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경찰국가 968명 연행
    부상 1천5백명, 그래도 촛불은 탄다
        2008년 07월 02일 09: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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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7시 시청에서 3번째 열린 ‘국민 존엄을 선언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시국 미사’는 비가 오는 가운데 열렸다. 서울시가 잔디밭을 흙바닥으로 만들어 놓아 질퍽거렸지만 형형색색 우비를 입고 우산을 받쳐 쓴 5천여 명 시민들의 손에는 여전히 촛불이 들려있었다.

       
      ▲질퍽거린 바닥에서도 시민들은 우비를 입고 불평없이 앉아 있었다.(사진=정상근 기자)
     

    전주교구 송연홍 신부는 “비가 오는 것은 하느님이 축복해 주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조중동은 이 축복이 자신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하느님은 비가 와도 촛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축복해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청은 몇 가지가 변해 있었다. 태평로와 시청광장을 차단했던 긴 전경차량이 사라졌고 그 자리는 각 방송사의 방송차량으로 메워졌다. 또한 외롭게 쳐져있던 사제단의 천막은 이웃으로 3일 시국기도회를 앞두고 있는 목사들의 천막과 진보신당의 천막과 이웃이 됐다. 

    "진보신당 하루 입당 250명"

    진보신당 최은희 조직팀장은 “천막에 오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나가던 시민들이 많이 아는 척 해주시고 ‘놀랍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있을 수가 있냐’며 위로하고 격려해 주셨다”며 “시민들도 그렇지만 오늘 하루 동안 후원도 많이 해주시고 신입당원이 250여명이 등록했다”고 말했다.

    홍형만(48)씨는 “오늘 뉴스에서 진보신당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그런 깡패들한테 우리 국민의 세금, 나라의 돈을 지원해 준다는 것이 말이 되냐, 이 나라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진행된 미사에서 송 신부는 “단식을 하면서 시민들이 꽃도 주시고 물도 주시고, 약 올리는 것인지 라면과 도너츠를 주는 분들도 계시다”며 “여러분이 주시는 사랑 때문에 힘이 나지만 더 많은 촛불들이 모일수록 우린 더 많이 힘내서 굶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는 1시간여 만인 오후 8시경 끝났고 이어 29일 방송장비를 빼앗긴 이후 오랜만에 광우병 대책위원회가 무대에 올랐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난 두달 시위과정에서 968명이 연행되었고 15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체포영장, 가택수사, 압수수색 등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대책위를 계속 탄압하고 있지만 우리는 늘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천막’ 당사(사진=정상근 기자)
     

    대책위의 등장과 함께 오랜만에 자유발언대도 마련되었다. 처음 무대에 오른 ‘아스팔트 농활대’ 강민욱 공동대장은 “한국역사에 길이 남을 싸움과 투쟁을 하고 있다. 대학생들도 자주적인 국민들의 행동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과 경찰국가

    이어 민변의 권영국 변호사가 무대에 올랐다. 그는 “오늘까지 시위에 연행된 시민이 968명으로 이는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경찰 국가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 대통령은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불법 시위를 엄단하겠다고 말했지만 주권자인 국민을 짓밟는 것이야말로 바로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를 대표해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었다. 20세기 이후 21세기가 되도록 이토록 아름다운 장면을 한국 사회에서 만들었던 적이 있나 싶다”며 감격을 전했다.

    이어 “학생이 든 촛불을 노동자들이 총파업으로 살려나가고자 하는데 정부는 불법이라고 탄압 시작했다”며 “쇠고기 재협상을 위한 총파업을 벌일 동안 민주노총을 지켜주겠느냐”고 물었고 이에 시민들은 큰 소리로 “네”라고 화답했다.

    광우병 기독교 대책위 김경호 목사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간디도 마틴 루터 킹의 운동도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장기간 자기주장을 얘기해본 적 없다”며 “신부, 목회자, 스님도 거리에 나왔다. 이는 종교인의 영감에 의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독교 소속의 YMCA행동단이 인간 방패로 누웠는데 뒤에서 맨 손으로 누워있는 국민들을 밟고 지나가고 방패로 찍었다”며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을 포기했다. 우리는 아무도 감싸지 않고 포기한 국민들과 성직자들이라도 함께 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민주-민노 의원들 행진 선두

    뒤이어 행진이 시작되었다. 이날 행진은 지난 이틀과 달리 정의구현사제단이 대신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앞장섰다. 김인국 신부는 행진 전 무대에 올라 “경찰이 오늘 차벽을 모두 치웠다. 경찰이 우리의 행진에 대해 사전에 양해하고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의 행진이 시험받는 날로 오늘 행진에 사제단은 동참하지 않는 대신 여러분이 다녀올 때가지 기도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뜻 헤아려서 안녕히 다녀오라, 만 명 중 한명의 실수가 있어도 만 명의 실수가 된다”며 거듭 비폭력을 강조했다.

    김 신부는 또 금속노조 지부를 일일이 거명하며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전하고 “노동자 형제 여러분 사랑한다. 우리가 어려웠을 때 이것저것 돌보지 않는 노동자 여러분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지난 3일간 미사가 열렸던 시청 앞 광장에는 오는 3일 오후 6시에는 기독교의 시국기도회가, 4일 오후 6시에는 불교의 시국법회가 각각 펼쳐진다. 이로 인해 미사는 이틀간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광우병 대책회의는 2일 오전 검찰과 경찰이 광우병 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에 대한 가택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책위 임태훈 인권법률의료지원팀장은 “압수물품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며 “대책회의 소속 8명의 활동가들의 가택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들을 범법자로 낙인찍기 위한 수순이며 이를 공표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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