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민노당
    2008년 07월 02일 05: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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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7월 1일)는 강북구의회 7월 정례회의 첫 날이었다. 지난 달 최선 의원이 제출했다가 부결된 이른바 ‘광우병 결의안’이 다시 다뤄지는 날이라 아침부터 구의회 참관을 하러 갔다. 결의안을 제외한 3개 안건은 10분 안에 일사천리로 처리되었는데 결의안 처리는 3번씩이나 정회를 하며 2시간이 넘게 소요되었다.

민주노동당에서 날라온 등기우편 한 통

정회를 할 때마다 의원 휴게실에선 고성이 들려오고, 인사 관련 안건이 아님에도 무기명 비밀투표로 처리하는 몰상식한 행태를 보이더니만 결국 동일한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절묘하게도 가부 동수로 다시 부결되었다.

수준 이하의 구의원들의 모습, 최선 의원을 둘러싼 다른 의원들의 ‘악다구리’ 등을 보고 씁쓸한 심정으로 사무실로 돌아왔더니 등기우편이 하나 와 있었다. 발신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개봉해 보니 민노당 서울시당 이상훈 직무대행과 강북구위원회 김윤환 위원장의 직인이 찍힌 ‘퇴직금 관련 협조요청’이라는 문서였다.

제목을 처음 보고 “뭘 협조해 달라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초 민주노동당 강북구위원회 마지막 운영위원회에서 퇴직금 지급과 시기, 방식에 대해 합의를 했고, 그에 대해 필자를 비롯한 상근자 3명과 당시 민노당 쪽 비대위원장이었던 구본승, 현 강북구위원회 부위원장이 기명날인한 ‘퇴직금 지급확약서’까지 작성했다.

그리고 그 확약서에 따라 이미 지난 2월 퇴직금의 10%가 지급되었기 때문에 새삼스레 무얼 협조해 달라는건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문서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니 △지난 운영위원회는 퇴직금 문제를 협의할 권한이 없고, 기명 날인한 구본승 당시 비대위원장은 대표성을 위임받지 않았기 때문에 원인 무효이며 △사실관계의 확인과 적법성 여부 등에 대해 검토하고 △민노당 강북구위원회 소유 자산에 대한 반환 조치와 병행하여 퇴직금 관련 문제에 대한 처리방안을 결정하고 협의하겠으니 양해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퇴직금의 적법성을 검토한다고?

쌩뚱맞게 날라온 등기우편을 보며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인 퇴직금 문제를 바라보는 민노당의 시각에 어이가 없었다. 6월 말에 지급하기로 했던 퇴직금 일부가 입금되지 않아 연락을 했더니 일방적으로 다시 논의하고 있다는 답변을 하더니 결국 생각해 낸 방안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했다.

필자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퇴직금 지급의 적법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하고, 더군다나 민노당 강북구위원회 소유 자산에 대한 반환 조치와 병행하여 조건부로 처리 방안을 결정한다는 것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이야기하고, 노동자의 권리확보를 위해 투쟁한다는 진보정당의 책임있는 직책에 있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소리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더구나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 쪽의 상황을 십분 받아들여 ‘18개월 분할 지급’이라는, 퇴직금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하는 합의까지 해준 마당에 또 다시 무슨 협의를 하겠으니 양해해 달라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올해 초 퇴직금 지급에 대한 합의내용을 전해들은 몇몇 당원들이 “퇴직금을 18개월 분할지급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 “그렇게 합의하고 퇴직금 못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했고, 협상책임자였던 구본승 당시 비대위원장이 ‘법적으로 5인 미만 사업장은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는 것 아니냐’는 발언을 듣고서도 설마 민주‘노동’당에서 퇴직금 가지고 장난치겠냐며 웃으며 합의해 준 순진한 우리들이 문제지 누굴 원망하겠는가

단지 지역에서 함께 진보정치활동을 해 온 신뢰를 가지고 합의한 내용을 뒤엎고 상급단위인 서울시당으로 문제를 넘겨버리는 저열하고 무책임한 사고방식에 분노를 넘어 짜증스러울 뿐이다.

합의내용에 불만이 있으면 협상을 책임졌던 사람이 책임지고 설득을 하든지, 본인이 책임을 져야지 왜 합의문에 딴지를 걸면서 애꿎은 퇴직금 문제까지 걸고 넘어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진보정치 하겠다는 사람들이 정말이지 그러는 게 아니다.

민노당식 진보진영의 단결?

민노당 강북구위원회 신임 위원장으로 당선된 김윤환 위원장은 얼마 전 지역 장애인 행사 참석해 ‘진보진영이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분열된 데 대해 사과드리고 앞으로 진보진영 단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요지의 인사말을 한 적이 있었다.

얼마 전 민노당 강북구위원회는 최선 의원이 제출한 ‘광우병 결의안’ 부결과 관련하여 당사자인 최선 의원과 진보신당, 그리고 진보신당과 가까운 연대단체들을 배제한 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 일로 인해서 지역언론에서 진보정치는 웃음거리가 됐고, 많은 연대단체들로부터 쓴소리도 들었다.

그리고 이번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퇴직금을 가지고 장난치고 서로 얼굴 붉히지 말자며 힘겹게 합의안 내용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과연 이런 것이 민노당식 진보진영의 단결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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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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