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그리고 아름다운 일들
    2008년 11월 11일 09: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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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민주노동당 대변인을 마치면서 언젠가 재미있었던 이야기며 여의도 정치의 단면, 당의 속살을 내비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놓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도 이런 계획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며 격려를 했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메모를 진행해놓고 있었다.

머뭇거림과 실행 사이

그러나 이 행복한 계획은 대변인 사퇴 이후 몰입한 지역활동에 밀려났고 그후에는 대선과 분당이라는 정치적 사건을 지나면서 출판 계획조차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물론 책은 내지 않더라도 글이라도 적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분당으로 당을 떠나 이제는 ‘남의 당’이 되어버린 민주노동당에서의 대변인 시절 이야기를 적는다는 것이 생뚱맞기도 하고 민주노동당에 대한 예의도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머뭇거렸다.

그런데 2002년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온갖 고생을 해가며 써나갔던 <민주노동당史>가 다른 의미를 떠나 ‘기억의 기록화’라는 가치만큼은 분명하다면서, "당신이 겪고 느꼈던 당에서의 일들을 잘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을 필요하지 않겠냐"는 후배 기자의 조언이 나에게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앞으로 연재하게 될 모든 글들은 대부분 내 기억에 의존해 있다. 따라서 내 기억보존 시스템에 의해 매우 왜곡될 수도 있고, 같은 일도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른 사실로 기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하게 불완전’하다. 따라서 이 글은 공식적인 기록이 아니라 ‘박용진 기억의 기록’일 뿐이다.

이 글이 ‘우리당의 일을 남의 당 사람이 기록하고 이야기 한다’는 측면에서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는 동지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고, 무자격자가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판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겠다.

관대하게 지켜봐주시길

하지만 나 역시 고민 끝에 이 글을 쓰기로 했고, 함께 만들어 온 당의 ‘불편한 진실’과 ‘아름다운 일들’을 내 나름의 기억을 가지고 정리하기로 한만큼 모든 정치적 비난과 반박성 주장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

진실을 왜곡하거나 잘못된 주장을 하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반박하고 문제제기 해주기를 당부한다. 그것은 남아있는 이들이나 떠나온 이들 모두에게 주어진 ‘공동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이 글이 갖는 또 하나의 한계는 ‘대변인 이야기’라는 것이다. 대변인의 시각을 반영하고 대변인의 자리라는 한계를 담고 있을 것이다. 또한 당이 주제가 되기도 하고, 당이 주제가 아닌 것도 많을 것이다. ‘남의 당 대변인 시절의 일들을 기록하고 있는 고약한 역할’을 누군가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로 여겨주고 관대하게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개인적으로 98년 대선대책기구에서 ‘진보정당 창당을 준비하는’ 창당준비기구로 전환한 ‘국민승리21’에서 시작한 나의 진보정치史가 이제 10년이 되었다. 오늘의 기록을 바둑의 복기(復碁)처럼 우리가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보기 위한 분투로 여겨주시면 감사하겠다. 10년 세월을 되돌아볼 여유를 갖게 해준 주변 동지들의 배려에 감사한다.

강북구에서 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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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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