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 비정규직 의제와 첫 정식 만남
        2008년 07월 21일 03:10 오후

    Print Friendly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또 다른’ 절망을 안긴 촛불이 처음으로 비정규직 의제와 정식으로 만난다. 횟수로 76차, 촛불을 켠지 90일이 되는 날이다.

    물사유화저지공동행동·미디어행동·보건의료단체연합 등 200여개 시민사회단체연합체인 ‘공공부문 사유화저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대책위와 함께 21일부터 25일까지 ‘공공성 지키기 촛불 주간’으로 선정하고 촛불문화제 및 영화제를 진행한다.

    ‘공공성 지키기 촛불 주간’

    공동행동은 21일 청계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촛불이 70여일이 넘게 지속되는 것은 단지 미 쇠고기 수입문제만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인 무능력과 국민정서와 요구에 반하는 공공부문 사유화 추진정책과 같은 편향된 정책의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지난 11일 대표자회의에서 의제를 확대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공동행동이 호응해 진행되는 활동이다.

    구체적인 촛불 의제별 일정은 21일 ‘물, 전기, 가스 지키는 날’, 22일 ‘일터의 광우병 비정규직 철폐의 날’, 23일 ‘공영방송 사수와 의료민영화 반대의 날’, 24일 ‘미친소 유통 저지의 날’ 25일 ‘미친교육 철회의 날’ 이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오는 22일 76차 촛불문화제가 예정된 ‘비정규직 철폐의 날’ 이다. 

    다른 의제의 경우 그동안 촛불문화제에서 개별적 주제에 따른 문화제를 통해 집중적으로 다뤄져 시민들의 일상으로 파고들었으나, 비정규직 의제가 집중 ‘의제’로 정식 선정돼 문화제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촛불 문화제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간혹 무대에 올라 자유 발언을 하고, 팔보일배 등으로 다양한 선전전을 진행해오기는 했으나 비정규직 의제가 ‘정식의제’로 논의되기에는 그들의 목소리만으로는 힘이 부쳤다.

    그 결과 죽는 것만 빼고 다해본 기륭 노동자들이 집단 단식을 한지 40일째가 되가고 있건만 여전히 세상은 요지부동이다. 김경욱 이랜드 노조 위원장은 "촛불은 우리게에 절망입니다"라며 촛불로 인해 오히려 비정규직 의제가 시민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린 것에 대한 좌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절망이 촛불에서 희망의 촛불로

    이와 관련 대책위 측에 ‘비정규직 철폐’ 촛불을 제안한 공동행동 소속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장호 조직위원장은 "모두가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지만, 사회적 의제로 끌어안아야할 중요한 사회 문제가 아닌 단순한 노동사안으로만 봐  그 동안 대책위가 의제로 선택하는 것에 있어 주저했던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제안 취지와 관련, "공공부문 사유화가 진행되면 필연적으로 구조조정과 외주화 문제를 겪을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문제 의식 하에 중요한 촛불 의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돌아보면 촛불문화제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유 발언을 하거나 선전할 때 시민들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공식 무대에서 집중 의제로 다루는 22일을 계기로 비정규직 문제가 시민들에게 다양하게 얘기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 등을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투쟁하는 비정규직 사업장의 간부들보다는 일반 조합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자유 발언으로 채울 예정이다. 또 문화제가 끝나고 난 후 9시부터는 정규직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의 연대투쟁을 담은 ‘안녕? 허대짜 수짜님!’이라는 영화가 상영된다.

    비정규직 문제 놓고 참석자 자유발언

    향후에도 공동행동은 지속적으로 비정규 문제를 시민들에게 사회 의제로 확산시키기 위해 더 많은 비정규직운동 단위들과 함께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큰 무대를 준비해 대책위 측에 제안할 예정이다.

    한편, 촛불은 청계 광장을 벗어나 서울 지역 곳곳에서도 소규모로 계속 타오를 예정이다. 2호선 강남역 6번 출구와 신림역 2번 출구 앞에서는 금요일까지 매일 7시마다 촛불 문화제가 열리고, 매주 목요일에는 4호선 노원역 롯데 백화점 앞에서 촛불이 켜진다.

    이어 이번 주말인 26일에는 대책위가 집중 촛불문화제를 주최하며, 부문적으로는 23일에는 조계사 앞에서 안치환, 전명신, 김현성, 이수진 등의 노래와 정희성 시인의 시낭송 등이 어우러진 시국문화제가, 30일에는 ‘촛불문화의 성찰과 생명평화를 위한 불교의 사회적 역할’이라는 토론회가 열린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근 활동가 황순원씨를 구속기소했다. 이로써 촛불집회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대책회의 관계자는 지난 달 16일 구속기소된 대책회의 조직팀장인 안진걸 성공회대 교수 를 포함해 2명으로 늘었다.

                                                       * * *

    공공성 주간 상영 영화소개

    21일: <물을 향한 투쟁, 바리케이트를 치며 Por Elderecho Al Agua : Tras Las Barricadas>
    (제작: 볼리비아 인디오 비디오그룹 아루 Aru/볼리비아/2005/25분)

    볼리비아의 엘 알토는 지리적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이다. 그러나 볼리비아 정부가 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여, 수도사업권을 초국적 수도회사인 일리마니사(社)에 넘긴 이후, 엘 알토 지역의 수도공급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에 주민들은 동맹파업과 단식투쟁 등으로 일리마니사(社)를 몰아내는데 성공하는데…

    21일: <저항의 상상력> 중 <주권으로서의 에너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작 No FTA 퍼블릭엑세스 제작 프로젝트팀/한국/연출 김우경, 안창규 /2007/23분 20초)

    우리나라 최대의 국가 화학 산업단지가 있는 여수지역에서는 지난 2006년 세 번에 걸쳐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초래했다. 이에 대한 원인규명과 사고에 대한 책임은 2000년 제정된 전력산업 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이루어진 전력산업 분할에 의해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전력산업을 민영화하려는 방침으로서 한국전력을 다섯 개의 발전회사와 하나의 수력원자력으로 분할한 것이다. 이렇게 2000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전력산업을 포함한 다섯 개 에너지 사업의 민영화 방침은 2002년 에너지 공기업들의 공동파업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중단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런 흐름속에서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에너지 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이 미국의 요구대로 전폭적으로 시장이 개방될 위기에 놓여있다.

    22일: <안녕? 허 대짜 수짜님!>
    (금속노조현대자동차지부, 노동자뉴스제작단/한국/2008/71분/8.22개봉예정)

       
     
     

    회사는 이번 신차 투입을 기회로 생산직 노동자 200명을 해고하려고 한다. 노동자들은 당연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모두 인원감축에 반대하며 각자 농성 천막를 치고 투쟁을 시작한다.

    몇 달 후… 회사가 제시한 최종안은 20명 인원감축. 정규직노동자들 사이에서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갈린 가운데 우리의 주인공 허대수가 나서서 회사와 합의를 주도한다. 정규직노동자들은 투쟁 천막을 걷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천막농성을 계속한다.

    ‘20명을 인력감축한다.’ 어디에도 그 20명이 비정규직이라고 쓰여 있지 않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 20명이 일자리에서 쫓겨날 거란 걸. 이런 최종 협상 결과를 조합원들에게 보고하고 공장 문을 나서는 허대수에게 깜짝 놀라 자빠질 만한 일이 벌어지는데…

    23일: <뉴스페이퍼 맨> (김은경/한국/2008/40min/HD)

    3년 전 어느 겨울,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한 신문사 지국장의 사연이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뉴스페이퍼맨>은 이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억 5천만 원의 빚을 남긴 채 23년 평생 일을 포기한 한 신문지국장의 죽음. 영화는 신문사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횡포 등 신문지국이 불법판촉에 내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발합니다. 거대신문사 뒤에 가려있는 한 신문지국장의 허망한 죽음을 통해 신문사의 횡포를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 감독의 변입니다.

    23일: <한국판 식코(SICKO), 현실화되나> (제작 OBS/한국/2008/40분)

       
     
     

    의료보험이 민영화된 대표적인 나라 미국. 수익논리에 사로잡혀 이윤추구에 급급한 의료보험제도 속에 돈 없고 병력이 있는 환자를 의료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하여 결국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더 이상 남의 이야기일 수만은 없는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이미 포화 상태인 우리의 민간보험은 어떠한가. 민간보험의 폐해로 인해 삶이 산산 조각나는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 민간보험이 지닌 두 얼굴을 살펴본다. 의료보험을 둘러싼 충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24일: <사고파는 건강 Health for sale>
    (미셸 멜라라, 알레산드로 로씨 Michele Mellara, Alessadro Rossi/2007/ 이탈리아/53분)

    남반구의 사람들은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도 매년 1,500만 명이 죽어간다. 영화는 필수적인 의약품들이 개발도상국에 적절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현실을 경제적, 의학적 그리고 정치사회적 관점으로 풍부한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12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25일 <교실에서 거리로 Granito de Arena>
    (질 프리드버그 Jill Friedberg/미국/2005/61분)

    지난 20여년 동안, 초국적 자본과 국제기구는 멕시코의 공교육을 붕괴시키려 했지만. 언제나 교원 노동자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왔다. 1999년 시에틀 WTO 반대 투쟁을 기록한 <이것이 민주주의>(제4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상영작)을 연출한 바 있는 질 프리드버그는 <교실에서 거리로 : 멕시코 교원 민주노조)에서 이러한 멕시코 교원노동자들의 투쟁을 역사적이며 구조적인 시각으로 조망해낸다.

    2년여 간에 걸친 현지 취재를 통해 그녀는 10만 명이 넘는 교사, 농민, 학생들의 공동투쟁을 기록했으며 그 결과는 어렵게 발굴된 사료들과 함께 결합되어 저항과 헌신과 연대를 모티브로 삼은 이 작품의 완성으로 이어졌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