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2008년 09월 08일 09: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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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을 신문 사회면 한번 보지 않고 살아오다 촛불 때문에 거리로 나선지 4개월. 기륭을 처음 알게된 날로부터 2개월, 그리고 울컥하는 마음에 기륭 동조 릴레이 단식을 제안했던 날로부터 이제 한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원고 청탁을 받고 고민을 했습니다. 뭐라고 써야하나. 6일 오후 5시 서울역에 열린 촛불 집회. 최초로 네티즌들이 자발적 의지로 비정규 투쟁과 연대하겠다며 모여든 그 집회에서, 촛불 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촛불을 불렀으면서도 지척에서 모여든 촛불들과 끝내 함께하지 못했던 7시 30분 KTX 문화제에서, 그리고 새벽 3시까지 이어진 촛불들의 가두투쟁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뭐라고 써야하나…

    6일 새벽 3시까지 이어진 촛불가투

    촛불은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대중 투쟁입니다. 인터넷이니 자발성이니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촛불은 그냥 싸우는 사람들이요, 대중 투쟁입니다. 혹자는 87년 6월 항쟁과 비교합니다. 또 혹자는 6.8 혁명과 비교합니다. 그러나, 6월 항쟁처럼 권력 교체기에 일어난 운동이 아닙니다. 6월 항쟁처럼 누군가의 선언 하나로 끝날 싸움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권력 교체 직후에, 권력의 교체를 목표로 한 운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6.8 혁명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떠나, 프랑스의 6.8에는 총파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리에서 시민들은 말합니다. “큰 소리 떵떵 치던 민주노총은 어디 있느냐?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노란 T-셔츠까지 갖춰 입고 나타난 금속이 가장 먼저 깃발을 내리고 도망치지 않았느냐? 그 비겁한 사람들을 어찌 믿느냐? 시민들이 싸우고 있을 때 그들은 어디에 있었단 말이냐?”

    큰 소리 떵떵 치던 민주노총은 어디에

    알고 있습니다. 기륭의 1000일. 10년의 비정규 투쟁. 저 자신 역시 그런 싸움이 있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그래서요?

    세상 일이 그렇게 돌아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운동을 몰라도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그 정도는 짐작합니다. 월차 끊고 올라온 노동자들은 집으로 가야하겠지요. 떠들썩한 촛불은 그래봐야 서울과 수도권만의 잔치였을지도 모르지요. 비정규 투쟁은 여전히 단위 사업장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이겠지요. 노동 현장 상황은 멋진 구호와 달리 정말로, 정말로 힘겨운 것이겠지요.

    그러니까, 그래서, 싸워야 하는 거 아닙니까? 광우병 쇠고기 먹기 싫다고 들고 일어났던 ‘시민’들이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구호를 스스로의 자각과 의지로 외치고 있는 이 순간에 도대체 금속은, 민주노총은, 활동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새벽 3시 서울 조계사에 모여든 시민들이 비정규 투쟁과 연대하기 위해, 비정규직을 철폐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토론하고 있는 마당에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촛불은 싸운다

    다시 말하지만 촛불은 대중투쟁입니다.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그 싸우는 사람들이 비정규 투쟁과 함께 하려 합니다. 그것을 촛불 스스로의 해석처럼 “싸워야할 것은 많다, 다양한 의제와 목표가 존재한다, 그래서 더더욱 연대해야 한다”고 하든, 제3자의 시각에서 ‘촛불의 진화’로 명명하든 간에 그들은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투쟁을 통하여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얻을 것이며, 투쟁을 통하여 전진할 것입니다.

    당신들이 그것을 몰계급적 시민운동 운운하든, 인터넷과 뉴미디어로 해석하든, 현학적 언어로 뒤범벅된 용어들로 정의를 내리든 상관하지 않고 그들은 투쟁할 것입니다. 이명박 퇴진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그 안에 내포된 수많은 의제와 목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전진할 것입니다.

    촛불이 비정규 투쟁을 만난 이유

    촛불이 비정규 투쟁을 하나의 의제로, 또 하나의 목표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촛불의 상상력이 비정규 투쟁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비정규 투쟁과 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비정규 투쟁이었을까요? 다른 모든 것을 넘어서서 비정규 투쟁이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한집 건너 하나씩 비정규직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과 대책위는 못미더워도 비정규 투쟁은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비정규 노동자들이 지금 이 순간, 싸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싸우는 사람은 싸우는 사람을 알아보는 법입니다.

    한국 사회의 과거, 수많은 낡은 운동들이 새로운 운동들로 대체되었습니다. 수많은 명망가들이 새로운 투쟁 속에서 잊혀져 갔습니다. 현재의 노동운동 진영이 대체되어야할 낡은 운동일지, 아니면 촛불로 발현된 새로운 대중운동과 함께 이명박을 끝장내고, 저들에게 빼앗긴 10년을 되돌려 받고, 그리하여 전선을 밀어 붙일 운동일지는 앞으로의 투쟁이 답 해주리라 생각합니다.

    노동운동이 대체되어야 할 낡은 운동이 되지 않으려면

    김소연 분회장의 단식. 이제는 날짜를 세고 싶지도 않은 그 끔찍한 단식. 전원이 나가듯 깜빡깜빡 맥을 놓는 그녀. 그러나 그 자신은 그걸 모르는, 이 피눈물 나는 투쟁. 그럼에도 정규직화만이 목표이며, 타협은 없다고 외치는 그녀.

    10년을 사회면 한번 보지 않고 살아오다 촛불 때문에 거리로 나선지 4개월. 기륭을 처음 알게 된 날로부터 2개월, 그리고 울컥하는 마음에 기륭 동조 릴레이 단식을 제안했던 날로부터 이제 한달이 조금 넘은 지금. 저는 여기에 와 있습니다. 광우병 쇠고기 때문에 여중생들이 거리로 나선지 5개월, 촛불은 여기까지 왔습니다.
    당신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 * * 

    * 이 글은 주간 <변혁산별> 22호에 실린 것으로 필자는 ‘씨니or요사’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진보신당 당원입니다. 필자는 기륭 릴레이단식단에 포함돼 연대 단식을 했으며, 기륭 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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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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