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한 때”
By mywank
    2008년 11월 24일 01: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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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폭등하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이전의 현상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 등 경제학자들은 24일 오전 11시 대학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강당에서 이명박 정부 경제위기 대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등 현 경제팀을 즉각 경질하고 새롭게 ‘비상경제내각’을 꾸릴 것을 대통령에게 촉구한다”며 “현 경제팀은 위기극복은커녕 오히려 위기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시장참여자들의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어 “이명박 정부는 전근대적 관치금융 행태를 배제하고 상호저축은행, 건설사, 조선사 등 우리경제의 취약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현재와 같이 위기를 숨기고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방식으로는 우리경제를 회생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97년 ‘IMF 위기’ 때 대통령이 경제대책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그 결과를 공식발표했던 것처럼, ‘비상경제대책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 정부는 각 부처의 사전조정 없는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으며, 대통령을 포함한 정책 책임자 간에 정리되지 않은 발언들은 시장의 불신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IMF 때보다 경제위기 심각

아울러 이들은 “위기에 취약한 서민, 중소기업, 자영업자, 실업자 등에 대한 선별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 정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감세와 재정투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부유층에 혜택이 집중되는 반면,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회견에 참석한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는 “경제학자들이 봐도 지금의 경제위기는 ‘IMF 위기’보다 더 심각하다”며 “10년 전 경제위기는 급성이었다면, 지금의 위기는 급성으로 시작된 병이 만성으로 번지면서, 국가 경제의 생명까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어 “더 문제가 되는 것은 ‘IMF 위기’때와는 다르게, 경제위기를 진단하려는 의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옳고 그름을 떠나서, 당시에는 ‘IMF 프로그램’이라도 있어서 여기에 맞춰 중장기적인 경제대책을 세웠다”고 말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권 교수는 또 “이명박 정부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인지, 이들이 추진했던 정책과 반대방향으로 가는 데만 집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의 경제상황과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인 정미화 변호사는 “현 정부 경제사령탑과 경제팀원들의 자질과 위기대응 능력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지금 경제팀은 경제성장을 위한 공격적인 성향의 사람들로 꾸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현 경제팀 ‘공격성향’으로 꾸려져

정 변호사는 이어 “지금처럼 성장보다는 안정이 중시되는 경제위기 때에는 수비위주로 세심하게 실무경제를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 경제팀에 들어가야 한다”며 “지금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필요한 때이지,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버티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03년부터 경실련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DTI(총부채상환비율)를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결국 그 이야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05년부터 대출이 늘어나면서 우리 은행들도 부실화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이어 “그동안 우리 경제에 부동산 거품과 은행들의 대출이 많지 않았다면, 한국경제는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서 세계적인 경제 중심국으로 갈 기회를 얻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경기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투기과열’ 규제들을 풀고 있으며, 결국 DTI 규제도 다 풀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견에는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양혁승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정미화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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