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식 습지정책'이 중요하다
        2008년 11월 27일 06: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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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DP-GEF 국가습지보전사업관리단 주최로 중국과 일본의 연안습지와 내륙습지를 견학하고 왔습니다. 외환위기 등 어려운 국가 경제 상황에도 참가자들이 십시일반하여 최대한 많은 것을 견학하고 왔습니다.

    ‘견학 결과는 한마디로 허탈하다’였습니다. 금강하류 보전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숭명 동탄의 양쯔강 하류 습지 규모를 보고, 금강과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여동의 갯벌은 경운기를 타고 한 시간을 달렸지만, 그 끝을 볼 수 없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습지

       
    ▲ 항저우의 서계 습지
     

    중국은 대륙뿐만 아니라, 갯벌도 매우 넓었습니다. 항주의 서계 국가습지공원은 인공습지로서 그 규모가 천만 평이 넘었고, 조성 비용만 해도 1조원이 넘게 들었다고 합니다. 2천여 명의 지역주민을 이주시켜 조성한 국가습지공원은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명물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거대한 습지에 비해 일본은 소규모 땅에 엄청난 예산을 들여 인공적으로 습지를 조성・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동경만을 매립하여 도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12만 평의 갯벌을 간직한 야쯔갯벌은 람사르 습지에 등록되었고, 그 근처의 산반세 갯벌은 습지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지는 않으나, 야조회 등의 단체들이 람사르 습지에 등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더욱 일본스러운 것은 물류기지가 있는 간척지 일부를 활용하여 조류공원을 조성하였는데, 일본식 정원과 같은 쌈지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일본은 연간 수십만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어린이들의 생태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 모두 정부나 지자체, 시민단체가 협력하여 습지보전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습지보전지역 지정과 조성은 국가가, 관리는 지자체에서 수행하였으며, 원주민들에 대한 보상이나 혜택은 우리나라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이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습지는 시민들의 교육적 기능과 도심을 맑게 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환경적 기능,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관광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다목적 기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인공관리되는 습지는 한계 보일 수밖에

    그러나, 필자는 두 나라의 습지를 보면서 많은 아쉬움도 안고 왔습니다. 한 나라의 정책이 다른 국가나 모든 사람들한테 만족시킬 수 없겠지만, 그래도 두 나라의 습지가 얼마나 유지가 될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중국은 광활한 양쯔강 하류와 여동 해안가에 대규모 간척사업을 추진하며 한켠엔 산업단지와 관광단지를, 한쪽은 습지를 인공적으로 조성・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진 관광지가 활성화되지 않아, 철새들의 쉼터로 활용되지만, 곧 관광지 내에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들어설 경우, 그 연안습지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항주 최대의 내륙습지인 서계국가습지공원도 인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습지가 자연생태의 그 모습을 언제까지 간직할지 의문입니다. 인공습지를 사람들이 계속 관리한다면 자연스러운 생태계를 갖추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자투리만 남아있는 일본의 동경만 갯벌은 지속적인 토사 유출과 생태계 변화로 여느 갯벌의 정상적인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람사르에 등록한 야쯔갯벌은 뻘이 사라지기 시작하여, 인공적으로 뻘을 공급할 계획이라 합니다.

    인공적으로라도 습지를 조성하여, 뭍 생명체들의 쉼터를 제공한다는 정책은 매우 높게 평가하나, 자연생태는 사람들의 인위적인 손길로는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는 경상남도 창원에서 제10차 람사르 총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람사르 총회에서는 습지의 보전과 관리가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전 세계인이 공감하였습니다.

    중국-일본 방식 본받을 것 없어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가 97년 대암산 용늪을 시작으로 창녕 우포늪, 순천만 갯벌 등 람사르에 등록한 습지가 8곳이었는데, 이번에 강화도 매화마름 군락지와 강원도 오대산 습지, 제주도 물장오리를 추가로 등록하여, 총 11개의 습지가 등록되었다는 것입니다.

    중국처럼 거대하지도 않고, 일본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인 습지도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습지는 나름의 아름다움과 생태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습지입니다.

       
    ▲ 공원처럼 조성돼 있는 일본 습지
     

    그런데, 우리나라 정책 입안자들이 새만금 간척사업도 모자라, 경남 남해안 일대의 갯벌을 매립하여 중국과 일본처럼 일부 공단 및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일부는 인공습지를 조성하려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히 우리나라와의 실정과는 맞지 않는 것입니다.

    내륙의 농공단지나 공업지역은 텅텅 비어있는데, 천혜의 갯벌을 매립하여 공단과 습지를 조화시키겠다는 것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이며, 우리나라 연안습지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입니다. 갯벌을 매립하여 관광효과를 얻기 위한 중국이나 일본의 인공습지 조성・관리정책은 그들의 방식인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그들 역시 인공습지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한 그들의 정책을 답습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나라 갯벌 매립정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합니다.

    습지는 생태계의 완결편입니다. 생태계가 건강해야 인류도 건강히 유지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자본을 들여 인공습지를 조성하여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자연습지를 잘 보전하여 생명의 소리를 간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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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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