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빼앗긴 1억을 되찾읍시다
        2007년 11월 05일 03: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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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앗긴 1억을 되찾읍시다. 부자 아빠 만들기, 3억 만들기 펀드 광고도 아니다. 10억을 받았다는 생명보험 광고도 아니다. 5만 명을 돌파했다는 억대 연봉자들의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노동자 민중이 공유하게 될, 놀라운 민생 효과의 이야기다. 그 비결은 대학평준화와 무상교육이다.

    대학까지 보내는 데 드는 비용 1억

    과연 우리 사회에서 자녀 한 명 대학까지 보내는 데 교육비가 얼마나 들까? 최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에서 분석하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공교육비만 4천만 원 이상, 사교육비만 6천만 원 이상이다. 무상교육으로 공교육비를 없애고 입시폐지로 사교육비를 없앤다면, 자녀 1인당 1억 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셈이다.

       
     
     

       
     
     

    입시, 보이지 않는 착취 구조

    입시 경쟁에 소모되는 입시 사교육비만 연간 20조~30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 비용은 우리나라 정부의 연간 교육재정 규모와 맞먹는다. 이 비용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이롭게 하는 데 쓰이는가? 그렇지 않다. 간단히 말해 이 돈은 “누구를 서울대 보내고, 누구를 연고대 보내는가”를 결정하는 데 쓰일 따름이다. 다시 말해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수단인 학벌 취득을 위한 비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교육을 통한 입시 경쟁은 철저한 계급 불평등의 장이다. 부유층은 천문학적 사교육비를 투여해 자기 자녀를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명문대에 진학시켜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고, 서민층은 고만고만한 사교육비를 투여해 자기 자녀에게 고만고만한 학벌을 취득시키고 가난을 대물림한다.

    현재 서울대, 고대, 연대 등 세칭 SKY대학의 학생 30%가 서울 강남지역과 특목고 출신이다. 가진 것 없는 노동자 서민의 입장에서 볼 때 유일한 계층 상승의 통로는 바로 교육이다. 그렇기 때문에 잔업, 야근을 해서라도, 식당일을 해서라도 과외비를 마련해 자녀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 어미 애비처럼 살지는 말아라, 넌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서울대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계급 불평등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착시 현상일 따름이다.

    노동자 서민은 로또 복권만큼이나 승산 없는 게임에 뛰어들어 잔업 야근을 통해 벌어들인 소중한 임금을 또다시 입시 자본에 착취당하고 있다.

    사교육 업체 1위 메가스터디는 작년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그 업체 주식의 50% 이상은 외국 자본 소유이다. 대학 입시는 결국 계급재생산의 도구일 따름이며, 노동자 서민의 피와 땀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착취 구조이다.

    무상교육, 너무나 당연한 우리의 권리

    교육은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만인의, 만인에 의한, 만인을 위한 권리이다. 또한 교육 기회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전 국민을 위해 보장해야 할 성격의 것이다. 그러하기에 교육비는 당연히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헌법 제31조에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라 명시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공교육 확대의 역사는 곧 무상교육 확대의 역사였다. 그리고 교육의 기회 균등, 무상교육의 확대는 노동자 민중의 처절한 투쟁을 통해 확보한 성과물이다. 돈이 없어 교육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 사회는 이미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무상교육의 의미는 단순히 돈을 내지 않고 교육을 받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홍세화 선생이 지적했듯이 무상교육은 곧 세대 간, 계층 간의 사회적 연대를 의미한다.

    기성 세대가 성실히 납부한 세금으로 다음 세대의 교육을 책임지고, 그 세대가 다시 땀 흘려 노동한 대가로 기성 세대의 노후를 책임지는 사회적 연대의 실현이다. 또한 부유층의 세금으로 저소득층의 교육비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연대의 실현이다.

    그러하기에 무상교육이 실현되면 개개인이 획득한 학력을 개개인의 출세를 위해 사유화하지 않고 다시금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연대가 실현될 수 있다. “내가 낸 돈으로 대학을 다녔으니 사회에 나가 그에 합당한 이익을 챙겨야지”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 낸 돈으로 대학을 다녔으니 사회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지”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

    민주노동당, ‘입시 폐지-사교육비 해소’로 승부하라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은 사교육비와 일자리 문제이다. 젊은이들이 이명박에 열광하는 것도 그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착시 현상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도 경제 성장의 떡고물로 사교육비 등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착시 현상 때문이다. 반면, 한미 FTA와 비정규직 문제는 직접적인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여기고 있다.

    사교육 문제에 대한 접근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사교육 공급 확대이고 다른 하나는 사교육 수요 제거이다. 보수 진영의 해법은 사교육 공급 확대 정책이다. EBS 방송 강의 확대, 방과후 학교 확대, 영어교육 확대 등의 정책이 그러하다. 그러나 아무리 사교육 공급을 확대해도 명문대 입시를 위한 무한 경쟁이 있는 한 사교육 수요는 줄지 않는다.

    진보 진영의 해법은 사교육 수요 제거이다. 사교육 자체가 필요 없는 세상, 즉 입시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대학의 문호를 개방하여 일정 자격을 갖춘 학생은 누구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평준화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 진영도 사실 사교육 문제의 원인을 알고 있다. 그러나 답은 모르고 있다. “입시 부담이 줄면 사교육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니, 입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입 자율화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대입 자율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본고사 부활이다. 사교육은 더욱 창궐할 것이다.

    얼마 전 정진상 교수는 “입시폐지-대학평준화가 승부수다”라는 기고를 통해 민주노동당이 이 문제를 대선의 승부수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레디앙> 10월 10일자). 그렇다. 항간에 “사교육 문제만 해결하면 대통령 시켜주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 입시 폐지와 사교육비 해소, 이는 한미 FTA처럼 어렵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거 가능하겠어?”라고 논쟁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민주노동당의 “부유세, 무상교육, 무상의료”는 대중들이 볼 때 이미 식상하다. 이를 구체적인 정책과 대중적 담론으로 상승시켜야 한다.

    “파업해서 임금 인상하면 뭐해? 대학등록금으로 다 뺏길 걸.”, “비정규직 임금 80만 원, 한 달 학원비로 끝!”이라고 호소해야 한다. “입시 폐지로 6천만 원을 되찾자”, “무상교육으로 4천만 원을 되찾자”라고 호소하며 노동자 민중의 가슴에 불을 질러야 한다.

    대학평준화를 상상하라, 실천하라

    청년 실업, 88만원 세대, 불안한 노후. 부자 아빠 만들기 펀드에 가입을 하든, 로또 복권을 사든 그건 자유주의자의 선택이다. 국가와 자본에 빼앗긴 1억을 되찾는 것, 그건 노동자 민중의 선택이다.

    대학평준화를 상상하라. 아이들은 입시지옥에서 벗어나 자신의 소질을 계발하며 꿈을 펼칠 수 있다. 대학평준화를 상상하라. 노동자 민중들은 사교육비를 벌기 위해 야근 잔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대학평준화를 상상하라. 지방대가 살아나고 지역사회가 활성화될 것이다. 대학평준화를 상상하라. 대학들은 서열이 아닌 학문 특성에 따라 재구조화될 것이다. 대학평준화를 상상하라. 학벌이 아닌 인간 자체로 인정받는 사회가 될 것이다.

    대학평준화를 상상하라. 승자독식의 야만적 신자유주의의 기세를 꺾고 아름다운 연대 사회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상상력, 그리고 그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구체적인 실천이다. 지배층은 끊임없이 우리의 상상력을 좁디좁은 현실의 테두리 안에 가두어 왔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경쟁의 논리를 내면화했고, 경쟁에서 승리한 자를 칭송하며 패배자를 경멸해 왔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해 왔다. 그리고 스스로 상상력의 날개를, 구체적 실천의 의지를 꺾어 왔다.

    새로운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자,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국민운동본부>에 동참하라. 완벽한 정책과 운동의 경로를 요구하지 마라. 구체적인 현실을 맞닥뜨리며 함께 지혜를 모을 일이다.

    회원 가입은 아주 쉽다. 홈페이지(http://www.edu4all.kr)에 접속하면 된다. 회비 낼 데가 많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회비는 만 원 이상 형편껏 한 번만 납부하면 된다.

    지금 접속하라. 그리고 소통하라. 주변을 조직하라. 그리고 11월 24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는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범국민대회’에 조직적으로 참여하라.

    우리의 실천 여부에 따라 입시폐지, 대학평준화는 10년 이내에 현실이 될 수도 있고, 영원히 먼 미래의 과제로 유보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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