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기자 170명 “이병순 사장 인정 못한다”
    By mywank
        2008년 09월 03일 01: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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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의 날’을 맞은 3일 낮 12시 KBS기자 170명은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이병순 신임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KBS노조에 ‘조합원 비상총회’를 요구하는 한편, 여당 추천 KBS 이사 6명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영방송에 몸담고 있는 우리 젊은 기자들은 최근 KBS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당연하게 누리는 취재, 제작의 자율성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공영방송 기자로서 행동에 나서기로 다짐했다”며 이날 기자회견 취지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KBS 기자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이어 이병순 KBS 사장에 대해 “우리는 이병순 선배를 신임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 선배가 진심으로 KBS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공영방송 기자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 KBS 구성원 대부분이 인정하지 않는 현 이사회의 사장 공모 절차에 응모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KBS 이사회에 대해, “유재천 이사장이 경찰의 힘을 빌려 KBS를 욕보인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청와대의 의중을 받아들여 이사회가 새 사장 임명제청 절차를 진행했다”며 “우리는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한 6인의 어용인사들이 KBS에 행한 폭거를 잊지 않고 있으며, 하루 빨리 이들이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한편 이사회를 해체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KBS 노동조합에 대해, “노조 지도부는 이병순 선배를 ‘낙하산 사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85% 이상 조합원들이 찬성한 ‘총파업 결의’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신임사장은 그동안 노조 지도부가 요구해 온 ‘사장추천위원회’ 방식을 배제한 채, 밀실논의를 통해 선출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KBS 조합원들의 뜻을 받아들여, 하루빨리 조합원의 총의를 수렴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라”며 ‘전국 조합원 비상총회’를 요구했다.

    이어서 진행된 자유발언에서 이재석 기자는 “베이징 올림픽 취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조카가 ‘대통령이, 삼촌이 다니는 회사 사장을 쫓아내고, 자기가 좋아하는 다른 사람을 임명했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제 초등학교 3학년짜리도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를 알고 있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한 KBS 기자가 이날 발행된 ‘특보’를 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어 이 기자는 “KBS 내부에는 낙하산 저지 투쟁에 대한 자조 섞인 패배주의가 팽배해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설령 지금 단기적인 효과가 없을지라도 오늘의 결의는 앞으로의 투쟁에 있어 좋은 밑거름이자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도 기자는 “우리는 다른 정치적인 음모에 의해서 여기에 나온 게 아니라, 부당한 간섭 없이 제대로 방송하자는 뜻에서 나왔다”며 “오늘 민주광장에 모인 여러분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를 저지하는 길에 끝까지 함께 하자”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는 “제가 입사할 시기에 <미디어 포커스>, <시사기획 쌈> 등의 권력비판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친구들한테 KBS 사원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취임사에서 이 사장이 이런 프로그램의 폐지를 시사했는데, 적어도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는 투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심인보 기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미디어 포커스> 등 권력감시 프로그램의 폐지가 가시화된다면, 다시 싸울 것"이라며 "오늘 모인 기자들이 다시 뭉쳐 독자적으로 투쟁하거나, 개별 기자들이 사원행동 투쟁에 동참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 기자는 이어 "이와 함께 170명의 KBS 기자들이 모금을 해서 신문에 ‘이병순 신임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견광고를 싣는 방안도 고민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개최한 KBS기자 170명은 지난 2000년에 입사한 공사 26기부터 올해 입사한 34기까지의 ‘젊은 기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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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 참여한 KBS 기자 170명의 명단

    강성원, 강수헌, 강정훈, 강탁균, 고영민, 고은희, 고진현, 공웅조, 곽선정, 구경하, 권태일, 김경래, 김경수, 김경진, 김계애, 김기범, 김기중, 김기현, 김대영, 김도영, 김동욱, 김민경 , 김민경(동명이인), 김민아, 김민철, 김상민, 김석, 김성주, 김성한, 김성현, 김세정, 김시원, 김연주, 김영인, 김웅, 김재노, 김정은, 김종수, 김준범, 김중용, 김지선, 김진희, 김태석, 김태현, 김해정, 김희용, 남승우, 노윤정, 노준철, 노태영, 류란, 류성호, 박경호, 박미영, 박병규, 박상용, 박상현, 박상훈, 박석호, 박선우, 박선자, 박영하, 박원기,

    박은주, 박중석, 박지은, 박현, 범기영, 변진석, 서영민, 서재희, 손병우, 손원혁, 손은혜, 송명훈, 송명희, 송민석, 송상엽, 송수진, 송영석, 송현준, 송형국, 신봉승, 신지원, 심인보, 양민효, 양성모, 엄진아, 연봉석, 염기석, 오광택, 오수호, 우한울, 유동엽, 유승용, 유용두, 유지향, 윤지연, 윤진, 은준수, 이광열, 이랑, 이만영, 이병도, 이성각, 이수정, 이승준, 이이슬, 이재교, 이재민, 이재석, 이재섭, 이정민, 이정은, 이정화, 이정훈, 이종완, 이중근, 이지현, 이진석, 이진성, 이진연, 이철호, 이하늬, 이호을, 이화연, 이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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