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보다 녹색 내용 갖추는 게 중요"
        2008년 11월 08일 01:47 오전

    Print Friendly

    민주노동당 선도 탈당파들이 가건물 형태로 만들었던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이하 새진보운동)’과 녹색운동 쪽의 관계는 꽤 좋았다. 이른바 ‘진보의 재구성’ 논의가 한창이던 당시, 새진보운동과 초록정치연대는 통합논의를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심상정 비대위 혁신안 부결 이후 민노당 당원들이 대거 탈당하고, 이들이 새진보운동과 함께 통합논의를 벌이면서 초록정치연대는 한 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진보신당 원탁회의가 구성된 이후부터는 통합논의는 더 지지부진해졌으며, 초록정치연대도 사회당과의 통합논의 무산 이후 사실상 와해되었다.

       
      ▲간담회 모습(사진=정상근 기자)
     

    이 같은 상황에서, 7일 오후 7시 30분부터 진보신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녹색초청간담회는 진보신당의 창당 후 사실상 처음 공식적으로 녹색활동가들과 마주앉은 자리였다. 진보신당은 자료집에서 "진보신당 제2창당 과정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과제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라고 취지를 설명했지만,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통합’을 힘주어 강조했다.

    심 대표는 "당이 4대 가치 중 생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밖에선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녹색과 폭넓게 연대해나갈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신당에 대한 여러가지 제안을 해주면서 연대 방안 등도 충분히 논의해 보자"고 말했다.

    "통합보다 진보신당 내 녹색내용 채우는 것이 중요"

    반면 이날 참석한 대부분 녹색활동가들은 ‘통합’보다는 "진보신당 내에서 녹색에 대한 내용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이날 모임에서 ‘통합’과 관련된 논의는 주요 의제가 되지 못했다. 이날 모임이 녹색운동 활동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듣는 자리가 된 것은 이 때문이었다.  

    통합과 관련해 이현민 부안발전소 소장은 “‘적록연대’란 말보다, 생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을 지적했다. 서형원 과천시의원도 “녹색이 진보신당에 들어간다고 해서 진보신당의 녹색 내용이 완결되는 것은 아니”라며 “단순한 통합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신당 제2창당 과정에서 녹색의 내용이 얼마나 완성되는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녹색특위 조승수 위원장도 "오바마의 첫 당선 연설에서 제시한 3대 과제중 두 번째가 에너지 문제였고, 최근 한국의 민주당도 ‘기후변화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용역조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진보신당에서 생태가 하나의 부문운동으로 간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스러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상정 대표는 “노동자, 농민들도 생활 속에서 녹색에 대한 공감이 갈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을 것이며 당이 이러한 공감을 이끌어 낼 실천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는 당내 주체가 만드는 것으로, 이를 위해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같이 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통합과 관련된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었다. 그것은 현재로서는 녹색정치를 또는 녹색운동을 대표할 수 있는 조직이 없다는 사실이다. 초록당사람들(준) 소속 한민섭씨는 “초록당이 어떤 조직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보다 먼저 지난날을 반성하자는 의미에서, 몇몇 소규모 동아리로 구성되고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초록은 동색이 아니다

    초록정치연대 운영위원을 지낸 뒤 현재 무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형원 과천시 시의원도 “초록정치연대 출신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는 워낙 다양해 말 하려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몇몇 녹색활동가들은 진보신당에는 가입하지 않은 채 진보신당 녹색특위에서 활동하거나, 에너지 정치센터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녹색활동가들은 진보신당의 제2창당 과정과, 향후 과제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누었지만 조승수 위원장의 마지막 평가처럼 ‘확 와 닿는 얘기보다는, 다소 점잖은 말씀’들이 주로 오고갔다.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진보신당의 4대 가치는 현 시점에서 매우 적절하고 절실하나 그에 맞는 대안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모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며 “원외정당의 한계는 있으나 오히려 제도정치권에 혜택을 받거나 편입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감안하면 나쁜 상황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형원 과천시의원은 “진보신당은 노동과 녹색, 두 위치를 동시에 추구할 수밖에 없는데, 노동도 계급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노동자들에게도 생태는 절박한 문제로, 적이든 녹이든 모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적녹 동시 추구해야

    이현민 부안발전소 소장은 “석유가 있기에 자본주의가 가능했고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가능했지만 이제 석유는 고갈되고 있다”며 “재생가능 에너지는 호혜와 상호주의를 가질 수 밖에 없으며 적정생산, 적정소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적으로 실천하는, 중앙보다 분권을, 생활정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석유시대를 주도한 미국을 대신해 지역이 재생가능 에너지를 주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섭 초록당사람들(준) 회원은 “개인적으로 민주당을 곧 소멸할 당으로 봤는데 영업 중 새벽에 청과물 시장에 가니, 인근 민주당 당직자들이 시장 상인들과 족구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며 “진보신당 제2창당은 사람들 속에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녹색활동가로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 서형원 과천시의원, 이현민 부안 시민발전소 소장, 초록당사람들(준) 한민섭씨가 참여했고 진보신당에서는 심상정 상임공동대표와 정종권 집행위원장, 조승수 녹색특위 위원장, 심재옥 녹색특위 운영위원, 한재각 녹색특위 집행위원, 김현우 녹색특위 간사 등이 참여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