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고교 '300'이 온다
    2008년 01월 16일 02: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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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이명박이 온다. 온다. ‘스파르타’의 고교 300이 온다. 운다. 300에 들지 못하는 바르바로이(Barbaroi, 그리스어로 ‘야만인’)는 운다.

문제는 변화의 정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었다. 과반수에 육박할 정도의 지지 속에서 다른 후보들을 저 멀리 제치고 당선되었다.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

①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기숙형 공립고 150개, 마이스터고교 50개, 자율형 사립고 100개
②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매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교사 3천명 양성, 영어로 하는 수업 확대, 교육특구 확대 등
③ 3단계 대입자율화: 학생부 및 수능 자율화(1단계), 수능과목 축소(2단계), 완전 자율화(3단계)
④ 기초학력, 바른 인성 책임교육제: 초등학교 기초학력진단평가, 중고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 학교별 성적 및 정보 공개 등
⑤ 맞춤형 학교지원 시스템: 교원평가, 교원평가 결과와 교원 연수․자격 연계, 국가교육과정위원회 설치 등

이제 교육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공약(박스)은 하나하나 바꾸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선 뿐만 아니라 올 한해 동안의 구도가 ‘혁신 보수 대 수구 개혁’이었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뒤돌아보면, 한나라당이나 보수세력이 “3불 안된다. 폐지하자”라고 변화를 이야기할 때, 참여정부와 개혁세력은 ‘3불 유지’를 외쳤다. 고교평준화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런 구도는 대선에서도 여전했다.

그런 만큼 “참여정부 때문에 못 살겠다. 바꿔보자”라는 대중의 열망과 맞아 떨어진 쪽은 이명박이었다. 당연히 학교의 변화는 예정된 수순이다. 오죽 하면 중학교 아이들도 “선생님, 이제 저희 머리 빡빡 깍고 죽도록 공부하고 시험만 봐야 하나요? 이제 국어도 영어로 수업 들어야 하나요?”라고 하겠는가.

하지만 어느 정도 변화할까. 여기저기에서 예측하는대로 큰 폭일까. 그래서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일이 벌어질까. 글쎄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교육정책이 송두리째 뒤바뀌려면, 하나의 전제가 필요하다. 참여정부 5년이나 김대중 정부까지의 지난 10년 간 교육정책과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이 180도 달라야 한다.

   
▲ 지난 1월 2일, 인수위에 대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업무보고 (사진=뉴시스)
 

하지만 뭐가 다른가. 참여정부가 좌파 교육정책이었고, 이명박 후보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인가. 아니면 참여정부가 교육공공성 강화를 중심으로 하였고, 이명박 후보는 교육시장화를 중심으로 하는가. 노무현 정부가 국공립대 확대를 꾀했고, 이명박 후보는 법인화를 주장했는가.

그렇지 않다. 참여정부나 김대중 정부 모두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추진하였고, 그 뿌리는 1995년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안이었다. 그리고 5.31 교육개혁안을 만든 핵심 인물이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을 만들었다. 그러니 지난 10년 동안이나 앞으로의 5년은 기조 면에서 커다란 변화는 없다.

물론 10여년 전에 5.31 교육개혁안을 만들었고 이번에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을 만들었던 당사자는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가 취지를 퇴색시켜왔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니 앞으로는 본래 시장주의 패러다임에 맞게 추진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당사자의 관점일 뿐, 다른 사람이 보면 오십보 백보다. 애써 차이를 찾는다고 하면,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 교육의 원전에 보다 충실하리라는 점이다.

이명박 교육정책은 현재진행형

김대중이나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모두 신자유주의 교육철학인 까닭에 이명박 교육정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가 아니다. 현재진행형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몇 가지만 이야기하자.

이래저래 이야기가 많았던 ‘300개 다양한 고등학교’의 경우, 0개에서 300개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자사고와 사립 특목고 합하면 43개다(자사고, 사립 외고, 사립 과학고만 하면 24개).

그러니 목표로 하는 100개 자율형 사립고에는 57개만 있으면 된다. 57개도 그리 어렵지 않다. 한나라당은 공약 발표 전에 사전조사를 끝냈다. 그리고 공약 발표 이후에는 희망하는 사학들이 한나라당 당사 앞에 줄을 섰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노무현 정부의 공이 컸다. 지난 3년간 공사립 포함하여 특목고가 12개 신설되었다. 2007년 현재 공사립 외고, 과학고, 국제고, 예고, 체고가 89개교인데, 이 중 12개(13.4%)가 최근 3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2002년 대선에서 ‘고교평준화 유지하면서 보완하겠다’고 말한 것을 충실히 지켰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노고를 상당부분 덜어주었다.

전문계 고교(예전, 실업계 고교) 중 50개를 육성한다는 마이스터 고교는 그 후보군이 차고 넘친다. 전체 707개 전문계 고교에서 50개를 추릴 필요가 없다. 전문계 특목고 40개, 전문계 특성화 고교 92개 등 도합 132개 중에서 50개를 추리면 된다.

이 역시 노무현 정부의 공로다. 공립 기숙형 고교 150개 또한 마찬가지이다. 노무현 정부는 이명박 정부를 위해 ‘1군 1우수고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선정만 잘 하고, 기숙사 시설 비용만 조달해주면 된다. 물론 이미 기숙사 시설이 완비된 학교도 존재하므로 이런 수고조차 덜 수 있다. 그래서 대안학교의 취지에서 벗어난 자칭 대안학교들의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노무현의 공로

3단계 대입자율화라는 거창한 제목의 공약도 그리 어렵지 않다. 입시에 있어서 대학의 자율성이 상당부분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이미 대학의 입시 자율화는 김대중 정부가 그 기반을 닦아놨다.

그래서 대학은 수시를 얼마나 하고 정시를 얼마나 하고 입학전형의 세부 사항을 어떻게 할지 알아서 결정할 수 있다. 다만, 3불만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3단계 대입자율화는 시간을 봐가면서 언젠가는 3불을 폐지하겠다는 의미다.

3불 폐지는 그렇다 치고, 이명박의 3단계 대입자율화 중 1단계인 ‘학생부 및 수능 자율화’는 당장 내년에도 실시할 수 있다. 올해 내신 반영비율을 놓고 교육부와 주요 대학들이 실랑이를 벌여왔는데, 이걸 정부가 안 하면 되기 때문이다.

한창 실랑이 중일 때 정부가 동원했던 수단을 떠올려보자. 법 위반이라고 떠들지 않았다. 행재정적 지원과 연계하겠다고만 했다. 이는 행재정적 지원만이 정부의 카드라는 의미다. 그런 만큼 정부가 가만히만 있으면 1단계 대입자율화는 그냥 된다. 법? 이미 고등교육법은 대학 총장에게 입시전형의 결정권을 준지 오래다. 입학사정관? 지금 시범실시 중이다.

몇 가지만 더 해보자.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교를 시험보겠다고 한 것도 전국의 16개 교육감들이 시험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여기에 대해 노무현 정부는 고맙게도 교육감의 결정사항이므로 정부가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해주었다. 그리고 교육특구 확대한다고 했는데, 법과 제도는 완비되어 있다. 그러니 지자체가 신청하면 ‘잘 해라. 밀어주마’라고 하기만 하면 된다.

교원평가? 근무평정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수십년간 해왔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성과급 지급을 위해 추가로 평가해왔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근무평정을 다면평가로 한다고 시범실시 중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다양한 평가를 하나로 통일시키면서 그 결과를 ‘교사 족치기’에 쓰면 된다.

이처럼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은 대부분 현재진행형이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가 그 길을 잘 닦아왔다. 그러므로 5․31 교육개혁안의 취지를 퇴색시켜왔다고 불평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상은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야 한다. <2, 3편에 계속>

* 이 글은 이명박 당선 직후인 작년 12월 작성된 것으로 진보정치연구소의 『미래공방』에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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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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