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이 되고 비수가 된 곡들, 들어보세요
        2007년 12월 31일 02: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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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노래: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 -"추방자들(로스 가토스 비행기추락사고)Deportee(Plane Wreck at Los Gatos)"

       
    ▲ 우디 거스리는 항상 자신의 기타에 "This Machine Kills Fascists(파시스트를 처단하는 무기)"라는 문구를 써넣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언론사들은 언제나처럼 ’10대사건’을 선정해 보도합니다. 외국기자들이 ‘한국에 부임하면 기사거리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이 나라는 큰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올해도 온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중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10건을 간추려야 하는 언론사의 고충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올해 신문, 방송에서 선정한 연말결산 10대뉴스를 보면 아주 중요한 사고, 사실상 2007년 대한민국의 문을 열었던 사건을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제외시켰습니다.

    바로 2월 11일 여수에서 발생한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사건입니다. 강제출국대기 중이던 이주노동자 10명이 쇠창살에 갇힌 채 속수무책으로 타죽었던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한국사회의 기본적인 인권문제,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편견, 이주노동에 대한 정책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사고였음에도 언론사들은 10대사건의 끄트머리에도 이들의 서글픈 죽음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래서 그런지 올해 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우리에게 ‘단일민족’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 인종차별정책을 폐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12월 13일 이주노조 지도부 3인을 강제추방하는 것으로 화답했습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사건과 이주노조 지도부에 대한 표적 단속을 접하면서 머릿속에는 60년 전 미국에서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면 만들어진 "추방자"들이라는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1948년 1월 29일, 캘리포니아 남부 로스 가토스 협곡에 비행기 한 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로 32명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이중 28명은 미국이민국에 적발돼 메히코(멕시코는 미국식 표기입니다)로 송환되는 이주노동자들이었습니다. 나머지 4명은 비행기 승무원과 이민국 관리, 그러니까 ‘미국인’들이었습니다.

    당시 라디오 뉴스는 사고소식을 전하면서 소위 미국인 사망자들의 신원만 전할 뿐 다른 사망자들은 한데 묶어 추방자들이라고만 보도했습니다. 민중가수인 우디 거스리는 이 뉴스를 들으면서 이주노동자들을 대하는 미국의 인종주의적 태도에 분노하며 그 자리에서 시를 써내려갔습니다. 후에 다른 이가 이 시에 가락을 붙여서 만든 노래가 ‘추방자들(로스 가토스 비행기추락사고)’입니다.

    이후 이 노래는 60년대 미국 민권운동이 폭발하면서 자주 불러졌고, 이주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노조활동가들에게는 노동운동가로 쓰였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히스패닉 주민이 증가하면서부터는 초기 이주자들의 수난을 기억하는 의미로 에스빠냐어로 번안돼 불리고 있습니다.

    오래된 사건이고 노래지만 60년 전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모습을 그린 노래인 셈입니다. 그러나 정말 서글픈 것은 한국사회의 편협한 시선이 아니라 이주노동자운동을 ‘타민족 운동’으로 표현하고, 이주노동자를 ‘해결해야 할 사회병폐’로 규정하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이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오도된 민족주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제국주의는 우리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소한 새해에는 미제국주의가 절대악이기 때문에 그에 맞서는 것은 무조건 절대선이다는 식의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줍은 영어 실력이지만 노랫말을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노랫말은 부른 이들마다 조금씩 다른데 우디 거스리가 처음 쓴 시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참고로 이 시는 앞과 뒤는 우디 거스리의 시점에서, 중간 부분은 죽은 이주노동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추방자들 (로스 가토스 비행기 추락사고)’

    작물은 시들고, 복숭아는 썩어 가는데
    오렌지는 방부처리장 안에 쌓여만 가는데
    일할 사람들은 모두 비행기를 타고 남쪽국경을 향하고 있네
    어차피 그간 번 돈을 모두 날려서라도 다시 돌아올 길인데

    잘가게 후안, 안녕 로살리타
    아디오스 나의 친구들, 헤수스와 마리아
    난생 처음 타보는 큰 비행기지만 아무도 너희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아
    그저, ‘추방자들’이라고 부를 뿐이지

    * * *

    내 아버지의 아버지가 저 강을 건너 이곳으로 왔어
    이민 브로커들은 할아버지가 평생 번 돈을 가로챘지
    내 형제자매들도 과수원에서 일해
    아마 죽을 때까지 이 트럭에서 내리지 못 하겠지

    우리들 중 누군가는 불법이고 누군가는 용인될 수 없다는군
    근로계약은 휴지조각이 됐고, 이제는 떠나야만 한다네
    6백마일 너머에 있는 메히코를 향해서
    우리가 마치 무법자나, 범죄자나, 도둑이라도 되는 냥 몰아댔지

    우리는 너희들의 언덕 위에서, 너희들의 사막 한 가운데서
    너희들의 계곡에서, 너희들의 들판에서
    너희들의 나무들 사이와 덤불 속에서
    너희들의 강 양 쪽 편에서 그저 일만하다 죽었을 뿐인데

    * * *

    비행기가 로스 가토스의 골짜기 위에서 불길에 휩싸였을 때
    불덩이가 날아다니고, 산들이 진동하고
    그런데 마른 이파리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은 누구지?
    라디오 뉴스는 이렇게 전할 뿐이야, "그들은 단지 추방자들일 뿐입니다"

    썩어서 거름이 되는 낙엽처럼 그들을 대지위에 흩뿌리는 것이
    우리의 과수농장을 관리하는 최고의 방법인건가
    우리의 과일들을 기르는 최선의 방법인건가
    그들 하나하나의 이름대신 그저 "추방자들"이라고 부르면서?

    잘가게 후안, 안녕 로살리타
    아디오스 나의 친구들, 헤수스와 마리아
    난생처음 타보는 큰 비행기지만 아무도 너희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아
    그저, ‘추방자들’이라고 부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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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노래: 첨바왐바Chumbawamba – "벨라 차오!Bella Ciao!"

       
    ▲ 1999년, 시애틀에서 열린 반WTO 시위의 상징이 된 사진.
     

    90년대 초반 김영삼 정권이 ‘국제화’라는 구호를 들고 나오면서 본격화된 이 땅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한미FTA를 통해 완성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국회 비준동의라는 형식적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대선의 결과를 보면 협상안의 국회통과는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1년 동안 참 열심히 싸웠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습니다. 지구적인 자본주의의 공세에 대항하는 반세계화운동은 1999년의 ‘시애틀 공방전’을 통해 화려하게 문을 열었습니다.

    현실사회주의국가의 붕괴 이후 승승장구하던 자본주의의 행진에 결정적인 태클을 걸며 들불처럼 번져나간 반세계화운동은 지금 정체 상태에 있습니다. 그 속에서 한미FTA 저지 투쟁의 한계도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반세계화운동의 주제가는 이딸리아의 민중가요인 ‘벨라 차오’입니다. 이 노래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원래 이딸리아 민요로 특별히 좌익운동에 그 기원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19세기부터 노동운동가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확산된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이딸리아 빨치산들이 즐겨 부르면서부터입니다. 기독교민주주의자, 자유주의자,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가 섞여있던 빨치산들은 산속의 근거지에서 두고 온 고향을 그리며 이 노래를 함께 불렀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시애틀 이후 열린 반세계화 집회에서는 이 노래가 주제가처럼 불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빨치산들이 그랬던 것처럼 반세계화 데모대를 구성하는 무정부주의자, 사회주의자, 생태주의자 들은 이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행진합니다.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하려면 반드시 배워가야 할 노래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부르는 만큼 ‘인터내셔널가’처럼 각 나라말로 가사가 다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것은 영국의 무정부주의 노래집단인 첨바왐바가 부른 영어판입니다. 이딸리아 빨치산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담아 전통의 가사를 수정했듯이 첨바왐바도 새 가사에 반세계화운동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2008년부터는 한국에서도 우리말로 된 ‘벨라 차오’를 함께 부르며 반세계화 투쟁을 벌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무정부주의자답게 첨바왐바는 자신들의 녹음을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리낌 없이 내려받기!

    다운로드: http://www.chumba.com/media/Chumbawamba-Bella_Ciao.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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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노래:
    매닉 스트리트 프리쳐스Manic Street Preachers – "제국의 바디백Imperial Bodybags"

       
    ▲ "Send Away The Tigers" 앨범 커버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음반은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의 "마법Magic"이었습니다.(네, 저는 유사프로그레시브 밴드로 변질된 라디오헤드Radiohead를 별로 안 좋아 합니다.)

    그러나 가장 반가웠던 음반은 3년 만에 나온 매닉 스트리트 프리쳐스의 새 앨범 "호랑이 쫓아 보내기Send Away the Tigers"입니다.

    2001년에 발표한 "Know Your Enemy"와 2004년에 발표한 "Lifeblood", 이 두 장의 앨범이 실망스러운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완성도를 보여줬고 밴드의 창작력도 정체 상태에 있는 듯이 보였었습니다. 그러나 새 앨범은 이런 우려를 일거에 말소시켰습니다.

    워낙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는 밴드인 만큼 새 앨범도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국의 바디백"은 7년차에 접어드는 이라크 전쟁을 다룬 반전가요입니다. 바디백은 군대에서 전사자들을 담는 플라스틱 포대를 말합니다. 밴드는 교전 당사국이며 미국 다음으로 많은 전사자를 낸 영국의 제국주의적 전쟁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도 지난 2월 파병 5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철군은커녕 레바논으로 파병지역이 늘어났고 얼마 전에는 이라크에서의 파병연장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2008년에도 우리는 교전당사국으로의 지위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존 레논이 "당신이 원한다면 전쟁은 끝난다"고 말한 게 35년 전입니다. 그러나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지구상의 누군가는 전쟁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에 맞서 평화를 지키는 것은 모든 민중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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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번째 노래:
    미드나이트 오일Midnight Oil – "붉게 물든 강물River Runs Red"

       
    ▲ "Blue Sky Mining" 앨범 커버
     

    1990년 5월 30일, 뉴욕 엑손 오일 본사 앞에서는 불법공연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한 밴드가 음향 설비를 갖춘 대형트레일러를 몰고 와 시끄러운 음악을 연주하면서 엑손 오일을 강하게 비난하는 게릴라콘서트를 연 것입니다. 이 밴드의 이름은 "미드나이트 오일"이고 국적은 오스트레일리아였습니다.

    공연은 전 해인 1989년 3월 29일 엑손Exxon 오일 소유의 유조선이 알라스카 앞 바다에서 좌초하면서 당시까지 최악의 해상기름유출 사건을 일으켜 생태계를 말살한 것에 대한 항의였습니다.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인 피터 개럿Peter Garrett의 대머리가 인상적이었던 미드나이트 오일은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편이지만 환경문제, 원주민문제, 평화문제에 올인했던 사회파 밴드로 더 유명합니다.

    항의시위 당일 미드나이트 오일이 엑손 오일사에 선물한 노래는 모두 여섯 곡입니다. 그 중에는 존 레논의 "인과응보Instant Karma"도 들어있습니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거대기업에게 ‘저지른 만큼 돌려받게 될 것’임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트레일러에 붙어있던 현수막의 내용은 "미드나이트 오일은 여러분을 춤추게 만들지만 엑손 오일은 우리를 병들게 합니다"였습니다.

    하지만 여섯 곡중 가장 강한 메시지를 담은 것은 오염문제를 다룬 노래 "붉게 물든 강물River Runs Red"이었습니다. 붉게 물든 강, 검게 변한 비, 먼지만 남은 대지를 묘사하면서 밴드는, 자연은 우리에게 부족함이 없지만 ‘달러’에 대한 욕망은 우리를 폭주하게 만든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엑손은 알라스카 기름유출 사고로 오랫동안 미국 정부와 환경운동가들에게 시달림을 당했습니다. 당연한 것이지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서해 기름유출 사고에는 기름은 떠있는데 기름 주인이 언론보도에서 사라져 버리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오죽하면 해안에서 기름을 닦아내던 자원봉사자가 시커멓게 ‘삼성 X새끼’라고 쓴 비닐우의를 입고 있는 사진이 메신저를 타고 돌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언론 대신 전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나라 국민이 너무 착해빠진 것일까요? IMF사태도 그렇고 언제까지 재벌이 사고 치면 국민이 뒷수습해야 하는 걸까요?

    미드나이트 오일의 ‘붉게 물든 강물’은 1990년에 발표한 앨범 "푸른 하늘의 광산Blue Sky Mining"에 수록돼 있습니다. 앨범의 제목이 된 노래 "Blue Sky Mine"은 저임금 노동자를 다룬 것입니다. 우리로 치면 비정규 노동자 문제쯤 되겠지요.

    그러고 보니 미드나이트 오일이 1987년에 발표한 앨범 "디젤과 먼지Diesel and Dust"에 실린 노래 "불타는 침대Beds Are Burning"는 원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문제를 다룬 것이지만, 갈림길에 놓여있는 민주노동당의 상황에 딱 어울릴 것 같은 노랫말을 담고 있습니다.

    옮겨 보자면, "때는 왔다. 사실과 진실을, 원래의 소유주에게 되돌려주자. 세상이 요동치고 있는데 춤이나 추고 있을 텐가? 침대가 불타고 있는데 편히 잠들 수 있겠는가?"

    미드나이트 오일은 2002년 해산했고 피터 개럿은 2년 뒤 호주노동당 소속으로 원내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노동당이 정권을 탈환하면서 환경, 문화, 이주민 문제 장관으로 입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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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번째 노래:
    몬티 파이쏜Monty Python – "항상 인생의 밝은 면만을 보세요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

    2007년의 한국사회를 이야기하면서 대선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빼놓을 수는 없지만 그러나 정작 할 이야기는 별로 없습니다. 연초 개인블로그에 ‘차기 정권은 한나라당’이라는 농반진반의 예측을 적었는데 말이 씨가 됐는지 대선 결과 이명박 후보가 보기 좋게 당선됐습니다.

    반길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우려할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여권의 후보가 당선됐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도 없고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더 나빠질 것도 없는 것이 지금의 한국사회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후보 당선의 일등공신이라는 말은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선자의 노동관이나, 사회관, 교육관 모두 문제가 있고, 특히 파국적인 재앙이 될 것이 뻔한 ‘대운하’는 이명박 정권의 5년이 노무현 정권의 5년보다 역동적이면 역동적이지 결코 국민들의 기대만큼 조용하고 순조롭게 흘러가지는 않을 것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우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항상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듯이 보이지만 그 행동의 결과를 온전히 예측하지 못합니다. 인간은 어떤 행위는 항상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들을 수반합니다. 그래서 역사가 재미있는 것이겠지요.

       
    ▲ 실제로 십자가에 메달려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 상태에서 즐겁게 합창을 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눈물이 날 정도로 재미있다.
     

    몬티 파이쏜은 영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집단입니다. 우리에겐 다소 낯설지만 영국 대중문화의 대표적인 아이콘입니다. 이들이 1979년 만든 영화 "브라이언의 일생Life of Brian"은 예수가 살던 시절의 예루살렘을 통해 60~70년대 서구 급진좌파를 풍자하고 조롱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여자에게 잘 보이려고 반로마 운동단체에 가담한 유대청년 브라이언이 혁명영웅이 됐다가 결국 십자가 못 박히는 것으로 끝납니다. 이 마지막 장면에서 십자가에 메달린 다른 죄수들이 브라이언에게 너무 괴로워하지 말고 처형과 죽음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며 불러주는 노래가 "항상 인생의 밝은 면만을 보세요"입니다.

    삶의 어떤 부분은 힘이 듭니다.
    그래서 화가 나기도 하지요.
    다른 부분은 그저 욕만 나오게 합니다.
    인생의 오돌뼈를 잘근잘근 씹을 때는,
    불평하지 마세요, 휘파람을 불면됩니다.
    그러면 모든 것이 좋아질 거 에요.
    그리고… 항상 인생의 밝은 면만을 바라보세요.

    노래의 시작부분입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지만, 이명박 후보의 득표가 50%를 넘겼다는 출구조사 발표를 보면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매사를 낙천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것밖에 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겠지요.

    한사람의 인생은 짧아도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오래 지속됩니다. 혁명은 항상 골목 어귀 어디에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을 버리지 말고, 과도한 절망도 근거 없는 낙관도 멀리 하면서 새해를 맞이합시다. 연말연시 따뜻한 아랫목에서 편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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