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위 1차 인선은 몇 점?
        2008년 01월 17일 06:0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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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그리고 만점이 없는 사업이다. 심상정 비대위 1차 인선이 16일 발표됐다. 쇄신과 추진력을 중시한 인사라는 평가와 함께 단합에 역행하는 선택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자주파 진영에서 특정 인사들을 거명하며 인선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분석과 평가가 정파별로 명백하게 나뉘어지는 것은 아니며, 이번 인선에서 계급 대표성을 보여주는 인물과 젊고 참신한 인물의 부재에 대해 아쉬워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핵심 참모 전진 배치, 집행력 중시한 듯

    이번 인선 내용은 심상정 위원장이 예고한 대로 기존 통합 지도부가 보여왔던 ‘정파 안배’ 보다는 범좌파 중 당내 쇄신을 주장하는 진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심상정 위원장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핵심 참모들이 주요 당직자로 임명돼 총선을 앞둔 짧은 기간 동안 심 위원장의 혁신 철학을 가장 빠르고 일사분란하게 집행하며 강도 높은 당 쇄신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여성 할당과 부문별 대표, 소수자 대표를 고려하고, 당내 사업 및 각종 선거, 지역 경험이 풍부한 전 현직 시도당 위원장을 전면 배치해 비대위가 일 중심의 실무형으로 꾸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비례대표로 입길에 오르고 있는 정태인 한미 FTA본부장과 장혜옥 전 전교조 위원장을 (가칭)이명박 정부 대안본부에 배치한 것 또한 눈에 뛴다. 이는 경제대통령을 내세우는 이명박 당선인과 확실한 전선을 치겠다는 뜻과 함께 사실상 고교  평준화 폐지와 이에 따른 교육 현장의 황폐화를 가져올 이 당선인의 교육 정책을 막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는 비대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당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가 평가혁신위 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심 위원장이 신당파 및 탈당파의 움직임을 견제하고자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주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이와 관련 심 위원장은 지역 내 신당 흐름이 거센 부산, 충청 지역의 시도당 관계자를 비대위 인선안에 임명하려했으나 당사자들이 고사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와 신당파의 긴장관계

    이를 놓고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비대위가 신당파와 일정한 긴장 관계 속에서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심상정 위원장이 신당파에 대한 흐름을 인정하고 어느 정도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내 혁신을 위해서는 여러 관문이 있는데, 그 중 1차는 당내 자주 진영의 인사가 아니라 신당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기위해서라도 이들과 먼저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 심 위원장은 1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신당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대다수는 어쨌든 당내 혁신이 잘 되길 바라는 분들이고 지금까지 이른바 다수파의 패권 때문에 잘 안 됐는데 이게 쉽지 않은 과제다. 그래서 당내 혁신에 실패할 경우에 신당 창당으로 나서겠다 하는 분들이 다수"라며 "때문에 당연히 혁신과정에 동참을 해야 되고 또 하도록 제가 독려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신당파에 대한 심 위원장의 입장에 대해 당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신당 추진 쪽에 한때 이름이 오르기도 했던 조돈문 교수가 평가혁신위 위원장에 임명된 것에 문제 제기가 많았다.

    이정미 전 중앙연수원 부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신당 추진위원으로 이름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조돈문 교수가 그런 중책을 맡은 것에 대해 여러 문제 의식이 있다"면서 "당의 분열을 막고 최대한 내분을 잘 정리해 당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비대위를 출범시켰는데, 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에게 중책을 맡게 돼 논리적으로 앞뒤 정황상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규엽 전 집권전략위원회 위원장도 "비대위 인선도 그렇고, 이에 앞서 어제 KBS 단박 인터뷰 등을 봤는데, ‘혁신이 안 되면 신당으로 갈 수 도 있다’는 심위원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걱정이 된다"면서 "당의 화합과 통합을 위해 분당 세력과는 명백히 선을 긋고 오히려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당원들과 함께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자주파 "신당파들과 선 분명히 그어야"

    이와 함께 이번 인선에 대해 당내 인사들은 장상환 자문단 단장에 대한 적절성 여부, 참신함 등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다양한 우려와 평을 전했다.

    이정미 전 부원장은 "인사권을 비대위원장이 갖고 있어 이미 결정한 내용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않다"면서, “다만 장상환 자문단 단장의 경우 지난 해 진보정치연구소 사건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진상 정리가 다 되지 않아 여전이 논란의 한 가운데 계신 분인데, 당 내외를 아우르는 역할을 하며 자문을 할 수 있을지 당의 객관적인 기준과 사실에 근거해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용대 전 정책위 의장은 "책임지고 물러난 입장에서 비대위 구성을 비대위원장이 소신껏 하라고 위임을 했는데, 인선 구성안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아직 비대위가 어떻게 활동할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나온 것이 아닌만큼 좀 더 지켜봐야한다"면서 "다만, 중앙위에서부터 의견이 갈라진 상태에서 출발해 아쉬움이 좀 있었고, 신당파의 인물의 합류 등 몇 가지 문제들은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규엽 전 집권전략위원회 위원장은 "아직 몇 표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총선에 대한 총체적인 목표도 세우지 않은 채 전략 공천 등이 먼저 논의되는 게 불안하다"면서 "한미FTA가 통과되면 모두 국회의원 사표를 쓸 각오로 막아내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발언이나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젊은 지역위원장들 빠져 아쉬워

    이봉화 관악구 지역위원장은 "워낙 상황이 위태롭다보니 단기간에 검증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밖에 없어 안정형 인선을 한 것 것 같다"면서 "조금만 더 멀리 내다보고 ’88만원 세대’를 겨냥하기 위해 신선하고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만한 참신한 인사가 포함되지 못한 점과 지역 정치에서 훌륭한 사례들을 많이 만들어 낸 젊은 지역위원장들도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송태경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실장은 좀더 과감한 공격적인 인선을 주문했다. 송 실장은 "신당파인 조돈문 교수를 임명할 정도라면, 정파적 갈등을 다 떠나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인력을 배치했어야 했다"면서 "일례로 비대위원이 아닌 자문단의 경우 김성진 전 최고위원이 임명된다면 당내 문제를 푸는데 자문가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시당의 김석준 위원장은 당을 계급적으로 대표할 외부 인사 수혈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김석준 위원장은 “지난 과거의 비대위에서 보여준 한시적이고 과도기적인 비대위가 아니라 제2창당 수준의 비대위로써 무언가 합의를 이뤄내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강력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의사소통 구조가 마련돼 소신있게 일을 집행 할 수 있는 틀이 갖춰진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다만 "민주노총, 전농 등의 배타적 지지단체가 파견을 오는 형식이 아니라, 실제 민주노동당을 계급적으로 대변하는 노동자, 농민을 대표할 인물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배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6일 경 공식 출범할 예정인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 측은 임시 당 대회의 소집 시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당 측의 김형탁 전 대변인은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은 비대위의 상황에 따라다니는 입장이 아니며 거리를 두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비대위가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제 혁신을 해내는 것은 비대위의 몫"이라며 "특히, 비대위가 어느 시기에 임시 당 대회를 소집하는 지를 놓고 혁신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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