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비자금 호화명품 이건희를 구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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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26일 06: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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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비자금을 이용해 600억원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4차 기자회견이 있었던 26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리움미술관 앞. 가는 빗방울이 흩날리는 을씨년스러운 날씨 속에 앳딘 얼굴의 여성노동자들이 호화스런 미술관 앞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월요일 휴관’이라는 팻말이 붙은 미술관 정문에 노동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자 미술관측에서는 급히 정문에 철문을 내렸다.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도착해 앰프를 설치하자 삼성미술관의 한 직원은 “왜 남의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느냐”며 스피커를 빼앗기도 했다.

       
      ▲ 금속노조 삼성SDI 하이비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26일 오후 4시 서울 한남동 삼성리움미술관 앞에서 불법비자금 호화미술품 구입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지난 3월 삼성SDI 부산공장에서 계약해지된 하이비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5명은 삼성 비자금 문제가 폭로된 후 16일부터 서울에 올라와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김용철 변호사의 4차 폭로 내용을 보고,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미술관으로 달려왔다.

    호화미술품 구입 600억원은 해고노동자 18명 200년 월급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집단해고하면서 불법비자금으로 600억원에 이르는 호화미술품을 구입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삼성SDI 비정규직 김경연 씨는 분노했다. 호화미술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된 600억원의 비자금은 18명의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1,800만원씩 200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이기 때문이었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정종권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의 특검 거부 의사를 강력히 비난하며 “삼성비자금 특검 도입은 시작일 뿐이고 삼성의 불법행위를 낱낱이 밝혀내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하이비트 노동자들은 “삼성SDI에서 주야 맞교대로 12시간 일하며 연봉 1,800만원 주는 것도 아까워 정리해고당한 여성 노동자들은 오늘 또 다시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며 “비자금으로 이건희 일가를 위해 온갖 불법 로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고가의 미술품까지 구입한 이건희 일가는 반드시 구속 수감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과 함께 진행된 짧은 항의시위가 끝나고 삼성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피켓을 하나씩 챙겨들고 미술관을 나왔다. 월 100만원을 받으며 주야 맞교대로 묵묵히 일해 왔던 여성노동자들에게 미술품을 600억원으로 구입했다는 사실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

    이들은 27일에도 삼성 리움미술관과 삼성 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다. 그리고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오는 12월 7일 삼성SDI 구조조정 중단과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연대파업을 벌인다.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을 바로 세우는 일을 노동자들이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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