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의 격을 두지 마라", "관보게재 중단하라"
        2008년 06월 23일 06: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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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직접 오시는 것도 좋지만 대통령을 뵙게 해주시는 것이 좋은데요”

    23일 오후 3시 30분, 국회를 순회하며 각 정당에 인사차 방문하던 정정길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노동당 원내대표실을 찾자 천영세 대표는 이와 같이 말했다. 맹형규 신임 정무수석과 함께 찾은 정 비서실장은 악수하고, 차를 마시고, 헛웃음을 지은 뒤 “자주 만나 이야기를 듣고 맡은 역할을 잘 해내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정 비서실장과 맹 정무수석의 첫 민노당 방문은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와 강기갑 원내대표, 최순영 전 의원, 박승흡 대변인이 맞았다. 천 대표와 강 원내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이들에게 ‘가시가 돋은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천 대표는 청와대의 소통의 문제를 지적했다. 천 대표는 “청와대가 소통의 격을 너무 따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야당 대표들을 불러 낸 적이 없다. 지난번 쇠고기 문제가 너무 절박해 야당 의원 30여 명이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이어 “손학규 대표나 이회창 총재만 몇 번 만나는데 우리 민노당이 쓴소리는 많이 하지만 너무 격을 두지 말고 소수정당까지 광범위하게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며 "우리가 애써 만나려는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의) 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기갑 원내대표는 고시게재 중단을 강하게 요청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기업경영에는 전문가이지만 나라를 통치하는 것은 다르다”며 “잘 모르는 사람들이어도 발탁하고 그들이 역할을 하게 해야 하는데 너무 일방적 사고방식과 철학으로 나오니 민생고에 대책이 없는 것”이라며 새로 인선된 비서진을 비판했다.

    이어 “쇠고기와 관련해 관보게재를 하면 실제로 국제법적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으로 (정 비서실장은) 최측근에서 보좌하시는 분이니 관보게재만큼은 신중하게 판단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최대의 현안 문제이니 꼭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묵묵히 앉아 천 대표와 강 원내대표의 말을 듣던 정 비서실장과 맹 정무수석은 이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귀를 열고 많이 들으러 왔다”며 “앞으로도 밖으로 의견을 듣는데 노력하는 것이 주요 기조”라고 말했다. 20여 분의 짧은 방문을 마치고 두 사람은 창조한국당 원내대표실로 향했다.

    한편 정정길 비서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원장 등 당정청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쇠고기 고시와 관련해 “여건이 되면 금주 내 고시게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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