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르네상스? 막무가내 서울시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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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0월 12일 11: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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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생태계, 정말 고민했는가?

지난 7월 16일 서울환경연합 하천위원회 주최로 한강르네상스 플랜과 관련된 토론회가 열렸었다. 이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온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 콘크리트 제방을 걷어내고 녹지를 조성함으로써 생태를 추구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토론자들은 단순히 표피적인 수변 녹지화가 아닌 한강 자체의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부재함을 강도 높게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이 서울시에 얼마나 되먹임 되고 있을까.

토론회 이후에 한강르네상스 논의가 뜸했던 차에 서울시는 지난 10월 1일부터 이틀간 제2차 한강르네상스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사진) 회의에서는 도시계획, 수자원, 환경 등 각 분야 해외인사들이 대거 초대되어 서울시가 본 계획에 얼마나 정성을 쏟아 붓고, 외부(비록 외국에 한해서지만)로 귀를 열려고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학술회의의 성격을 띠었다고 하더라도 지난 토론회에서 지적되었던 한강 주변 초고층건물 건설의 문제점, 하천생태계 등의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던 환경단체는 학술회의에서 배제되었다. 필자가 서울환경연합에 문의해본 결과 행사개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한강 르네상스의 궁극적 목표는 서울의 생태성을 회복하고 자연환경에 대한 시민의 접근성을 높여 한강을 매력적인 여가 공간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외국인사 중에는 람사협약 부총장도 있었는데, 그는 과연 한강르네상스 플랜에 의한 하천생태계의 파괴 우려에 대해서는 알았을까? 이러한 문제점들은 모르면서 단순히 화려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고, 한강을 유람하는 걸로 한강르네상스에 대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더욱 점입가경은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마감되자 서울시에서는 “이번 회담으로 한강을 통해 서해 뱃길을 여는데 제도적인 문제점들이 풀릴 것 같다”(매일경제 2007.10.6)며 한강수운개발의 기대감을 내비친 점이다. 그러나 이 보도기사에서 한강수운개발로 인한 경제적 효과와 기술적 대책만 나열했을 뿐 생태계에 대한 대책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사실 한강하구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는 한강르네상스 플랜이 발표된 직후, 이미 환경운동연합이 논평을 통해서 “서울시가 ‘서해연결 주운 수로 확보’의 세부 계획으로 한강 본류와 주요 지천을 준설하겠다고 밝혔으나 하천의 준설은 하천의 생태를 심각하게 파괴한다”고 경고했었다.

또, 한강 하구는 “다양한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보고되고 있으며 작년에는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준설과 선박운항 등으로 이곳이 훼손된다면 이는 곧 우리나라 환경생태의 전체적인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10월 1일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오 시장은 "심포지엄 결과를 올해 말에 발표할 ‘한강 르네상스 기본계획’에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기존의 환경단체 논평과 서울시 공무원이 참석한 토론회에서도 지적된 사안조차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의 발언은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초고층 건물에 대한 개선방안은?

지난 토론회에서 한강르네상스 플랜의 수운개발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경부운하 계획과 맞물려 기획된 것이 아니냐는 한 토론자의 질문에 서울시측은 강하게 부정했었다. 당시 토론자로 참석했던 필자는 이러한 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는 사안의 초점을 흐릴 수 있다고 판단되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이명박 대선후보가 공약으로 한강을 낀 아파트를 포함하여 강남 아파트들의 용적률을 대폭 완화하여 고층아파트를 초고층아파트로 건설하도록 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이는 토론회에서 필자가 우려했었던 한강 주변 초고층건물 확산의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인데 이제는 전임 시장과 현직 시장 간의 이 기묘한 알리바이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난감하다.

근자에 들어서 학계와 언론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적 배경이 전혀 다른 데도 불구하고 두바이의 초고층 건물 등을 모범사례로 찬양하며 전국적인 초고층 건물 건설 열풍이 조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뚝섬 서울숲 인근에 세워질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을 두고서 ‘보물섬’, 강남에 이을 새로운 ‘부촌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라는 무비판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

서울숲과 한강을 끼고서 건설되는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한강과 서울숲을 일부 계층의 안마당, 녹색의 사유화를 초래하고, 사회양극화의 극단적인 가시적 사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신물이 날 정도로 지적된 바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1970년대에 지어졌던 한강 주변 노후 아파트들이 재개발되면, 이명박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용적률 완화를 통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들이 한강을 감싸는 끔찍한 경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서울시의 이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그간 의심받아온 경부운하와 한강수운 연계의 심증과 더불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명박 후보 공약 간의 기묘한 알리바이가 결국 정치적인 공모였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버넌스는 장식품?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주민들 간의 협상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거버넌스가 최근 시화호 MTV(멀티테크노밸리)사업을 통해 단순히 절차적 민주주의의 허울을 장식하는 도구로 전락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 서울시정에서도 이러한 지적은 유효하다.

환경단체들은 전임 이명박 서울시정에서 거버넌스는커녕 들러리로 전락한 대표적 사례인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의 과오가 오세훈 서울시정의 한강르네상스 시민위원회에서도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민위원회에 참여하는 환경운동가들 중에는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는 과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만큼 몸을 낮추고, 귀를 귀울이고, 시민들을 대화의 동등한 관계로 인식하고 있는가? 현재로서는 거버넌스는 행정에 필요한 장식품일 뿐이다.

열기를 식히고, 차분히 검토해야

지난 3~4년 동안 황우석 사태, <디워> 논란 등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여론을 형성하는 담론 발생구조가 예전보다 더욱 빨리 빨갛게 달궈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몇 개의 냄비 뚜껑이 들썩이는 것만으로도 냄비 부딪히는 소리에 파묻혀 차분하고 냉정한 논의는 사라지고 마는데, 이를 일반적인 여론의 특성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하는 특정부류들이다.

토론회에서 한강르네상스 플랜을 3~40년을 내다보고 계획했다며 비정치성을 강조한 서울시 공무원의 말에 비추어 보면 서울시정이 왜 이렇게 덩달아 춤추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한강르네상스 플랜의 문제점은 충분히 제기되었다. 관건은 서울시가 이들의 지적에 얼마나 정책 되먹임을 하느냐다. 제발 열기를 식히고, 한강르네상스 플랜을 차분히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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