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대연합보다 당 중심 잡기 먼저
        2008년 04월 25일 06: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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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가 제시한 ‘진보대연합’과 ‘혁신-재창당 5대 방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월간 말>이 25일 주최한 ‘진보정당 성장 전략과 미래는 있는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발제, 토론자들이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해 앞으로 혁신-재창당 안에 대한 당내 논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정상근 기자
     

    이날 토론회의 뜨거운 감자는 ‘진보대연합’이였다. 민노당 혁신비대위는 그 동안 혁신-재창당위원회를 중심으로 18대 총선 후 당의 외연 확대를 위한 진보대연합 방침을 총선 전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민노당 이외의 다른 세력과 함께 당의 조직 토대를 확대하겠다는 이 같은 방침은 이미 민노당 게시판 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던 사안이다.

    중심 강화 위한 구체적 행동이 중요

    발제를 맡은 이수봉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과 이상규 민노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진보대연합에 대해 함께 “민노당의 중심을 먼저 세우는 일 없이 진보대연합은 안 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수봉 원장은 진보신당과의 연합에 대해 “총선 과정에서 부르주아 개혁정당 후보와 선거연합이 성사 될 뻔하며, 스스로 정한 원칙도 자기중심적 논리로 해석하는 것을 보면 신의를 바탕으로 한 연대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진보신당과의 관계 정립에 대해 강한 회의를 표시했다.

    그는 또 노동자의 힘 등 사회주의 정당추진 세력들에 대해서도 “그들은 민노당에 대해 ‘역사속으로 사라져야 할 조직으로 평가하면서, 사안별 연대는 할 수 있지만 당을 같이 할 수 없다고 결론내리고 있다”며 이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매우 희박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사무처장도 “진보신당이 가진 장점은 인정하고 우리들이 부족한 점도 돌아봐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분당 과정이 밥그릇 싸움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전체 진보 세력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며 ‘분당 세력’을 격렬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외연을 강화하려면 중심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심을 강화하는 구체적 행동과 절차 없이 외연 확대만을 얘기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내실 없는 조급한 ‘진보대연합’ 노선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중심 없는 외연확대는 우경화 위험

    민노당 비대위원인 박승흡 당 대변인도 진보대연합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 대변인은 “(대중운동의 튼튼함이 없는)외연 확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왼쪽이 줄어들고 오른쪽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의석수를 늘리기 위해 외연 확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고 사천 모델과 성남 중원 모델(택시노동자 생활로 민심을 수렴하던 정형주 후보가 출마해 13.6% 득표한 지역)을 접합하는, 민중들 속에서 몸으로 하는 정치가 중요하다”며 진보대연합 보다 민주노동당의 현장성 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보대연합과 함께 민노당의 혁신-재창당 내용에 대한 비판도 강하게 나왔다. 지난 3월 20일 이수호 혁신-재창당 위원장이 발표한 10대 혁신과제에는 ‘국회의원 중간평가제 및 소환제’, ‘당명개정 검토’, 진보대연합으로 불리는 ‘다양한 연대-연합 실현’ 등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선 패배는 지도부 무능 때문

    이상규 사무처장은 이 가운데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국민평가제’와 ‘패권주의 극복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평가는 이미 각종 여론조사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데 왜 국민평가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패권주의와 관련해서 그는 “지난 대선 결과는 (패권세력이 아닌) 당 지도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문제였다”며 “50%가 넘는 세력이 당 지도부를 장악하는 것이 문제라면 민주주의를 다시 써야 한다”고 말해 패권주의 비판에 대해 다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당원들의 마음을 모르는 혁신-재창당 안은 심판받아야 할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 밖에 민주노동당의 혁신과 관련해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진보의 어려움은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진정한 혁신은 당을 민중들과 당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민중참여 경선제를 주장했다.

    정대연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은 “당원 주체 활동을 얘기하지만 실제로 분회가 당원 참가의 유일한 통로임에도 불구하고 분회를 조직할 활동가도 없고 활동가 육성대책도 없다”며 활동가 육성을 주문했다.

    김재연 88만원세대 공동본부장은 “88만원 세대문제를 민노당이 빠르게 흡입해 88만원 세대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고위원회에 88만원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포함시키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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