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대연합 통한 재창당에 나서자
        2008년 01월 08일 09: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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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이후 다섯 번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두 번의 지방 선거를 치르고, 다섯 번째의 대통령 선거를 막 치른 지금, 깊은 회한이 몰아친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는 무척이나 힘들었다.

    현실 속에서 기본 노선은 관철되지 않았다. 본선 시작과 동시에 ‘팽(烹)’ 당한 후로 선거 기조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도로(徒勞)에 그쳤다.

    좌절과 패배, 간간히 나에게도 날아오는 돌을 맞으며, 오히려 돌을 맞는 편이 마음이 편하고, 또 아무런 한 일도 없는 나로서는 영광이기도 하지만 홍기표 동지가 변호까지 해주니, 모두에게 고맙기 이를 데가 없었다.

    앞길이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 말을 잊고 3주를 보내고 있으니 <레디앙>의 원고 독촉이 문 앞에 이르렀다.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지난 16년 동안 걸었던 길을…

    우리가 젊은 시절 걸었던 레닌의 길은 근본적으로는 카우츠키의 길이었다. 사회주의 사상을 선전하여 노동자를 조직하고 진보정당을 만들어간 점에서는 레닌과 카우츠키는 동일하였다.

    그러나 전후(前後) 한국에서는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사회주의를 포함한 모든 사상은, 심지어 자유주의까지도 기피의 대상이었다.

    우리는 깊이 고민했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상을, 주의를 싫어할까, 어찌 그것 없이 이리도 잘 살 수 있을까? 마침내 소련과 동유럽에서 사상의 누각이 무너졌을 때, 우리는 케어 하디의 길을, 이데올로기가 생활을 짓누르지 않는 길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지난 16년간 그 길을, 충분히 의식하지도 못한 채 걸어왔다.

    1992년의 이른바 ‘신노선’의 핵심은 ‘조합주의자들에 대한 인내와 양보’였다. 아니 노동자들에게 사상을 선전하여 조직하지 않는 다른 방법으로 노동자 정당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미 노동자를 조직하고 있는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대중운동이 주도하는 진보정당이라는 영국노동당 모델의 진보정당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노동당인가 청년당인가, 그것이 문제다

    감격적인 2004년 총선 승리, 우리의 노선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케어 하디의 길’이라는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길, 우리가 들어선 눈 덮인 겨울산 속의 외길의 필연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동지들이 약간의 ‘오버’를 하기 시작했다. 운동권 청년들은 머슴으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설치면서 주인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자 도시 울산과 창원에서마저 우리는 노동당을 만들지 못했다. 청년당을 만들었다. 그것이 민주노동당의 가장 근원적인 한계였다. 마침내 민주노총에서 제안한 ‘민중참여 경선제’를 거부하고 민주노총 집행부가 밀기로 결의한 후보를 상대로 대결을 벌이기까지 하였다. 그것은 케어 하디의 길, ‘노동당’의 길이 아니었다.

    더욱이 영국노동당의 철학적 기초가 되었던 저 위대한 실용주의 철학과 지식인들이 우리에게 부족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통일 독립국가 초대 대통령이 되었을 위대한 민주주의자 여운형이나 부정선거가 아니었으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조봉암이 가졌던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와 확신이 우리에게 없었다.

    다시 노동자 대중정당으로, 다시 조봉암으로!

    민주노동당은 노동자의 주머니를 털어 만든 정당이고, 그 정체성은 노동자 대중정당이다. 영국노동당을 모델로 만들어진 실용적 좌파 정당이다. 그리고 정책적으론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다. 그리고 통일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여운형과 그의 패배 후에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하여 토지개혁을 주도한 조봉암의 뒤를 이었다.

    여운형은 수시로 영국노동당을 언급하여 당시 세계인들의 예상을 뒤엎고 전쟁 영웅 처칠의 보수당을 물리치고 집권하였던 애틀리 총리의 영국노동당 정권을 용기와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조봉암도 여러 차례 영국노동당을 언급하였다. 그는 세계사의 시계와 함께, <프랑크푸르트 선언>과 동시대를 살았다.

    여운형, 조봉암의 노선을 이어받은 중도 좌파 정당에 김일성주의자들(NL)과 박헌영을 잇는 스탈린주의자들(PD), 그리고 트로츠키주의자들이 함께 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한국적인 현상이다. 문제의 근원은 국가보안법이다. 이젠 제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여 다양한 진보 사상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당론을 실천에 옮겨 재창당을 하자!

    김일성주의자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제발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놓아주자.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던 시절에 서로가 서로를 숨겨주고 감싸주던 미풍양속이 이제는 서로를 망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그대들의 집을 지어라. 남의 집에서 천대 받지 말고, 남의 집 안방을 차지하였다고 비난을 받지 말고 분가하라.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주인인 평당원들, 특히 노동자 당원들에게, 그들을 대표하는 민주노총 집행부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제 제발 주인 노릇 좀 하시라. 아무리 머슴을 믿기로서니 머슴들에게 곳간 열쇠까지 맡길 수야 있는가? 이제는 주인이 주인 노릇을 하시고, 머슴의 말만 믿지 말고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시기를 바란다.

    실망한 소액 주주들의 정서는 탈당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그건 대주주에게 대한 불신의 표시이며 항의이기도 하다. 대주주를 믿고 개미 군단은 투자를 하였다. 그런데 대주주가 경영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이 판명된 것이다. 이제라도 민주노총이 나서서 ‘진보대연합을 통한 재창당’이라는 당론이 실천에 옮겨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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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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