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년 최저임금, 4450원 vs 3880원
        2008년 06월 25일 07: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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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법정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25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어 노사간에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위원회가 있는 강남 삼성동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현실화’를 촉구했다.

       
      ▲ 사진=김은성 기자
     

    하지만 노사 양쪽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이날 중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지난 해 대비 26.3%(시급 4,76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자본쪽은 동결(3,770원)을 들고 나왔다.

    18.0% vs 2.9%

    그 동안 양쪽에서 몇 차례 수정안을 냈으며 이날 마지막 회의에서 양쪽은 오후 9시 현재 노동 쪽이 18.0%(4,450원), 자본 쪽이 2.9%(3,880원)의 수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격차가 큰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열고 최저임금 994,840원 확정 및  최저임금 현실화를 촉구했다. 이는 지난 해 노동자 월평균임금(199만1천519원)의 50%, 올해 1분기 도시노동자 전가구 한달 생계비(298만2천133원)의 31.1% 수준이다.

    민주노총은 "198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제도는 평균임금 대비 1/3에 그치고 있지만, 최저임금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및 차별해소를 위한 장치가 될 수 있도록 최소한  평균임금의 절반수준으로 현실화 돼야 한다"면서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이 OECD 회원국 중 8위인 현실에서 사회양극화와 빈곤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최저임금을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또 "한 달에 994,840원을 가지고는 기름값 폭등, 물가 폭등, 교육비, 의료비 상승, 전기요금, 수도요금 등 각종 인상된 공과금 부담하기에도 벅차다"면서 "1년 대학 등록금이 1천만원을 넘은 상황에서 한달 994,840원은 생계를 꾸려가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일 뿐이며 실질적인 생계 대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일반노동조합 김재명 위원장은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 노동자 파탄법이 된 가운데, 물가마저 올라 압사당할 것 같아 매일 무사히 살아 있는지 확인한다"면서, "월급을 받을 때마다 비참함만 느껴 차라리 그냥 죽이라는 구호가 가슴이 와닿는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청소 용역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안모(49)씨는 "물가가 올라 자장면 한 그릇 값이 4500인데, 시급 3770원이 말이되느냐?"면서, "금년들어 생필품이 적게는 30%에서부터 90%까지 오르고, 아이들이 커갈수록 학비도 비싸지는데, 들어오는 수입만 계속 그대로이다"며 답답해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 밤샘 농성

       
      ▲ 전북에서 올라온 청소용역 비정규직 조합원들.(사진=김은성 기자)
     

    그러면서 안씨는 "정규직보다 더 많이, 더 험한 일을 하는데도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월급은 정규직의 3분의 2가 채 못된다"면서 "그러한 상황속에서 최저임금만이라도 현실화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들이 당을 넘어 올 최저임금은 물가폭등을 감안해 인상돼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출신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한국노총 출신 강성천·김성태·이화수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우리 국민들과 노동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물가인상이다”며, “노동계의 요구가 100% 반영되어도 최저임금이 월 100만원이 안되는데, 경영계의 최저임금 동결요구는 노동자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무리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재계는 유가 인상 등으로 인한 경영 여건을 고려해 최저 임금 인상 억제와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지난 24일 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공동으로 △최저임금 인상률 억제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숙식비 포함 △최저임금제 지역별·연령별 차등화 등을 노동부와 최저임금위원회에 건의했다.

    이날 민주노총 결의대회에는 전국의 최저임금 사업장과 단위노조 상근 간부 등 200여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결의대회 뒤 최저임금위원회 앞까지 행진 후 그 앞에서 최저임금요구안 수용을 위해 촛불 문화제와  밤샘 노숙농성을 전개할 예정이다. 동시에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는 소상공인단체들도 맞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충돌도 우려된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끝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표를 통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고, 이는 노동부장관이 8월5일 고시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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