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학교 청소아줌마들, 다 잘렸다구요?"
    2008년 09월 04일 11: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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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신여대 교정에 환경미화 노동자 집단해고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김경민 현장기자)
 

“정말 우리 학교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이 다 잘린 거예요?”
성신여대 1년 백아무개양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되물어봤다.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청소하는 아줌마들이 한꺼번에 해고됐다는 사실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리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충격이네요”라며 “앞으로 관심을 많이 가져야겠어요”라고 덧붙였다. 

청소아줌마 총무실 점거 8일째

   
  ▲ 농성 중인 성신여대 청소 아줌마 (사진=김경민 현장기자)

성신여대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 아줌마들이 성신여대 총무실을 점거한지 오늘로 8일째다. 지난 28일 학교 측에서 새로 청소용역업체로 선정한 ‘엘림’이라는 회사가 기존 청소 아줌마들을 모두 해고했기 때문이다. 10~20년간 박봉에 학교를 쓸고 닦아온 그들이 한꺼번에 길거리로 내몰리자 학생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성신여대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 소식이 알려지고 난 후 학생들은 농성장을 찾아오거나 포스트잇으로 응원하는 글을 붙이는 등 ‘싸우는 아줌마’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 학교 1학년 현아무개양은 “학생들끼리 자발적으로 아줌마들을 응원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 후에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수정관 건물기둥에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교 게시판에도 “청소 아줌마들 힘내세요” 글이 올라왔다

청소 아줌마들을 지지하는 국문과 김아무개양은 “등교 시간과 수업 끝난 후에 학생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서명운동은 학내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6,500여명의 학생이 서명했다. 불과 며칠만에 전체 9,000여명의 학생의 70%를 웃도는 수자가 서명한 것이다.

성신여대 학생들의 이런 지지는 농성하는 청소 아줌마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공공노조 강현주 미조직비정규부장은 “아주머니들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힘든 농성을 이겨내고 있는 것도 학생들의 전폭적인 성원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 단순한 지지를 넘어 사태해결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학교측과 아줌마들이 대화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 학교 청소 아줌마들이 해고된 것은 그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신규용역업체인 ‘엘림’은 “노동자의 성품이 우리 회사에 안 맞는 경우 쓰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해 해고 사유가 노조 가입에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 성신여대 학생들이 붙여놓은 청소 아줌마 농성을 지지하는 응원 메세지들. (사진=김경민 현장기자)
 

"노동자 성품이 우리 회사와 안 맞아 해고"

성신여대 역시 ‘엘림’측이 고용승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학교측에 주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엘림’측과 계약을 맺었다. 성신여대가 ‘엘림’의 집단 해고에 동의했다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이들 청소 아줌마들이 속해 있는 공공노조는 지난 3일 오후 성신여대에서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해고 철회와 복직을 촉구했다.

이젠 학교측의 성의있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신여대가 ‘엘림’측에 고용승계를 확약해줄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시발점이다. 확실한 건 성신여대 학생들을 포함해 학교가 청소 아줌마들의 복직문제를 어떻게 풀지 지켜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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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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