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북정책 해석 제각각
    2008년 11월 20일 10: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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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8일 공식 인터넷 사이트(www.change.gov)에 발표한 ‘오바마-바이든 플랜(The Obama-Biden Plan)’을 통해 차기 행정부의 정책 구상을 밝혔다.

북한 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구상들이 여기서 언급됐다. 20일자 아침신문들은 대부분 이 소식을 1면 주요기사로 다뤘다. 차기 미 행정부 외교정책의 기본방향을 드러내는 열쇠어 중 하나인 ‘터프(tough)’의 번역에서 신문들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북핵 정책과 관련해선 상반된 해석을 하기도 했다.

철도와 수도권 전철을 운영하는 코레일과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노동조합이 밤샘 협상 끝에 20일 예정했던 파업계획을 철회해 철도와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하게 됐고, 한국 축구 대표팀이 같은 날 새벽 사우디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에서 이근호 선수(대구)와 박주영 선수(AS 모나코)의 골을 앞세워 2대0으로 이겼다. 새벽에 일어난 이 사건들의 결과는 아침신문에서 빠졌다.

다음은 20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오바마 “북한과 직접외교”>
국민일보 <국회는 입씨름, 정부는 뒷짐…/ 힘없는 임차농만 생계 위기>
동아일보 <어둠 속에서 빛을 찾는다>
서울신문 <시중금리 끌어내리기>
세계일보 <국내 다국적 제조기업/ 구조조정 태풍 휩싸여>
조선일보 <서민 위한 유가환급금/ 변호사·의사도 받는다>
중앙일보 <은행 대출 왜 안 풀리나 했더니…>
한겨레 <교육청, 교장 불러 역사교과서 교체 지시>
한국일보 <구조조정 하려면 제대로 하라>

경향 “‘북핵’ 압박보다 인센티브”…동아 “‘당근보다 채찍’”

서울신문 1면 기사 <“북핵폐기 강경·직접외교”>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폐기를 위해 강경하고 직접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것을 밝혔다. 또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와 불공정 무역 해결 등을 차기 행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공식 인터넷 사이트에서 공개한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통해서다.

   
▲ 서울신문 11월20일자 1면.
 

‘오바마-바이든 플랜’을 신문들이 기사화한 방식을 보면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경우 ‘tough’의 해석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이 신문들은 제목에서 이 단어를 뺐다. 이를 ‘강경’이나 ‘강인’ 등으로 번역해 제목에 집어넣은 다른 신문들과 견줘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 한겨레 11월20일자 1면.
 

경향신문과 동아일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 정책에 대해선 상반된 해석을 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북핵’ 압박보다 인센티브로 해결 뜻>에서 “집권 초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 대결로 치닫다가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뒤에나 대화로 전환했던 조지 부시 행정부의 해법과 역순으로 접근할 것임을 시사한다. 처음부터 고위급이 포함된 조건 없는 직접외교로 신뢰감을 조성한 뒤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안,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부시 행정부가 냉·온탕식 접근을 시도했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온·냉탕식 해결을 모색할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다.

   
▲ 경향신문 11월20일자 1면.
 

반면 동아일보는 사설 <‘당근보다 채찍’ 오바마-바이든 외교플랜>에서 이를 달리 해석, “오바마 당선인은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인센티브와 실질적인 압박(real incentives and real pressures)’을 기초로 한 ‘강경 외교’를 구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액면 그대로 보면 당근과 채찍을 함께 구사하겠다는 말이지만 북의 오판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경고의 의미가 더 강해 보인다”며 “(오바마 행정부를)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 담긴 것 같다”는 한승주 전 주미대사의 말을 인용했다.

   
▲ 동아일보 11월20일자 사설.
 

국민, ‘쌀직불금 파동’ 후속 점검…“임차농만 생계 위기”

국민일보는 자사가 지난달 2일 처음 보도한 쌀직불금의 문제점이 얼마나 해결됐나를 1면 머리기사에서 살폈다. 신문은 “직불금 문제는 한달음에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기싸움만 벌이며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부재지주의 농사를 대신 지어오던 임차농들은 오히려 농지를 잃은 채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 국민일보 11월20일자 1면.
 

부재지주들은 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을 피해가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소작을 끊고 있고, 심지어 자신을 관청에 신고한 임차농을 협박하는 짓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당국의 직불금 부당 수령 실태조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실경작심사위원회’에 소속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게는 힘 있는 지주들로부터 심심치 않게 압력도 들어오고 있다고도 했다.

신문은 “농민들을 두 번 죽이고 있는 이 엄혹한 현실 앞에서 정치권과 정부는 무능하다 못해 직무유기까지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한나라당, ‘쌀 직불금’ 진상 규명 의지 있나>에서 “‘쌀 소득보전 직불금’ 파동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열흘 째 겉돌고 있다”며 “파행의 근본 원인은 여당인 한나라당의 ‘변심’”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야당보다 정보 접근이 용이한 한나라당이 ‘판도라 상자’의 비밀을 미리 들춰보고는 이를 덮으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자초할 만하다”고 했다. 또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과 한나라당의 사전조율 의혹도 제기했다.

이어 “계획대로라면 국정조사는 1주일 남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자료 접근은 제한하고, 조사 기간 연장은 불가하며, 명단 공개는 최소화하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국정조사 무력화 기도와 다를 바 없다. 그럴 바엔 국정조사를 접고, 특별검사의 수사에 넘기는 게 낫다”고 성토했다.

조선 “서민 위한 유가환급금, 엉뚱한 데로 샌다”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유가 환급금’의 허점을 짚었다. 유가 환급금은 고유가로 인한 저소득층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초과 징수한 세금을 올해와 내년 한시적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신문은 유가 환급금 신청 대상에 포함된 변호사와 의사 등 일부 고소득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 조선일보 11월20일자 1면.
 

그러면서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책정한 3조5000억 원 규모의 유가 환급금이 이처럼 엉뚱한 곳으로 새어 나가는 것은 유가 환급금이 작년 소득만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라며 “직업·자산 등 다른 요소는 제외한 채 작년 근로소득이 3600만 원(자영업자는 2400만 원) 미만이었느냐만을 따지기 때문에 작년 소득이 일시적으로 낮았던 고소득 전문직들도 환급받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반면 노점상이나 일용직·영세업체 근로자처럼 정작 도움이 절실한 비(非)제도권 저소득층은 지원을 못 받고 있다”며 “국세청이 신고된 과세자료를 근거로 지급 대상을 선정하기 때문에 업주가 종업원 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는 소형 식당 같은 영세업체 종사자들은 제외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정부, 역사교과서 교체 일방 지시…비민주적 행태”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를 통해 “교육당국이 비민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폭로했다. 교육청이 교장을 불러 역사교과서 교체를 일방 지시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15일 금성출판사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를 쓰고 있는 49개 고교 교장들을 따로 불러 회의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시교육청 쪽은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국가 정체성 논란이 심각하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가장 문제라는 판단을 하고 있으니 교과협의회 등을 거쳐 교과서가 재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 한겨레 11월20일자 1면.
 

신문은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11일 서울지역 240여 고교에 ‘교과서 수정 주문 계획 및 결과 등을 다음 달 2일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교사들은 교육당국의 노골적 개입에 반발하고 있다. 신문은 윤종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의 말을 빌어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이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기 권한도 아닌 교과서 교체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비민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10면 기사 <교장-교사 ‘교과서 교체’ 마찰>에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학교장이 역사교과서를 바꾸려 하자 역사과 교사들이 반발하는 등 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이 일선 교단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역사교과서 저자들도 교육과학기술부의 수정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국 “‘어정쩡’ 정부, 구조조정 적극 역할 해야”

한국일보는 “닻이 오른 정부와 은행권의 기업 구조조정 항로가 위태위태하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면 머리기사에서다. 신문은 “정책 당국자들은 정책 실패에 따른 사후 책임 때문에 적극 나서길 꺼리고 있지만,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확실한 의지와 방향 제시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조언했다.

경찰, ‘광고주 협박’ 수사 착수

동아·조선·중앙일보 등 신문사 3곳의 광고주에게 광고를 내지 말도록 협박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기소된 누리꾼들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광고주 기업 직원이 폭행, 협박당한 데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동아일보가 A12면 기사 <검 “증인 협박은 중대 범죄…가담자 색출”>에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19일 첨단범죄수사부의 지휘를 받아 서울 서초경찰서가 이 사건 수사를 맡도록 했다.

신문은 “증인에게 어떤 형태로든 폭행과 위협을 하는 것은 사법제도를 부정하는 중대 범죄”라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 “검찰은 증인 협박 및 폭행이 사실로 드러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범죄에 해당돼 피해자의 고발이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각각 A12면과 10면에서 이 소식을 전했으며,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법정 증인 때린 방청객에게 법의 엄정함 보여줘야>와 <증인 폭행하는 무법 재판정 왜 방관하나>란 제목의 관련 사설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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