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당한 사람들 역시 역패권주의"
        2008년 07월 11일 10:1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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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에서 통칭 좌파로 불리는 세력들이 떨어져나가면서 이른바 ‘분당 사태’가 벌어졌다. 탈당한 다수는 아직 정당 선택을 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당 인원들 중 상대적 소수가 진보신당에 가입했다.

    그런가 하면 ‘좌파’로 분류되는 일부 세력은 민주노동당을 탈당하지 않고 남아 있다. 이들의 대표성을 표방하고 스스로를 ‘좌파 후보’임을 내세우며 이번 최고위원 후보에 출마한 유덕상 후보를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부분의 ‘좌파’는 탈당하거나 진보신당으로 간 상태다. 민주노동당에 남은 이유는 무엇인가?

       
      ▲유덕상 후보(사진=정상근 기자)
     

    =좌파들이 다 탈당을 한 건 아니고 일부가 탈당을 한 것이다. 아직 많은 활동가들이 당에 남아 있다는 것을 선거운동을 하면서 확인했다.

    내가 탈당을 하지 않은 것은 탈당파들이 탈당의 이유로 종북과 패권주의를 들었는데 특정 정파의 패권정치가 당을 이렇게 만든 것은 인정하지만 종북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나간 동지들을 보며 ‘역패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탈당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당내 문제가 있다면 주변 동지들과 해결하면서, 당에 남아서 혁신 이름으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유와 주요 공약은?

    =분당 당시 탈당을 고민했는데 탈당 정파에 동조해서라기 보단 나 자신도 자주파의 패권적 행태에 대한 실망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 나선 것도 그 고민의 연장선이다. 분당의 원인 그 자체를 당 안에서 뿌리 뽑아 진보진영 대단결의 밑거름을 놓기 위해서였다.

    주요 공약은 패권과 상층정치를 끝내기 위한 당원 총투표제, 현장분회 활성화, 비정규직 조직투쟁을 위한 중앙당 인력과 재정 배치, 1만 활동가와 100만 당원시대를 위해 특별위원회와 지자체 선거 민중경선제, 진보진영의 대통합 추진 등이다.

    -당선이 될 경우 최고위원직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적지 않은 부분에서 주류 쪽과 견해나 입장 차이가 존재할 개연성이 높을 것 같은데.

    =매회 유세의 내용을 바꾸고 있는데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약간 했다.(강원도 유세에서 그는 패권주의 청산을 강조했다) 계급적 대중정당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 계급적 대중정당은 정체성을 확실히 하면서도 일곱 빛 무지개의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특정 정파나 특정노선으로 가는 것은 당이 쇠락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당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좌파로 분류되는 내가 남아 좌파의 목소리를 대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분당에 대한 평가를 간단하게 해 달라.

    =분당은 당내 패권정치 때문이었다. 나는 이런 패권정치의 빌미를 제공한 최대 정파인 자주파의 반성을 요구하고 당을 위한 백의종군을 요구했다. 반면 분당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당내 패권주의를 논의와 토론을 거쳐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노력 없이 어렵게 만든 당을 쉽게 탈당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앞서 말했듯 또 하나의 ‘역패권’이다. 개인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통합이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통합을 얘기하고 있다. 상층 사람들이 지지고 볶고 싸우면서 밑에 있는 당원들은 분당으로 인한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다. 당원들은 절대적으로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진보신당 및 좌파 노동운동과 민주노동당의 관계 설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그렇다면 구상은 무엇인가.

    =총선 이전, 당에서 혁신 재창당 위원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 받았다. 그것을 고사한 이유는 탈당으로 인해 현장이 혼란스러워 혁신 재창당 위원보다 현장에서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수호 위원장이 참여해 달라고 부탁할 때 내가 4가지 얘기를 했다. 이 이야기로 대답을 대신하겠다.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원내정당으로 생존할 것, 이후 진보정당으로서 역할을 원내외에서 같이 해 나갈 것,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에 맞서 전체 진보진영이 연대할 것, 양당이 통합할 것 등 이다.

    많은 사람들이 통합이 어렵지 않나 반문을 한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굉장히 어렵다. 양당이 서로 감정이 상해 이미 틀어졌다. 하지만 지금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수백만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한나라당, 민주당이 아닌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대체 진보세력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사 변혁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민의를 겸허히 수용해야한다. 통합에 동의는 안하겠지만 필요성은 다들 공감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으로 대중의 힘, 민노당 내에 1만 명이상의 활동가를 구성해 이 분들이 지역 주민 속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활동과 사업들을 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폭 넓은 여론을 형성하고 통합의 목소리를 내겠다.

    -촛불정국에서 노조운동과 진보정당의 과제는 무엇인가?

    =이것도 마찬가지로 네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배운다, 느낀다, 스며든다, 모범을 보인다’라는 것이 그것이다. 촛불정국에서 우리도 깜짝 놀랐지 않았나? 우린 아날로그 세대인데 디지털 세대의 창발적인 모습을 보고 놀란 것이다. 운동권은 관념적이고 경직성이 있는데 네트워크, 아고라를 통해 토론하던 네티즌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정말 많이 배우고 느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민영화와 대운하 반대 문제가 스며들었다. 광우병 뿐 아니라 여러 이슈들이 자연스럽게 터져나오고 있다. 이처럼 지금까지 운동가들이 대중을 가르키려 든 것 보다 이처럼 그들 스스로 스며들게 하는 것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모범을 보이는 것은 지금 촛불을 끄려는 엄청난 압력이 들어오는 이때 우리 운동권이 나서 촛불을 지키고 촛불이 횃불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면 이를 위한 거리투쟁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덧붙여 향후 4년 내내 거리정치의 시대가 열릴 수밖에 없다. 원내에선 원내대로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통과가 되는 것을 막고 원외 투쟁도 치열하게 전개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의석이 절반으로 줄고 게다가 5명 중 3명은 초선이라 원내투쟁에 버거운 측면이 있지만 의원들에게 거리투쟁까지 하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투톱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최소 10석은 돼야 원내외를 일원화 하겠지만 지금처럼 5석이라면 원외투쟁까지 맡기기엔 너무 부담이 크다. 원내는 강기갑 원내대표가, 원외는 민주노총에서 투쟁경력이 많은 제가 역할을 나눠 하는 것이 맞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공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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