승들 때문에 인간이 울고 있다

    이날 추모대회에서 ‘용산 참사’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상영되자, 얼굴을 감싸며 계속 눈물을 흘렸던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인태순 ‘용산 철거민 대책위원회’ 대표도 무대로 나와 규탄발언을 이어갔다.

    “철거민들이 죽으려고 건물 옥상에 올라간 것이 아닙니다. 경찰이 단 한 마디 협상도 없이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의 시신에 칼을 대고, 철거민들을 폭도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설에는 용역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졌던 사람들이었는데…. 철거민들이 왜 폭도입니까.”

       
      ▲유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김석기, 원세훈 구속수사’ (사진=손기영 기자) 

    이날 무대 앞에 걸린 현수막에는 ‘용산 참사’로 숨진 고 양회성·윤용현·이상림·이성수·한대성 씨의 생전 사진이 있었다. 유가족들이 무대로 나오자, 시민들은 소리 높여 “힘내세요”를 외쳤다. 유가족들은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저희들의 든든한 빽”이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유가족을 대표해서, 고 이성수 씨의 부인인 권명숙 씨가 발언을 했다.

    죽은 다음에 오는 정치인과 언론인들

    “사고가 난 지 며칠이 지났지만, 가슴을 추스를 수가 없습니다. 한 순간에 남편을 잃으니까 머리가 까맣게 타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남편과 어버님이 왜 돌아가셨는지, 왜 시신이 훼손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희들에게 세상은 가혹한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쫓겨날 때, 신문에 나온 적이 있습니까. 그동안 언론이 제대로 보도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또 이번에 제 남편이 돌아가셨을 때 국회의원들이 왔지만, 우리가 도움이 필요했을 때 정치인들이 왔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가난한 저희들을 위해 힘을 보태주세요.”

       
      ▲참가자들이 ‘용산 참사’ 현장까지 거리행진을 시도하자, 경찰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는 이날 추모대회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구속된 철거민을 석방하고 학살 주범 김석기 청장과 원세훈 장관을 파면,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며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뉴타운 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오세훈 시장과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철거민에 대한 적절한 이주 대책을 마련하고,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가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고, 사망자와 유가족은 물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촌로터리까지 행진

    이날 밤 9시 10분경 추모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유가족들과 함께 인도를 통해서 ‘용산 참사’ 현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려고 했지만, 지하철 서울역 14번 출구 앞에서 전경 50여명이 인도를 봉쇄한 채 이들의 행진을 막았다.

    10여 분 동안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인 시민들은 행진 방향을 바꿔서 서부역, 충정로, 아현동을 거쳐, 신촌 로터리와 홍익대학교 주변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민들의 행진을 제지하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되지 않았다.

    한편,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대책위’는 설 연휴인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참사 현장인 용산구 남일당 건물 주변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기로 했으며,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당직자들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또 오는 31일 청계광장에서 ‘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추모대회에는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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