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쌍하구나, 조선과 동아
        2008년 05월 08일 12: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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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5월 7일자 1면.
     

    <조선>, <동아>를 비롯한 극우언론들이 미국쇠고기 수입반대운동에 대한 대응방침을 정한 듯하다.

    그 하나는 ‘불순 배후, 불법 집회’라며 윽박지르고 겁주기이고, 또 하나는 ‘유언비어’라며 깎아내리기이다. <조선>과 <동아>는 5월 5일, 우선 배후설부터 제기했다.

    “일부 매체가 유언비어의 소재를 제공하고, 거기에 일부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들, 그리고 이 사태를 반미운동의 운동장으로 삼으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합쳐져 판단력 없는 중고교 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밀려나오고 있다” – 「정부는 ‘쇠고기’를 ‘미선이 효순이 사건’처럼 키울 셈인가」, <조선일보> 사설

    <동아>가 5일 내놓은 기사의 제목은 「진보진영 “촛불행사 조직” 反정부 투쟁 결집」이었고, 그 기사의 세 줄짜리 부제는 [집회 독려 지침 내리고 자극적 동영상 퍼나르게 해 – 일부 친북단체, 비핵개방 폐기 등 다른 이슈 제기 – “분위기 몰기보다 차분하게 논의해야” 우려 목소리]였다.

    ‘순진한 국민’은 가만히 있으려 하는데, ‘일부 진보좌파반미세력’이 선동하고 충동질하여 사태가 이리 됐다는 요지다. 물론 미국쇠고기 수입반대운동에는 좌파도 반미세력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선동질’하는 좌파와 반미세력에 언제나 묵묵부답하던 국민들이 이처럼 열성인 것은 어떤 연유일까?

    더더구나 이번 시위 운동이 좌파와 반미 단체에 의해 처음 제안된 것이 아니고, 조직되지도 않았고, 주도되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수고스러운 취재를 하지 않더라도 뻔히 알려진 사실이다. <조선>, <동아> 기자들은 청계광장 취재를 한 것인가, 어디 만화방에 처박혀 무협지 삼매경에 빠졌던 것은 아닌가?

    ‘순진한 국민’을 ‘불순한 배후세력’으로부터 격리시키려던 시도가 좌절되자, <조선>, <동아>는 5월 7일, 미국쇠고기 수입반대운동의 주장이 ‘유언비어’라며 깎아내리는 2단계 투쟁으로 전환한다.

    “최근 물의를 빚는 각종 ‘사회적 괴담’이 인터넷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어린 학생들에게도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 중고교생은 물론 초등학생들도 인터넷 괴담이나 휴대전화 문자 괴담에 노출돼 왜곡 과장된 정보를 사실로 믿고 행동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 「‘문자 괴담’ 초등생까지 무차별 유포」, <동아일보> 1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청소년들에게 유언비어를 뿌려 꼬드기는 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 그러면 요 며칠의 어처구니없는 ‘광우병 드라마’를 막 뒤에서 감독하고 연출하는 사람들의 정체도 드러나게 될 것” – 「청소년 꼬드기는 ‘광우병 문자 괴담’ 진원지 찾아내야」, <조선일보> 사설

    ‘유언비어’를 따지자면, “미국에서는 동물성 사료를 쓰지 않는다”거나 “미국 쇠고기 안전하다”는 둥의 정부 주장과 <조선>, <동아> 사설이야말로 조작된 허위이거나 증명되지 않은 가설이다. 그깟 ‘초딩들 문자’에도 판판이 깨지는 <조선>, <동아> 논설위원실, 이제 문 닫아야 하는 것 아닌가?

    <조선일보>는 1980년 5월 광주항쟁을 다루며 “고정간첩 데모 선동 … 자극적인 소문이 기폭제”라고 보도했었다. <동아일보>는 2003년 여중생 추모 촛불 집회를 “무책임한 선동 … 국민을 모독한 사기극”이라 폄하했었다.

    일제 때에는 천황에게, 유신독재 시절에는 박정희에게, 나중에는 전두환에게 딸랑거리며 국민 여론을 짓밟았던 그들이 미국쇠고기 반대운동을 공격하고 나선 건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 논리라는 것이 ‘불순 배후’니 ‘유언비어’니 많이 듣던 이야기인 것은 조금 놀랍다.

    왜냐하면 그런 논리는 계엄사령부나 문공부가 내리던 ‘보도지침’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2MB가 그렇게 나쁜 위인이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조선>, <동아>가 논조와 보도 일시까지 맞추며 선임하사처럼 악행을 일삼는 건 왜일까?

    아무래도 <조선>과 <동아>는 지금을 5.16, 12.12 군사 쿠데타 직후라고 굳게 믿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처럼 어거지, 막무가내일 수 있단 말인가? 수입되지도 않은 광우병 쇠고기, 밀수하여 미제라 좋아하며 돌려 먹었던 건 아닐까. 불쌍하구나 <조선>,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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