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레프트 운동으로 혁신하자”
    2008년 03월 07일 01: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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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떤 토론회 자리에서 한 젊은이가 명함을 건넸는데 ‘초록별’이라는 대화명이 적혀 있었다. 나는 호감의 표시로 “붉은 별(화성)은 보았지만 초록별은 본 적이 없는데?”라고 한 마디 던졌다. 그 젊은이는 지구가 곧 초록별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구는 아마 초록(綠)별이 아니라 파란(靑)별 일 텐데?”

지구 표면의 3분의 2가 바다이니 아마 새파란 빛을 띠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과연 달에서 찍은 지구의 사진은 누른 빛깔의 사하라 사막, 아라비아 사막이나 초록의 콩고 강 유역이 군데군데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새파란 바다의 빛깔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더 멀리 화성에서 바라보면 그런 황(黃) 녹(綠)의 얼룩이 보일까?

우리의 정신은 몸을 벗어나 사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다. 그래서 지동설을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우주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태양계를 정확하게 보려면 태양계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 몸은 물론 우주선을 타고 수십 년을 날아가도 태양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위대한 정신은 태양계의 모습을 그렸다.

통합민주당의 공천심사위원장 박재승이 옳다

통합민주당의 공천이 화제다. 어찌 억울한 사람이 없겠는가? 그러나 단순명쾌한 원칙을 고집하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밀어붙이기가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당을 위해 희생한’ 사람, ‘개인 비리’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 가리지 않고, 혐의의 종류를 불문하고 금고형 이상을 받은 사람은 모두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한다.

분명히 통합민주당 내부에는 여러 가지 다른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이 제시되고, 그 중에는 거의 옳은 주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바라보면 박재승이 옳다. 왜 그런가? 항상 사물을 너무 가까이서 보면 사물의 전체상이 안 보인다. 아니 안에 들어가서 보면 아예 다르게 보인다.

진보정당, ‘노동당’쪽은 박재승의 공천 혁명 같은 스토리가 없다. 그러니 억울한 사람도 없다. 억울한 사람이 없으니 당은 분열되고 망할 지경에 이르렀다. 아직도 지도자들은 일심회 사건 관련자 처리 문제에 대해서 당규와 절차를 거론하면서 우물쭈물 대답한다. 바깥의 사람들에게 내부의 규칙과 절차를 들어 변명하다니!

세상을 떠나, 사물을 멀리서 바라보자!

3월은 기어이 오고 말았다. 3월,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분열은 기정사실이 되고 말았다. 친북 운동권당 이미지는 털고 노동자 대중정당의 정체성은 되찾고, 분당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당까지 통합해야만 했다. 그런데 결과는 진보정당 공멸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탓하고 원망할 사람도, 세력도 없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 와도 우리의 인생은 행복해야 하고, 우리의 가치는 실현되어야 한다. 설사 제도권 정당으로서 진보정당이 당분간 힘을 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노동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데, 진정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려면 먼저 우리 자신을 정확하게, 전체 속에서 보아야 한다.

한국 사회 전체 속에서 우리를 보아야 한다. 우리가 살던 테두리를 떠나서 멀리서 한 번 바라보자. 달이나 화성에 가서 지구를 바라보듯, 예수가 멀리 사막으로 나가서 세상을 바라본 것처럼, 가능하면 멀리 나가서 바라보자. 사람을 만나더라도 차라리 한나라당 사람을 만나보자.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자.

지금 진보에게 살 길은 과연 단결인가?

창원의 민주노동당 청년당원 강인석은 <경남도민일보> 2008년 2월 14일자에 쓴 글에서 “보수는 부패해서 망한 것이 아니라 뉴라이트 운동으로 집권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썼다. 탁월한 지적이다. 그러나 이어진 “그러니 진보는 분열해서 망하지 말고 단결해야 합니다”는 그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보수는 도덕재무장(반부패) 운동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여 집권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진보 역시 단결(반분열)해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보수가 뉴라이트 운동으로 성공했다면, 진보는 뉴레프트 운동으로 혁신하고 발전해야 한다. 한국 사회 전체는 새로운 좌파를 요청한다.

지금 의미 있는 일은 단결도 분당도 아니고, 우리가 살고 판단해온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다 깊은 사색을 선택한 단병호 위원장께 기대를 하면서 감히 이런 기회에 가능하면 태양계 바깥으로 나가 보시기를 주문한다. 태양계의 모습을 정확하게 보는 사람은 태양계 바깥에 있는 사람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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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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