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후보단일화론에 반대해요"
        2008년 04월 04일 01: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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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단일화론이 자칫하면 진보신당의 것이 돼버릴지 모를 것 같다는 생각에, 그건 아니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재주 없는 글 솜씨로나마 몇 자 적습니다. 게재해주시겠죠? ^^

    이모티콘은 저리 웃는 것으로 붙였지만 사실 편하게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저는 후보단일화론에 반대해요. 그것은 진보신당이 진보신당 자신의 모습을 버리는 행동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몇 개의 전략지구에 한정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는데,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입니다.

    첫째로 일관성 없는 선택지입니다. 우리는 ‘비판적 지지론’이니 ‘민주대연합론’이니 하는 식으로 불려온 후보단일화론을 항상 부정하였습니다. 후보단일화론은 우리가 싸워야 하고 극복해야 할 중요한 대상들 중 하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웃을 거예요. 지네들이 당선될 만한 곳 있다고, ‘전략적’ 선거구들에 한해서 후보단일화 하려 한다고요. 정당지지율이 낮아서 비례대표자들의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깐 꼼수를 쓴다고요.

    둘째로 전략적 선거구와 비전략적 선거구의 방침을 달리해야 할, 아니면 달리해도 괜찮다고 볼 이유가 없어요. 후보단일화론은 정치적 대립선을 하나로 모아가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중심으로 생각하여 대립하는 ‘저편’의 후보자 이외의 사람들 가운데 가장 당선 가능성 높다고 믿는 한 사람을 밀어주는 방식입니다.

    그런 논리를 연장시켜 볼 때 비전략적 선거구에서 나온 후보자들이 계속 선거운동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죠. 그렇지 않나요? 전략적 선거구 후보자야 그렇다지만, 비전략적 선거구 사람들이야말로 당선 가능성이 없는 분들이잖아요.

    그러니 그 분들이야말로 ‘반한나라당’이란 하나의 전선에 집결하면서 다른 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물러나야 하는 것이죠. 지금 다시 이야기되는 후보단일화론이 무슨 다른 내용과 명분으로 제기되면 또 모르겠는데, 옛날이랑 똑같잖아요? ‘반한나라당’. ‘대재앙만은 막아야 한다.’

    셋째로 제가 진보신당을 제일 좋게 본 것은 하나의 전선이나 가치로 정치를 표준화하고 단순화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진보적 의제들을, 때로는 내부적 갈등까지 감수하고 소화해내면서, 함께 사고하고 풀어가려는 그런 문제의식에 많이 공감이 간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의 진보, 좌파들은 ‘민주 대 독재’, ‘노동 대 자본’, ‘민족 대 반민족’ 등 어느 하나에 많은 중요한 의제들을 위계적으로 종속시키고 환원시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어느 정도 변하기도 하였지만 많은 부분 여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진보신당에 대해서도 아쉽고 또 불만인 점들 있으나 만든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 건설됐으니까, 그래도 믿어보자 하는 마음이 생긴 거죠.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후보단일화론을 진보신당 주체들이 스스로 외친다면, 저는 아무래도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좋게 본 진보신당의 모습이 아니니까요.

    진보신당은 ‘반한나라당’의 기치를 들지 않아도 하는 일들 하나하나가 다 ‘반한나라당’이 되지 않을까요? ‘대운하반대’,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대활동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방침이 후보를 단일화하는 것으로 돼야 한다는 데에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됩니다.

    진보신당과 다른 정당들을 구별짓는 것들은 ‘반한나라당’이나 ‘대운하 반대’ 이외에도 많습니다. ‘대운하 반대’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쓰다 보니 그래도 제 입장에서 보면 양이 꽤 됐네요. 어찌 마무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 생각들은 앞에 적은 바와 같고, 혹시나 진보신당 당원들, <레디앙> 독자들에게 저의 이 작은 생각들이 뭐든 의미 있는 것이 되길 바랍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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