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기자의 황당한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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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0월 17일 05: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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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에 KBS라디오 ‘김방희 조수빈의 시사플러스’에서 KBS 경제과학팀의 어떤 기자가 제 신경을 긁는 황당한 논리를 펼치더군요.

    그 기자는 한미 FTA 수석 대표 웬디 커틀러가 쇠고기 개방 없이 한미FTA 비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소개하면서 뜬금없이 한미 양국 정부가 이 틈바구니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궁금하다는 식으로 말을 풀었습니다.

    기가 막힙디다. 커틀러 대표와 한국의 시민단체가 대립하고 있고, 한-미 양국 정부는 이들 사이에 끼어 있는 존재처럼 구도가 설정되어 있는데 어디 커틀러가 미국 낙농가나 특정한 이익단체를 대표하고 있는 사람인가요?

    그녀는 미국 정부를 대표해 한미FTA 수석 대표를 맡고 있으며, 따라서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게 쇠고기 전면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고 이에 대해 한국 시민단체들이 유약한 정부가 또 미국에 발가벗고 다 내놓을까봐 견제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구도인 거죠.

    그 기자가 의식했는지 모르지만 한미 양국 정부가 민간수준의 이해관계 상충을 중재해야 할 중간지대인 양 표현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즉, 미국 정부도 자기네 의회에서 한미FTA를 비준 받아야 하는데 한국의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이 까다로워서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CF 광고처럼 한미FTA를 앞세워 “미국은 쇠고기 수입 개방은 안해도 괜찮다”고 떠드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한미FTA는 마치 우리에게 축복이고 엄청난 기회인 양 포장되고 이걸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을 변경해 전면 개방해야 한다는 논리를 깔아 놓은 것입니다. 밥 팔아 똥사먹는다더니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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