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포트폴리오 들고 일자리 구해봐라"
    2008년 12월 02일 09: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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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일 밤, 진보신당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이날 아침 이명박 대통령의 아침라디오 방송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특히 이 대통령이 이날 집중적으로 거론한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해 “이명박 학생, 데모하다 징역 살고, 군대는 폐가 나빠서 면제. 이런 프토폴리오를 들고 한 번 직접 일자리 구하는 데에 나서 보면 어떨까”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 대통령의 연설은)지방에 내려가면 일자리가 얼마든지 있는데 요즘 애들이 군기가 빠져 냉난방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 있는 일자리도 마다한다는 얘기”라고 정리하며 “당장 실업에서 해방시켜 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지금은 힘들어도 희망은 있도록 비전 정도는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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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진 교수의 이 대통령 라디오 연설 비평 전문

오늘 아침에 했다는 방송의 원고를 읽고 기가 막혀서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네요. 아무리 눈 씻고 봐도, 제대로 된 고용 창출에 관한 얘기는 하나도 없네요. 그러면서 기껏 내놓는 얘기가, 해외자원봉사와 워킹홀리데입니다. 이걸 고용대책이라고 내놓다니, 이 정도면 거의 개그 수준이죠. 그런데 청와대산 개그는 실없이 웃다가 마지막에는 서글퍼지는 특징이 있어요.

쉽게 말하면, 지방에 내려가면 일자리가 얼마든지 있는데 요즘 애들이 군기가 빠져 냉난방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 있는 일자리도 마다한다는 얘기죠? 이 정책의 유일한 근거가 자기가 사석에서 들었다는 ‘일화’입니다. 대통령 각하, 지금 서울에만 일자리가 없는 줄 아나 봅니다. 지방에서라도 뽑아만 준다면, 이력서 들고 오지라도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 젊은이들이 아마 몇 개 군단 병력은 될 겁니다.

그리고는 ‘워킹 홀리데이’를 말씀하시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취업이 아니라, 돈 없는 집 자식이 어학연수를 받는 방식의 하나인 것 같아요. 도대체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얼마 짜리죠? 반 년? 아니면 1년? 그 반년 혹은 1년 동안은 국내의 실업통계로 잡히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그 기간 동안 열심히 워킹 홀리데이 해서 영어 실력을 쌓아 돌아와도, 이 땅에는 받아줄 데가 없어요. 그게 문제지요.

그러니 해외로 취업을 나가라구요? 대통령 말씀하신 것처럼 선진국은 청년실업률이 대한민국보다 더 높아 10%라면서요? 국내에서도 일자리를 못 얻는 젊은이들이 머나먼 외국에서, 그것도 사정이 대한민국보다 더 어려운 나라에서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구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게다가 자기 나라 젊은이들 일자리도 못 주는 나라에서 외국인들에게 취업 비자나 제대로 내줄까요?

후진국으로 가면 된다구요? 그래서 각국의 글로벌 리더로 보낸다구요. 노회찬 대표가 영상에서 계산한 것처럼 한 달에 60만원 남짓 받고 봉사 활동 가는 것을 과연 ‘취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게다가 그 기간은 얼마나 됩니까? 봉사도 좋지만, 영원히 봉사만 하며 살 수는 없는 일, 그 젊은이들도 빨리 돌아와 일자리를 찾아야 하지 않나요? 실업통계에만 안 잡히면 실업이 아닌가요?

당장 실업에서 해방시켜 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희망은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면, 그런 비전 정도는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국민들 세금 받아서 어디에 쓰나요?고작 내놓은 발상이 ‘대운하면 어떻고, 4대강 정비면 어떠냐’, 이거저거 가릴 것 없이 일단 공사판 벌여놓을 테니, 냉난방 되는 곳에서 호강할 생각말고 밖에서 고생할 생각이나 해라?

그러는 대통령 영식께서는 사돈기업에 취직하시더구먼…. 근데 한국 타이어는 냉난방도 안 되나?

툭하면 자기 성공담 늘어놓습니다. (예, 이명박 대통령이 입사했을 때 그 회사는 80명 남짓의 중소기업이었지요? 그리고 그 회사 떠나자마자 바로 도산했지요.) 6~70년대야 한국이 개발도상국, 정신 없이 성장하느라 거의 완전고용 상태였지요. 그때랑 지금이 상황이 같나요? 그런 의미에서 실험을 한번 해 보지요. 이명박 학생, 데모하다 징역 살고, 군대는 폐가 나빠서 면제. 이런 프토폴리오를 들고 한번 직접 일자리 구하는 데에 나서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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