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축업자에 '프리패스'를 준 셈"
        2008년 05월 30일 03: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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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96.9%를 수입하는 8대 쇠고기 수입국 중 캐나다와 한국만이 ‘수출증명 프로그램((Export Verification, 이하 EV프로그램)’을 적용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V프로그램은 도축부터 가공까지 미국의 수출작업장에서 지켜야 할 일종의 세부 매뉴얼이다.

    진보신당은 30일 미국 농무성 홈페이지(www.usda.gov)를 확인한 결과 8대 수입국 뿐 아니라 수입량이 얼마 되지 않는 이집트, 싱가폴, 레바논, 코스타리카, 베트남 까지도 독자적인 EV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 건강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신당은 “미국 정부는 독자적 EV프로그램이 있는 나라들을 제외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일반적 EV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은 장관 고시 이후 새로운 쇠고기 협상 내용이 발효되고 나서부터는 이 일반적 EV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로 보면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은 미국 업체들에게 ‘땅짚고 헤엄치기’”라며 “다른 나라들은 기본적인 수출조건에 별도의 EV프로그램까지 요구하는데 한국은 아예 ‘프리패스’를 준 셈”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우리와 비슷한 규모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일본의 EV프로그램의 경우 미국에 일본 수출용 쇠고기만을 처리하는 전용 작업장을 두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SRM 물질이 혼입되지 않도록 △기록 문서를 통해 이력 추적이 가능할 것 △내수용 소로부터 분리해 일본 수출 소만 모아 작업할 것 △특정 시간 혹은 날짜에 일본 수출 쇠고기를 처리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수출쇠고기 업체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일반적 EV프로그램 적용대상이 도축업체, 해체업체, 가공업체로 규정되어 있는 반면 일본은 쇠고기 생산물 관련 기업 및 사육자로까지 폭넓게 규정돼 있어 소의 비육단계에서부터 소의 월령증명 등이 분명하게 강제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는 “수입위생조건이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형태였을 때조차 한국정부가 미국에 대해 검역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후 정부가 미국 정부에게 미국 내 쇠고기 수출업체들에게 강제할 별도의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시된 수입위생조건도 엉망인데다, 그나마도 미국 업체들이 규정을 확실히 지키도록 강제하는 세부 조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한 미국 쇠고기의 국내 유입을 막을 수단은 전혀 없는 것”이라며 “국민건강을 지키려는 일본정부의 끈질긴 노력과 국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외면하는 한국정부의 태도가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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