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구 KBS 사장후보, 청와대가 이미 낙점?
        2008년 08월 22일 09: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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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선수단이 베이징올림픽 폐막 사흘을 앞두고 금맥을 다시 터뜨리며 ‘10-10(금메달 10개, 종합 10위)’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21일 태권도 종목에서 손태진(20·삼성에스원)과 임수정(22·경희대)이 금메달 2개를 잇따라 획득했다. 메달 합계 금 10, 은 10, 동메달 6개를 기록한 한국은 종합 7위를 유지했다.

    뿐만 아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80㎏급 우승자인 문대성(32·동아대 교수)씨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투표 결과에서 전체 29명 중 1위로 IOC 선수위원에 선출됐다. 태권도 ‘최고의 날’이다.

    그러나 이 와중에 절차상의 법적 문제 등이 논란을 빚고 있는 KBS 사장 선임 건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경향신문이 정부의 방송 장악 시도 의혹을 가장 적극적으로 파헤치고 있기도 지만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진행 과정만 놓고 봐도 ‘급행열차’다. 졸속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나리오대로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속도 때문이 크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21일 당정협의를 갖고 ‘주택공급기반 강화 및 건설경기 보완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경향은 “(정부가) ‘강부자’(강남의 부동산 부자) 정권의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비난했고 한겨레도 정부가 건설업자 편에서 투기를 부추긴다고 지적한 반면, 동아·조선·중앙일보는 되레 시장을 살리기엔 부족하다는 논평을 실었다.

    다음은 22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의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정정길·이동관·최시중·유재천/ KBS사장 유력후보와 대책회의>
    국민일보 <태권남매 손태진·임수정 ‘금 발차기’>
    동아일보 <‘태권 코리아’ 금(金)2… 적수는 없었다>
    서울신문 <임수정·손태진 ‘금(金)빛 발차기’>
    세계일보 <태권 오누이 ‘금빛 발차기’>
    조선일보 <납세자가 시민단체 선택, 세액 1%내 지원/ ‘퍼센트법(法)’ 만든다>
    중앙일보 <태권도의 날…금 10개 목표 채웠다>
    한겨레 <문대성, IOC 선수위원 선출/ 임수정·손태진 금빛 발차기/ 태권도 ‘최고의 날’>
    한국일보 <재건축 절차 1년반(半) 단축/ 조합원 입주권 매매 허용>

    KBS가 역대 처음으로 내부 출신 사장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21일 임시 회의를 열고 사장 공모에 지원한 24명 가운데 KBS 출신들인 김은구 전 KBS 이사와 이병순 KBS비즈니스 사장, 김성호 전 KBSi 사장, 안동수 전 KBS 부사장, 심의표 전 KBS비즈니스 감사 등 5명을 사장 후보로 압축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2면에 관련 기사를 2~3단 크기로 간략하게 처리했고 동아일보 역시 6면에서 2단으로 실었다. 중앙일보는 “최종 후보 5인은 전원 KBS 출신에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이날 이사회는 서울 여의도 KBS 본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정연주 전 사장을 지지하는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행동’의 이사회장 진입 시도 때문에 시내 호텔로 자리를 옮겼다가 나중에 본관 6층 사장실 옆 회의실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8월22일자 9면.
     

    이에 비해 한겨레는 9면 4단 크기 머리기사 <KBS 이사회 ‘숨바꼭질’ 또 파행>에서 이 소식을 비판적 시각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다뤘다. 이 신문은 “친한나라당 이사들이 한국방송(KBS) 사원들의 저지 투쟁을 이유로 회의 장소를 여러 차례 바꾸는 등 파행 속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양승동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공동대표는 “인물이 문제가 아니라 이사회의 사장 선임 절차가 불법적이기 때문에 누가 선임되건 낙하산 사장으로 규정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날 이사회 장소 변경 과정에서 친여 성향 이사 6명은 지난 13일에 이어 또다시 나머지 5명의 이사들에게 변경 사실을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들은 노조 등 사원들의 시위에 대비해 호텔 주변에 경찰 병력 400여 명이 배치된 뒤, 호텔 쪽으로부터 “영업에 방해된다.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고 오후 2시부터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KBS미디어센터에서 회의를 재개키로 했지만, 친여 성향 이사들은 상암동으로 이동하지 않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으로 회의 장소를 다시 바꿨고,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야당 추천 이사들은 상암동 회의 장소에 대기하고 있다가 뒤늦게 바뀐 회의장소에 합류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더 적극적이다. 청와대가 이날 KBS 차기 사장 인선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해당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개입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한 가운데, 경향신문은 “정정길 대통령 실장과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이 김은구 전 KBS 이사 등 KBS 전·현직 임원 4명과 만나 새 사장 인선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21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 경향신문 8월22일자 1면.
     

    이 신문은 21일 1면 머리기사 <응모도 하기전 3명 압축·내정설/ 청(靑), KBS사장 선임 사실상 개입>에서 관련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데 이어 이튿날인 22일자에서도 정부의 방송 장악 시도 의혹 관련 소식을 1면 머리로 올렸다. 이날 아침신문들 가운데 1면에 KBS 사장 선임 관련 기사를 실은 곳은 이 신문이 유일하다.

    신문은 기사에서 ‘여권과 방송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정 실장과 이 대변인, 최 위원장은 일요일인 지난 17일 저녁 서울 시내 한 호텔 식당에서 유 이사장과 김 전 이사 등과 2시간 동안 만나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KBS 새 사장 인선문제를 논의했다”며 “이날 모임 참석자는 이들 외에 박흥수 강원정보영상진흥원 이사장(전 KBS 이사)과 최동호 육아TV 회장(전 KBS 부사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참석자 가운데 21일 열린 KBS 이사회가 추린 5명의 후보에도 포함된 김(은구) 전 이사는 유력한 KBS 새 사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면서 “이날 만남은 정부 측에서 KBS 전·현직 간부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 가운데 한 사람은 “김인규 후보 카드가 물 건너가서 후임 사장을 정하는 문제가 급해졌다. 사장을 공정하게 잘 뽑아 MB 업적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여권과 방송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은구 전 KBS 이사는 “얘기할 게 아무 것도 없다”면서 사실관계 여부 확인이나 입장 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이 신문은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에 이어 2면 머리기사 <청(靑), KBS사장 인선 개입 사실로>에서도 “독립성이 요구되는 KBS 새 사장 인선과정에 청와대와 정부가 부적절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난 17일 모임에 김은구 전 KBS 이사가 참석한 것을 두고 “정 대통령실장 등이 사실상 대책회의를 갖고 새 사장 후보를 사전에 낙점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KBS 이사회는 21일 추린 5명에 대한 면접을 25일 실시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해 임명제청할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서울신문은 11면에 <KBS사장 김은구씨 유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또 “이날 모임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참석한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방통위원장이 KBS 사장 후보 제청 및 임명 과정에 아무런 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없음에도 모임에 온 것은 그가 KBS 사태 등 일련의 방송장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어 “방송법에 따라 KBS 이사들과 협의해 독립적인 후보 제청권을 행사해야 할 이사장이 대통령실장 등과 함께 KBS 새 사장 인선 문제를 논의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한 일”이라며 유재천 KBS 이사장의 처신도 비판했다.

    신문은 “KBS이사회는 21일 회의장을 3번이나 옮기는 등 곡절 끝에 김은구씨 등 KBS 새 사장 후보자 5명을 가려냈고 회의에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퇴장해 친여 이사들만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MBC가 같은 날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법원의 정정·반론보도 판결에 대해 항소키로 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KBS 사장 선임과 관련해 서울신문과 한국일보, 한겨레 등이 논평을 내놓았다. 서울신문과 한국일보 사설은 제목만 보면 정부 쪽 비판 논평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KBS 사원행동 등 KBS 구성원들의 투쟁 방식에 대한 질타가 내용의 핵심이다.

       
      ▲ 서울신문 8월22일자 사설.
     

    서울신문은 사설 <KBS 새사장 정치성 시비 막을 인사를>에서 “우리는 KBS의 새사장 선임과 관련, 공영성 회복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이사회에서는 정치성이 짙은 인사는 대통령에 임명 제청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PD협회 등 직능단체들이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에 반발하며 이사회 개최 자체를 실력저지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이 신문은 이어 “독립기구인 감사원과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직능 단체의 이사회 개최 저지 등은 법질서를 무시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사설도 비슷하다. 신문은 <KBS 사장 선임절차 주시하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부와 KBS 이사회의 노력으로 ‘낙하산’ ‘정치적’ 인사가 배제됐다면서도 “정 전 사장의 해임에 대한 적법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고 이사회의 변칙적 회의 운영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신임 사장 후보공모를 시작도 하기 전에 흘러나온 하마평도 시비를 걸자면 걸 수 있다”고 썼다.

    하지만 핵심은 이른바 ‘준법투쟁’ 당부다. “사장 해임과 인선에 관한 모든 것을 부정하는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의 극단적 투쟁과 노조의 무리한 파업은 자칫 KBS를 더 큰 나락으로 떨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사장 해임의 적법성 논란은 법의 최종 판단에 맡기면 된다”고 했다.

       
      ▲ 한겨레 8월22일자 사설.
     

    반면 한겨레 사설은 ‘준법’이라는 프레임의 허구를 짚는다. 현 상황이 이 틀을 갖다 댈 계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겨레는 사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법치’의 이중성>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법치를 말하려면 스스로 먼저 법 정신을 존중하고 법에 근거해 행동해야 한다”면서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해서’란 이유로 재벌 총수와 탈세 언론 사주들까지 대거 사면하고 임명권이 있으면 해임권도 있다는 논리로,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KBS사장을 해임한 게 바로 이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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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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