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밟고 MB 품으로 가니 "좋아?"
By mywank
    2008년 11월 10일 04: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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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 6일과 7일 관련보도를 각각 한 꼭지씩 하는데 그쳤으며, 헌재의 해명을 보도하면서도 강만수 장관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난 사실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는 6일 보도에서 강 장관 발언, 야당비판, 정부해명 및 한나라당 사과, 헌재 해명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SBS : 6일과 7일 총 네 꼭지를 보도했다. 7일 헌재가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을 단신으로 따로 보도했다. 하지만 헌재가 강 장관의 해명에 대해, ‘정부에 자료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SBS 보도의 대부분은 ‘여야공방’에 치우쳤다.

MBC : 그나마 MBC는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7일 보도를 통해, 강 장관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것을 언급했다. 하지만 MBC 역시 6일과 7일 각각 한 꼭지씩 관련보도를 내보내는데 그쳤으며, 강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심층보도를 하지 않았다.

   
  ▲민언련, 토지공공성네트워크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그 많던 촛불은 지금 풀잎처럼 누워버리고, 권력의 구중궁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대지 위를 휘감아돌고 있다. 촛불을 예찬하던 방송사들은 그 커다란 나팔로 이제 바람의 나팔수가 돼가고 있다. 날은 흐리고, 풀뿌리는 눕고, 나팔소리만 커져간다.

"이명박 눈치 보지말라"

민주언론시민연합, 참여연대,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등 언론시민단체들은 10일 오후 2시, 한때 촛불이 응원해주었던  KBS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 판결 부당개입’ 파문과 관련된 방송 3사의 보도내용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헌법재판소 판결에 개입한다는 것은 삼권분립을 짓밟고, 헌정을 유린하는 행위”라며 “강만수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과 거짓해명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 할 중대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그러나 방송 3사는 강만수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이 갖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강 장관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강 장관의 ‘헌재 접촉’ 발언에 대한 보도를 보며, 방송 3사가 이명박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에 방송 3사 보도가 무비판적이란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강 장관 파문에 대한 방송보도는 이런 지적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을 무서워하라

아울러 이들은 “지상파 방송마저 정권의 눈치나 살피며 권력 감시 기능을 소홀히 할 때, 국민도 방송사도 모두 불행해진다”며 “방송사가 두려워 할 대상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 시청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송지혜 민언련 모니터링 부장은 “방송 3사들이 강 장관의 ‘헌재 접촉’ 파문과 관련된 보도 자체를 ‘여야 공방’이나 단순전달 기사로만 보도했다”며 “참여정부 때 모 국무총리가 3.1절에 골프를 쳤다가 언론으로 호된 비판을 받았는데, 이명박 정권의 강 장관은 방송사들의 무비판적인 보도로 인해, 헌정질서를 위반했는데도 떳떳하게 다닌다”고 비판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송 부장은 이어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에서부터 방송까지 정권의 잘못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하지만 KBS를 비롯한 방송사들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계속 가다가는 ‘정권의 나팔수’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특히 이병순 사장이 들어서면서 KBS에서 진실보도가 후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예전 같으면 큰일이 났을 사건을 다른 매체와는 다르게 방송 3사에서는 소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영근 토지정의시민연대 정책부장은 “방송3사들이 헌정유린 사태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는데, MB정권의 눈치만 보면서 알아서 기려고 하는 것 같다”며 “방송 3사들은 정권이 무슨 일을 하는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비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시 한 수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 풀은 눕고 / 드디어 울었다 /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 다시 누웠다
……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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