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피격 북한책임론 시각차 뚜렷
    2008년 07월 14일 11: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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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에 의한 남한 민간인의 피격 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놓고 청와대와 각 정당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입장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 눈길을 끈다.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난 11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각각 부대변인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현대 아산이 15일 공개한 관광 통제 담장.
 

초기 한 목소리

민주노동당은 이와 함께 “사실을 왜곡하거나 사태를 사실과 다르게 증폭시킴으로써 남북관계 전반에 의도적 어려움을 조성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진보신당은 “진실을 밝히는 데 있어서는 어떠한 고려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민감한 사건일수록 사실이 말하도록 해야 하지 특정한 선입견이나 판단이 사실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금강산 관광 잠정 중단은 말 그대로 ‘잠정’이어야 한다”며 “(서해교전 당시)금강산을 오갔던 민간인들의 발걸음이야말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훌륭한 완충 역할을 했다는 점을 정부는 기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보신당은 또 “대통령의 남북관계 신뢰회복과 개선 의지와 계획이 혹여라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축소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역설적으로 이번 사건은 남북 간의 신뢰가 더욱 공고해 져야 한다는 교훈을 남북 모두에게 주고 있다”고 말해 남북 대화와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가 12일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전통문을 보내고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나온 것에 대한 두 당의 입장은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민주노동당은 11일 부대변인 논평 이후 관련 당 차원에서 관련 입장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물론 현재 당내 최고위원 선거가 한창인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사태의 정치적 중요성과 민감성을 고려해 볼 때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통문 거부 후, ‘침묵 vs 무책임한 독선’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강형구 수석 부대변인은 “사실 파악이 가장 중요하고, 특히 대북문제에 있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왜곡되거나 과장되는 측면이 있다”며 “우선 지난 번 사건에 대한 논평을 낸 뒤, 북측의 입장과 정부의 대응 그리고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신중히 지켜보고 있었고, 현재 이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한 상태이며 가급적이면 오늘 중에 추가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부대변인은 이어 “추가 브리핑에 담길 내용은 진상조사·대책마련 비롯한 북의 전향적인 결단과 위기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의 구축 등을 함께 요구할 예정”이라며 “책임공방을 앞세우기 전에 남북이 신뢰를 쌓고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보신당은 12일 신장식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전날의 신중한 태도에서 벗어나 북한이 남측의 전통문을 거부한 것은 ‘무책임한 독선’이며 북한은 “고인에게 사과하고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신당은 “(북한이)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 채 남측의 조사단 파견 요청 전통문 수신 자체를 거부한 북측의 태도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독선적”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논평은 이어 “53세의 민간인 여성이 중무장한 군인에 의해 피격 당하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에 박왕자 씨가 허가 없이 들어갔다는 정황도, 북측 군인이 먼 거리를 추격하여 박 씨를 등 뒤에서 사격했다는 과도한 대응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진보신당은 이와 함께 “사과 없는 유감 표명과 ‘남 당국 금강산 관광 중단은 북에 대한 도전’이라는 식의 호전적인 언사로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북측은 직시해야 한다”며 “ 누구나 안심하고 금강산에 다녀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논평 내용과 관련 “(민주노동당과)정치적 차별화를 위해 ‘금강산 피격사태’에 대해 당 차원에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은 아니”라며 “단지 사태를 보는 당의 관점이 반영된 것일 뿐이고, 아무런 설명 없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남측의 전통문까지 거부하는 북측의 태도는 무책임하고, 이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한나라당보다 더 강경?

한편 흥미로운 것은 <경향신문>이 14일자 8면에 ‘北책임론-선진>진보신당>한나라>민주>민노’라는 제목으로 각 정당 반응의 온도 차이를 보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목에 따르면 진보신당은 한나라당보다 북한 책임론을 더 강한 톤으로 묻고 있는 셈이다.

이 신문은 “보수 진영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북한의 책임론과 함께 진상조사를 촉구했고, 자유선진당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가장 강경하게 대응했다. 진보정당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북한 책임론을 두고 대비된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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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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